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간 17주년 특집 - 지속가능한 행복 농업·농촌, 여성의 힘으로...
① 디지털시대, 농촌여성도 스마트하게~

■ 유튜브·라이브커머스로 홍보도 판매도 스마트하게~ - 경기 안성 ‘오복시루’·전북 임실 ‘영산식품’

“잘할 수 있겠죠? 연예인들은 카메라 앞에 서는 게 어쩜 그리 자연스러운지...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많이 떨리지만 도전해봐야죠. 응원해 주세요.”

휴대폰 카메라 앞에 선 부부는 긴장한 기색이 역력하다. 경기 안성시 죽산면 작은 시골마을에 자리한 25년 된 ‘오복시루’(대표 오복희, 죽산면생활개선회원). 오복희 대표의 이름을 따서 ‘오복시루’라 했다. 2018년 서울 살던 둘째 아들 부부(홍기성·김윤희)가 내려와 어머니와 함께 떡집을 운영하고 있다. 이 작은 떡집에서 무엇보다 올바른 재료를 골라 떡을 만드는 오 대표의 고집이 라이브 커머스를 통해 소비자에게 전달되고 있다.

라이브 커머스로 쌍방향 소통

피드백 통해 품질 향상

휴대폰 앞에 선 경기 안성시 오복시루 2대 대표 홍기성·김윤희 부부. 첫 라이브 커머스에서 긴장된 모습으로 카운트다운을 기다리고 있다.
휴대폰 앞에 선 경기 안성시 오복시루 2대 대표 홍기성·김윤희 부부. 첫 라이브 커머스에서 긴장된 모습으로 카운트다운을 기다리고 있다.

 

1회 100만원 라이브 커머스 대행사…남는 것 없어 ‘망연자실’
오 대표는 2004년 불의 사고로 장애를 입은 남편을 대신해 두 아들을 키우며 생계를 책임져야 했기에 ‘농촌여성일갖기사업’을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1만6528㎡(5천평) 규모의 벼농사를 지으며 영양떡, 인절미류 등 건강한 떡 만들기에 전념했다. 

2대가 함께하는 평범한 시골 떡집, 처음에는 마을 이웃들이 고객이었지만 이웃들의 먼 친척과 전 국민에게 건강한 떡을 전달하고자 냉동떡으로 온라인 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2018년 직접 농사지은 쌀로는 흔하지 않은 냉동떡을 만드는 2차 가공을 마케팅의 전면에 내세웠다. 코로나19에 배달음식이 급성장하면서 온라인 떡시장도 미디어를 통해 소개되며 급물살을 탔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판매하던 떡을 라이브 방송(라방)으로 전환해 보기로 결심했어요. 그래서 서울에 있는 라방 대행사에 맡겼죠. 1회에 100만원이 훌쩍 넘는 비용에 오가는 차량 연료비, 길에서 보내는 시간 등을 고려하면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단 생각이 들었어요.” 

홍 대표는 라이브 커머스를 다른 홍보마케팅과 비교해도 큰 비용이 들지 않는 것을 이점으로 꼽았다. 비용이 저렴하고 매출과 소비자 반응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예컨대 유튜브, 블로그마케팅, 맘카페  홍보마케팅은 많은 비용은 물론 오랜 시간을 들여 꾸준히 활동해야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라이브 커머스는 별도의 비용없이 매출과 소비자의 즉각적인 피드백을 받아볼 수 있다.

오복시루는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건강 떡’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왼쪽부터)홍기성·김윤희 부부, 오복희 대표
오복시루는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건강 떡’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왼쪽부터)홍기성·김윤희 부부, 오복희 대표

단체 메시지 등 홍보비용 절감 ‘탁월’
“오복시루를 구독 알람을 설정한 고객이 대략 1만2천명인데 라방을 진행하면 알림메시지가 무료에요. 별도로 단체 메시지를 보내려면 1회에 15만원 정도 비용이 발생하는데 이 또한 절감되죠.”

홍 대표는 라이브 커머스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실시간 소통’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소비자와 직접 소통하며 떡을 만드는 과정을 공유하고, 소비자 의견을 반영해 더 나은 떡을 만들 수 있었다. 기존 인터넷 판매방식의 폐쇄적인 일방 소통에서 소비자와의 연결을 강화하는 쌍방향 소통이 가능했다.

앞으로 라방 영상으로 숏폼, 릴스, 틱톡과 같은 요즘 유행하는 짧은 동영상 콘텐츠를 만들어 방송 이후에도 소비자를 만날 것이라는 홍 대표. 그러나 생방송이라는 부담감은 심장을 부여잡게 만든다.

