1960~70년대에 초·중·고등학교를 다닌 사람들은, 거의 너나 할 것 없이 ‘콩나물 시루’같은 환경에서 학교를 다니고 공부를 했다.필자도 예외는 아니어서 ‘세 개의 콩나물 시루’에 대한 기억이 또렷이 머릿속에 각인돼 있다.# 첫째는, ‘어머니의 콩나물 시루’.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석유 등잔불을 켜던 고향에서의 어린시절, 어머니는 손바닥만한 따비밭에서 직접 길러 수확한 노란 메주콩(대두)을 물에 불려 떡시루 밑창에 3분의 1 정도 높이로 앉히고, 그 놈을 물받이 다라이에 얹은 삼각 쳇다리 위에 앉혀 안방 뒷문가에 신주 모시듯 들여
농부 대신 로봇트랙터가 농사를 짓는 ‘무인 농업시대’가 코앞으로 다가왔다.운전하는 사람 없이도 하루 24시간 내내 알아서 밭을 갈고, 씨를 뿌리며, 비료를 주고, 잡초를 뽑고, 작물을 수확할 수 있는 완전자율주행 로봇 트랙터가 농사를 짓는 무인 농업시대가 현실이 된 것이다.이젠 논바닥에서 땡볕에 그을린 농부를 볼 수 없는 세상이 왔다.# 미국의 세계적인 농기계기업 디어 앤드 컴퍼니(Deer & Company)가 대량생산용 완전자율주행 무인 트랙터 ‘오토노머스 8R’을 빠르면 올해 연말에 판매할 예정이다.올해 지난 1월 열렸던, 미국
“먹고 사는 게 중허지. 그깟 몸이 깨끗해 봐야 뭐해?”소설(박완서의 ) 속 여주인공은, 미군들에게 몸 파는 양공주가 되라는 어머니의 무지스런 압박에 충격을 받는다. 그리하여 서둘러 부잣집으로 시집가지만, 아이를 낳지 못해 이혼당하고, 이어진 두 번의 결혼... 이 세 번의 결혼이야말로 부끄러움이다.그런 와중에 만난 옛 친구들의 부끄러움의 속살이 퇴색해 버린 허영, 허세, 위선투성이 모습을 보며, 그녀는 말한다.“학원이라도 세워 ‘부끄러움을 가르칩니다’라는 깃발을 훨훨 날리고 싶다.”# 부끄러움을 안다는 건,
지금 이 지구상의 세계인구는, 대략 79억 8100여만 명이다. 그리고 하루 평균 25만 명이 새로 태어나고, 15만9800명 정도가 매일 죽는다. 우리나라에서는 급격한 고령화로 인해 한 해 사망자 수가 30만 명을 넘어섰다.사람이 죽으면, 나라별, 종족별 문화 종교 차이에 따라 장례방식이 각각 다르다.전통 유교문화가 지배해 왔던 우리나라는 오랜 기간동안 시신을 땅에 묻는 매장이 전통장례방식으로 굳어져 있었다.그러다 2005년 이후 화장이 매장을 추월하고, 지난해에는 화장률이 90%를 넘어섰다.이에 따라 장의사가 호황을 누리는 직종
‘시월 상달(十月上~)’이란 말의 사전적 풀이는, ‘햇곡식을 신에게 드리기에 가장 좋은 달’로 돼 있다. 말 그대로 ‘가장 높고 특별한 달’이란 뜻의 예스러운 표현이다. 그리고 인간과 신과의 거리가 가장 가까워지는 달이기도 하다.(햇곡식으로 장만한 음식을 조상신에게 올리므로.)농경민족인 우리 민족은, 한 해 농사의 가을걷이가 끝나는 음력 10월을 일 년 열두 달 중에서 가장 큰 달, 신성한 달로 여겨 조상님과 하늘에 감사의 추수감사제, 즉 제천의식을 거행했다.고구려 때의 나라제사 동맹, 예의 무천, 마한의 제천, 고려의 맹동팔관재,
