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광희 칼럼 - 누리백경(百景)(250)

영국의 새 총리에 리즈 트러스(Liz Truss) 외무장관이 당선돼 지난 6일(현지 시간) 공식 취임했다. 이로써 트러스는, 마거릿 대처(1979~1990년 재임)-테레사 메이(2016~2019년 재임)에 이은 세 번째 여성 총리이자, 영국 역사상 최초의 40대(47세) 여성 총리 기록도 갖게 됐다.

또한 트러스는, 세계 5위의 경제대국+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상임이사국+주요 7개국(G7-지 세븐)의 회원국인 영국의 수장이 됐다.

# 트러스 신임총리는, 1975년 영국 옥스퍼드에서 태어나 세계적 명문 옥스퍼드대(철학·정치학, 경제학 복수전공)를 졸업했다. 그후 2012년 교육부 보육담당 부장관을 시작으로 2014년부터 환경부장관, 법무부부장관-대법관, 재무부 수석부장관, 국제통상부장관, 여성평등부장관-외무장관까지 10년간 집권 보수당 정부의 장관을 두루 지냈다. 그 직전에는 정유회사인 셸에 잠시 근무하기도 했다.

그리고 입각하기 전인 2009년에는 하원의원에 당선돼 본격적으로 정계에 몸을 담아 마거릿 대처 총리의 노선을 추종하는 의원모임인 <자유기업 그룹>을 주도하기도 했다.
영국 내에서는 대처 전 총리와 더불어 보수사회의 유리천장을 깨뜨리면서 성공신화를 써 온 옥스퍼드대 출신의 엘리트로 첫 손에 꼽았다.

# 트러스는 “대처는 나의 롤모델”이라고 한 치의 주저도 없이 공언해 왔다. 실제로 트러스의 정책과 리더십이 대처를 연상시킨다는 것이 정계의 중론이다. 직전 외무장관 때에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주도했고, 중국에 대해서도 초강경 입장을 견지해 영국 언론들은 그녀를 ‘대처리즘의 수호자’라고 부른다.

그녀 자신도 보수당 상징인 대처 전 총리를 어려서부터 추앙해, 그녀의 옷 입는 스타일, 포즈까지 모두 따라하는 모습을 보여와 ‘대처의 아바타’라고 불리기도 했음을 부정하지 않는다.
또한 보수당으로 당적을 옮기기 전에는 한때 진보당에서 활동을 하며, 군주제 폐지와 마약 합법화를 주장하기도 해 ‘카멜레온(변신동물)’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처럼 그녀는 자신의 이미지 관리를 위해 전속사진사를 두고, 인스타그램을 최대한 활용하는 ‘이미지 관리의 달인’으로도 정평이 나 있다.
2000년 회계사인 휴 올리리와 결혼해 두 딸을 두고 있는데, 가족들과 노래방에서 노래부르기를 즐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 영국은 에너지 위기와 인플레이션으로 국가적 위기에 직면해 있다. 트러스는 총리 당선 제1성으로 “세금을 낮추고, 경제성장을 위한 담대한 구상을 내놓겠다”며, 가계에너지 요금문제, 장기적 에너지 공급문제를 당면 국정과제로 꼽았다.
그녀가 과연 ‘대처 이미지’ 모방을 넘어서서 지금의 총체적 난국을 어떻게 극복해낼 수 있을지, 세계의 이목이 쏠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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