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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는 것이 복잡한 것 같지만 압축해보면 ‘등 따뜻하고 배부르면’ 충분했던 시절이 있었다. 그것이 농경사회 우리 선조들의 행복관이었다. 그러나 산업화와 고도성장기를 거치면서 그 행복의 가치관이 점차 바뀌게 됐다. 최근 젊은 층을 중심으로 유행되고 있는 ‘워라밸’(Work-Life Balance)이 그것을 말해 준다. 워라밸은 ‘일과 삶의 균형’을 뜻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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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두
2021.08.13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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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와 장마가 시작되는 7월이다. 붉은색 넝쿨장미가 지는가 싶더니 어느새 주황색 능소화가 시골 담장이나 공원에서 자태를 뽐내고 있다. 능소화는 중국이 원산인 능소화과의 덩굴성 목본식물이다. 옛날에는 능소화를 양반집 마당에만 심을 수 있었다고 해서 ‘양반꽃’이라고 불렀다. 가지에 흡착근(吸着根)이 있어 벽이나 나무를 타고 올라간다. 꽃은 6월에서 8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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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두
2021.07.23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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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토론 배틀’이란 다소 생소한 용어가 세간에 화제가 되고 있다. 한 주제를 놓고 팀 간에 치열한 토론을 통해 승자를 가려내는 일종의 서바이벌 토론으로 젊은 대학생간의 인기 프로그램 중 하나다.최근 30대의 젊은 야당대표가 선출되면서 ‘토론 배틀’ 방식으로 정당의 대변인을 선발하는 절차가 진행 중이다. 계층간 소통 부족 등으로 사회적 갈등이 증폭되는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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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두
2021.07.09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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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에는 쟁기로 논밭을 갈고, 괭이와 쇠스랑으로 흙을 고르고 씨를 뿌린다. 논밭에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면 호미로 여러 번 김을 매고 가을이면 낫으로 수확을 한다. 쟁기, 삽, 괭이, 쇠스랑, 호미, 낫 등은 한국을 대표하는 전통 농기구들이다.최근 전 세계 소비자들이 몰리는 인터넷 쇼핑몰 아마존에서 한국산 농기구 ‘영주 대장간 호미(ho-mi)’가 가장 잘 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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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두
2021.06.25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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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연(硝煙, 화약연기)이 쓸고 간 깊은 계곡 양지 녘에/ 비바람 긴 세월로 이름 모를 비목이여/ 먼 고향 초동친구 두고 온 하늘가/ 그리워 마디마디 이끼 되어 맺혔네.’해마다 6월이 되면 전쟁의 비극을 담은 가곡 ‘비목’이 생각난다. 한명희 교수의 비목이란 시를 장일남 교수가 작곡한 우리 가곡이다. 한명희 교수는 1960년대 초 육군 소위로 6.25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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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두
2021.06.11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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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고향마을을 찾을 때마다 마음 한 구석 안타까움을 지울 수 없다. 지역축제처럼 붐비던 5일장이 사라진지 오래며 그 자리를 구멍가게 몇 곳이 대신하고 있다.고향마을은 해마다 빈집이 늘어나고 80세를 넘긴 노인들이 고향집을 지키고 산다. 농촌의 젊은이들이 도시로 떠나고 저출산·고령화가 낳은 ‘농촌소멸’의 현장을 보는 듯하다. 농가인구의 65%가 65세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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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두
2021.05.28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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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리는 잡초처럼 막 자라니까 누구든지 뽑아 먹을 수 있어.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미나리를 먹고 건강해질 수 있어. 김치에도 넣어 먹고 찌개에도 넣어 먹고 아플 땐 약도 되고 미나리는 ‘원더풀’이란다.”순자는 물만 있으면 잘 자라는 미나리에 연신 “원더풀”을 외친다. 미국 영화 ‘미나리’의 순자 역으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은 배우 윤여정 씨가 극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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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두
2021.05.07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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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분수도 모르고 무모한 도전을 할 때 쓰이는 ‘당랑거철’(螳螂拒轍)이란 고사성어가 있다. 이 말은 ‘사마귀가 수레를 막아섰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미지의 세계에 도전하는 젊은 세대들에겐 가끔 참된 용기와 멋진 도전정신으로 해석되기도 한다.춘추전국시대 제나라의 임금인 장공이 어느 날 사냥을 가기 위해 수레를 타고 행차를 하는데 길 중앙에 사마귀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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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두
2021.04.23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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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시인 엘리엇(T.S. Eliot 1888∼1965)은 그의 장편 시 에서 ‘4월은 가장 잔인한 달’이라고 절규했다. 4월은 역사적으로 보면 제주 4.3사건, 4.19혁명, 세월호 참사, 코로나19로 이어지는 잔인한 달이었다.제1차 세계대전 동안 약 1천만 명이 죽고, 약 2천만 명이 부상을 입었다. 당시 유럽은 폐허와 불모의 절망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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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두
2021.04.09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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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묏버들 가려 꺾어 보내노라 임에게/주무시는 창 밖에 심어 두고 보소서/밤비에 새잎 나거든 나인가 여기소서’조선 전기의 문장가이자 선비인 고죽(孤竹) 최장경과 경성 기생 홍랑(洪娘)의 이루지 못하는 사랑 이야기가 담긴 시 구절이다. 연인을 떠나보내는 애절한 마음을 버드나무 가지를 빌려 표현한 작품이다. 메마른 가슴에 단비를 적셔주는 감동적이고 아름다운 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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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두