‘데모 크라이시스’란 말은, 인구의 변동을 뜻하는 ‘데모그래피(demography)’와 위기를 뜻하는 ‘크라이시스(crisis)’의 합성어다. 즉 인구감소에 따른 사회·경제적 위기를 뜻한다. 지금의 우리나라가 바로 데모 크라이시스 상황이다.성장률은 0%대로 추락하고, 돈을 벌어 세금을 내는 생산연령인구인 15~64세 인구가 40년 뒤인 2060년에는 전체인구의 절반 밑으로 떨어져, 그 생산연령인구 1명이 65세 이상 노인 1명을 부양해야 할 만큼 복지부담이 커진다.# 지난 7월28일 통계청이 발표한 결
우리나라는 1948년 정부수립 이후, 초대 이승만 대통령부터 20대 윤석열 대통령까지 12명의 대통령들이, 집권기간 중에 나름의 정치철학이라 할 수 있는 소신이 담긴 말들을 남겼다. 이를 ‘말씀의 기록’이란 뜻에서 ‘어록’이라고 한다.초대~3대 대통령이었던 이승만 대통령은,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말을 1950년 6.25전쟁 당시 평양탈환 직
어렸을 적, 해가 떨어지면 잠 잘 일밖에 없었던 깜깜한 시골 촌구석에서 맨 먼저 문명 세상을 만난 건, 순전히 가설극장의 영화를 통해서였다. 제대로 된 극장은 40리 밖 읍내에나 있었고, 방학이나 겨울 농한기 때에 가설극장이 요란스럽게 동네에 들어왔다.동네에서 제일 넓은 마당을 빌려 빙 둘러 나무말뚝을 박고, 우중충한 광목휘장을 둘러친 뒤, 스크린과 영사기
영국의 새 총리에 리즈 트러스(Liz Truss) 외무장관이 당선돼 지난 6일(현지 시간) 공식 취임했다. 이로써 트러스는, 마거릿 대처(1979~1990년 재임)-테레사 메이(2016~2019년 재임)에 이은 세 번째 여성 총리이자, 영국 역사상 최초의 40대(47세) 여성 총리 기록도 갖게 됐다.또한 트러스는, 세계 5위의 경제대국+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퀸(Queen)이 떠났다. 영국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지난 8일 오후(현지시간) 여왕의 여름 휴양지인 스코틀랜드 밸모럴성에서, 맏아들 찰스 왕세자와 그의 부인 카밀리아 공작부인, 손자인 윌리엄 왕세손, 안나공주 등 직계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평화롭게 눈을 감았다. 향년 96세.장례식은 왕실 관례에 따라 열흘간의 추모기간을 보낸 뒤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봄은 가까운 땅에서/숨결과 같이 일더니//가을은/머나먼 하늘에서/차가운 물결과 같이 밀려온다//꽃잎을 이겨/살을 빚던 봄과는 달리/별을 생각으로 깎고 다듬어/가을은/내 마음의 보석을 만든다’ -김현승(1913~1975) 시, 9월이다. 그리고 가을이다. 올해 9월엔 가을에 들어서면서 찬이슬이 내린다는 백로(8일), 추분(23일) 절기가 들었고, 여
“짐(순종)이 스스로 결단을 내려 이에 조선의 통치권을 종전부터 친근하게 믿고 의지하던 이웃나라 대일본 황제폐하에게 양여하여 밖으로 동양의 평화를 공고히 하고, 안으로 8역(8도)의 민생을 보전하게 하니, 그대들 대소 신민들은 나라형편을 깊이 살펴서 번거롭게 소란을 일으키지 말고, 일본제국의 문명한 새 정치에 복종하여 행복을 함께 받으리라.”이 글은 조선조
