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는 쟁기로 논밭을 갈고, 괭이와 쇠스랑으로 흙을 고르고 씨를 뿌린다. 논밭에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면 호미로 여러 번 김을 매고 가을이면 낫으로 수확을 한다. 쟁기, 삽, 괭이, 쇠스랑, 호미, 낫 등은 한국을 대표하는 전통 농기구들이다.

최근 전 세계 소비자들이 몰리는 인터넷 쇼핑몰 아마존에서 한국산 농기구 ‘영주 대장간 호미(ho-mi)’가 가장 잘 팔리는 가드닝(Gardening, 원예)부분 톱10에 오르면서 대박을 쳤다고 한다. ㄱ자로 꺾어진 ’호미’는 손삽만 쓰던 외국인들에게 ‘혁명적 원예용품’이었다. ‘30도 휘어진 날은 미국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는 등 구매평이 쏟아졌다. 국내에선 4000원 가량인 호미가 14.95~25달러(1만6000~2만8000원)에 팔리고 있다.

1960년대만 해도 마을마다 대장간이 한 곳쯤은 있었다. 그러나 농업기계화에 밀려 전통 농기구의 수요가 줄어들면서 대장간 대부분이 사라졌다. 이런 가운데 50여 년간 전통을 고수하며 경북 영주에서 대장간을 운영하고 있는 석노기(68) 대표의 장인정신이 화제가 되고 있다. 한 시골의 숨은 장인이 만든 호미가 정보기술(IT)에 힘입어 대박을 친 장인시대가 열린 것이다.

호미는 우리나라처럼 좁은 땅을 경작하는 환경에서 땅을 조금씩 파고 덮고 모양도 잡고 제초작업을 할 수 있는 농사에 최적화된 농기구다.
얼마 전 문재인 대통령과 오스트리아를 국빈 방문한 김정숙 여사가 영주 대장간 제품인 호미를 한 식물원 연구원들에게 선물했다. ‘호미’에 이어 다음은 어떤 한류가 또 세계인을 놀라게 할지 기대가 크다.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