2021.03.26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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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태국에서 개최된 국제워크숍 마지막 날 송별연에서 있었던 일이다. 각국의 문화를 알리는 장기자랑에서 나는 무대에 올라가 한국의 민요 ‘아리랑’을 불렸다. 노래를 마치고 자리에 앉아마자 은빛 머리의 한 노부인이 다가와 “당신이 부른 노래는 정말 멋지고 감명 깊게 들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녀는 전 태국주재 미국대사부인으로 태국 왕실의 자문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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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두
2021.03.12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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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심삼일(作心三日)은 중국 전국시대 맹자의 호변장(好辯章)에 등장한 구절로 작심(作心)은 ‘마음을 일으킨다’는 뜻을 가지고 있으며, 삼일(三日)은 결과에 따라 두 가지 의미로 해석된다. 하나는 3일 동안의 기간을 두고 심사숙고를 한 후 신중하게 결정한다는 뜻과 다른 하나는 뭔가 하겠다고 단단히 마음먹은 일이 3일도 못가 느슨해져 포기하고 마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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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두
2021.02.26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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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조상들은 설, 한식, 단오, 추석을 4대 명절로 꼽고 다양한 행사를 펼쳤다. 농경사회에서는 달의 움직임을 통해 한 해를 설계하는 의미에서 새로 시작하는 설날과 처음 떠오르는 보름달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설날이면 온가족이 함께 모여 조상님께 차례를 올리고 떡국 등 맛있는 음식을 나눈 뒤 웃어른들께 세배를 올리며 덕담도 나누면서 하루를 즐긴다. 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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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두
2021.02.05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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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뽀로로 라면 맛있겠다~” 주인공 이보람(7) 양이 아빠와 함께 컵라면을 먹는다. 아빠와 삼촌이 다들 잠든 사이에 라면이 더 먹고 싶은 보람이가 몰래 침대를 빠져나와 라면을 끓여 맛있게 먹는다. 아주 단순한 보람이의 일상생활을 주제로 만든 ‘보람튜브’가 화제다. 2년 전에 만든 이 동영상이 현재 5억7천 명에 가까운 전 세계의 독자들이 클릭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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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두
2021.01.22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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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심이 흉흉하고 삶이 고달플수록 사람들은 한해의 운수를 점쳐보고 길흉화복에 대비하는 풍습이 성행했다. 토정비결은 조선 선조 때의 학자 이지함이 쓴 일종의 ‘예언서’로 1990년대에는 ‘소설 토정비결’이 나와 베스트셀러가 된 적도 있다.토정비결은 자신이 태어난 해(年)와 달(月), 날(日),시(時)간을 기본으로 144괘로 구성돼 있다. 1년의 신수를 8괘 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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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두
2021.01.08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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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금 100세 시대를 살고 있지만 노인문제는 도시, 농촌 할 것 없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노수(老愁)란 말이 있다. ‘수(愁)’ 자는 가을 ‘추(秋)’에 마음 ‘심(心)’이 합쳐진 말로 가을이 되면 누구나 쓸쓸하고 나이가 들면 외로움을 타는 심리를 말한다. 노년이 외롭고 고독한 것은 지극히 자연스런 현상이다. 스스로 늙음을 부정하면 점점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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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두
2020.12.24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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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불시착’은 북한에 불시착한 재벌의 딸과 그녀를 숨기고 지키다가 사랑에 빠지게 되는 북한 장교의 비밀스런 사랑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다. 이 드라마는 최근 일본을 넘어 북한의 청년세대에게까지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북한에서 1980년대 이후 태어나 1990년대 고난의 행군을 겪은 젊은이들을 ‘장마당세대’라 부른다. 이들은 부모 세대와 달리 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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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두
2020.12.11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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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시세끼 먹는 음식이 온통 발효식품이다 보니 우리의 입맛은 유난히 삭은 맛(酵)의 영역이 비상하게 발달했다. 학자에 따라 맛의 종류를 다양하게 구분하지만 서양 사람들의 미각은 보통 달고, 쓰고, 시고, 맵고, 짠 다섯 가지 맛으로 구분한다. 한국 사람들은 여기에 더해 삭은 맛과 떫은맛에 익숙하다고 한다. 발효식품에 익숙하지 않은 서양 사람들은 삭은 맛의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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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두
2020.11.27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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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이 78세로 타계했다. 그는 ‘인재제일’, ‘1등 품질’, ‘혁신경영’ 등을 기치로 삼성을 세계 1위의 위대한 기업으로 일궈냈다. 현재 삼성의 글로벌 1위 제품은 스마트폰, D램 반도체 등 무려 20개나 된다.많은 국민들이 외국에 나갔을 때 삼성으로 인해 한국인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게 됐다고 말하며 그의 타계에 애도의 뜻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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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두
2020.11.06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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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는 외로운 지푸라기 허수아비/ 너는 너는 슬픔도 모르는 노란 참새/ 훠이 훠이 가거라 산 너머 멀리 멀리~」가수 조정희의 노래 ‘참새와 허수아비’의 한 구절이다. 들판에 벼가 누렇게 익어가는 가을들판을 보면 어릴 적 참새를 쫓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참새는 속담이나 시, 그림에도 자주 등장하는 우리와 친근한 새다. 참새와 허수아비는 쫓고 쫓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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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두
2020.10.23 14: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