1970~80년대에 세계 대중문화-팝의 아이콘 이자 ‘만인의 연인’으로 불린 팝스타 올리비아 뉴튼 존(Olivia Newton John)이 지난 8일, 미국 남부 캘리포니아에 있는 그녀의 목장에서 30년간 싸워 온 유방암으로 세상을 떴다. 향년 74세.그녀는 금발에 동그랗고 커다란 눈동자, 파란 하늘에 날리는 것 같은 상큼 발랄한 목소리로 노래해, 1970
-“전국 쌀 산지에 재고가 넘쳐 창고마다 ‘나락(벼) 산성’을 이루고 있다. 우리 주식이던 쌀 소비가 매년 감소하는 게 주된 이유다. 작년의 쌀농사 풍년으로 생산량까지 11% 증가해 재고 적체가 더 심해졌다.”최근 보도된 한 일간신문의 제하의 벼(쌀) 재고관련 기사다.쌀농사 풍년으로 45년 이래 최대폭으로 쌀값이 떨어지자
아주 오래전, (Moolien Saves Mother, 1963)라는 대만영화를 본 적이 있다. 불교 경전을 바탕으로 해서 만들어진 불교영화다. 부처님 제자가 된 주인공(목련존자)이 살아생전에 악행을 저지르고, 죽어서 아귀 지옥에 떨어진 어머니를 구하러 가는 고난의 역정이 줄거리로 돼 있다.이때, 목련이 그 어머니의 구원을 부처님에게
올해는 7월16일(음력 6월18일)에 초복이 들었고, 7월26일이 중복, 그리고 말복(8월15일) 전에 ‘가을에 들어선다’는 절기 입추가 8월7일이다.예부터 복더위에는 보양식으로 흔히 개나 닭을 잡아먹었다. 이른바 ‘복달임’이다.왜, 꼭 개였는지는 알 수 없으나, 아마도 집에서 기르는 가축 중에서 가장 손쉽게 손질해 고단백의 영양가 있는 고기를 취할 수 있
인류역사에서 옥수수가 ‘신의 작물’이라면, 소는 ‘신의 가축’으로 불린다. “하품 밖에는 버릴 게 하나도 없다”는 가축이 소다. 노동력부터 고기, 우유, 뼈, 가죽, 부산물인 소똥(거름)까지 버리는 것이 하나도 없다.우리 한반도에서는 약 2천년 전, 삼국시대부터 소를 가축화시켜 키우기 시작했다. 농경민족인 우리 민족에게 소는 단순 가축 이상이었다. 그러던
“곡식은 농부의 발자국 소리를 듣고 자란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온전히 몸으로만 농사를 짓던 시절의 얘기다. 첨단 농기계라 해 이앙기로 모내기를 하고, 콤바인으로 벼며 보리 등 곡식 수확을 하게 된 것이 불과 엊그제 같은데, 이젠 집 거실에 앉아서 휴대폰으로 지 피 에스(GPS:위성 위치확인 시스템)와 고성능 스테레오 카메라가 장착된 최신 트랙터를 원격
소설가 이병주(1921~1992)는, 죽기 1년 전인 1991년에 써낸 책 《대통령들의 초상》에서 ‘청와대와 대통령의 운명’을 이렇게 얘기했다.“청와대란 곳은, 일단 들어가기만 하면 쫓겨나오든지, 끌려나오든지, 지레 겁을 먹고 그만두고 나오든지, 아니면 죽어서 나와야만 하는 곳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그 영욕의 역사를 꿋꿋하게 서서 지켜 본 ‘청와대
-우리 모두를 위한 퍼스트 레이디, 바이든 정부의 비밀병기(the secret arms), 저평가 된 자산, 미국 역사상 최초로 전문직업을 가진 영부인, 대학생들로부터 ‘닥터 B’(바이든)로 불리는 영부인(영어, 교육학 석·박사 학위 4개), 가방끈이 긴 미국 지성인, 미국 역대 영부인 중 제일 나이가 많은(72세) 영부인.이 모두가 미국대통령 영부인인 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