“그동안 방송을 보기만 했지 내가 그 안에서 직접 연기할 거란 생각을 안 해봤었는데. 시대 트렌드가 그런데 어쩌겠어요. 하다 보면 노하우도 생기고 익숙해지겠죠. 하하하.”

40분 안에 소비자에게 진정성 전달해야
아직 경험이 많지 않은 새내기 셀러는 모든 것이 두렵다. 방송시간 예약하고 소품을 준비하는 것은 물론 간단한 스크립트(방송 원고)도 어느 정도 구상이 돼 있어야 한다. 안성시농업기술센터에서는 관련 교육과 더불어 라이브 커머스 전용 스튜디오를 마련해 무료로 제공하고 배송비 일부를 지원(최대 50만원) 하고 있다.

방송 중에 진행할 이벤트, 실시간 라이브 보드 확인과 소비자 질문, 빠르고 정확한 대응 등 40분 방송 안에 소비자와 신뢰를 쌓아야 한다.

‘진정성 있는 소통만이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 것’이라는 홍 대표. 다양한 1차 생산물을 활용한 건강한 먹거리를 만들겠다는 포부도 내비쳤다.

“K-푸드가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면서 비빔밥, 김치, 불고기, 김밥 등은 언어 그대로 영문 표기가 되는 반면 아직도 떡을 ‘Rice Cake’이라는 일차원적인 번역으로 소개돼 너무 아쉽습니다.”

그는 한국의 ‘떡’을 그대로 ‘떡’이라는 고유명사로 세계인이 불리는 그날까지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으리라 다짐한다. 

 

전북 임실 영산식품 윤선민 본부장(가운데)은 전주 소담스퀘어 내 라이브 커머스 전용 스튜디오에서 전문 셀러와 호흡을 맞추고 있다.
전북 임실 영산식품 윤선민 본부장(가운데)은 전주 소담스퀘어 내 라이브 커머스 전용 스튜디오에서 전문 셀러와 호흡을 맞추고 있다.

제품 설명보다는 제품 스토리가 효과적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고 진솔한 스토리텔링이 소비자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것 같아요. 실시간 소통으로 소비자의 니즈를 파악하고 신뢰도 쌓으니 당연히 마니아층이 늘어날 수밖에요.”

20~30대 소비자층을 대상으로 전통장을 선보이기 위해 라이브 커머스를 시작한 영산식품(대표 양점희). 양점희 대표와 함께 라이브 커머스를 맡고 있는 윤선민 본부장은 이같이 말했다. 그러니 천혜의 자연경관이 바로 스튜디오이자 점포인 셈이다. 전북 임실군 지사면에 소재한 영산식품에서는 아직도 가마솥에 장작불로 삶아 만든 메주를 자연발효 숙성을 시킨 무방부제, 무색소 재래식 전통장을 만들고 있다. 9900㎡(3천평) 규모의 고추장, 된장, 간장 등 숙성되고 있는 전통장류 항아리만 450개에 달한다. 새벽 3시부터 6시간 동안 장작불을 조절해 삶은 메주콩을 으깨어 만든 메주는 옛 전통방식 그대로 고수했다.

“통신판매업 신고만 하면 ‘그○’이라는 채널을 통해 누구나 쉽게 라이브 방송을 시작할 수 있어요. 그렇다고 바로 방송할 수 있는 건 아니에요. 처음에는 잘 모르니까 교육도 받고 실습도 하고 누구에게나 준비 과정은 필요하죠.” 

전북 농어업·농어촌일자리플러스센터에서는 지난 7월 농어촌 경영체의 온라인 판로 확대를 돕기 위해 국내 첫 ‘라이브 커머스 지원단’을 발족했다. 라이브 커머스 심화과정을 수료하고 최종심사를 거친 6명의 셀러들은 영세한 농어촌 경영체의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자처했다.

직접 현장에 셀러가 투입돼 방송기획, 소품 준비 등 전체적인 방송 운영을 돕고 있다.

화법과 행동 등 직접 방송 참여해 컨설팅
“확실히 달라요. 소비자의 눈과 귀를 집중시키는 화법이나 행동, 실시간 반응에 대처하는 순발력까지. 게다가 전문 셀러가 직접 방송에도 참여해 도와주고 있으니 든든합니다.”

라이브 커머스 지원단은 최대 5번까지 방송 현장에 참여할 수 있다. 그동안 라이브 커머스 방송 시에 주의해야 할 사항, 예를 들어 언어 선택과 제품 홍보, 퍼스널 컬러, 옷차림 등 직접적인 컨설팅을 받을 수 있다.

“저는 고추장만 설명하려고 했는데 셀러는 직접 오이나 당근으로 고추장을 찍어 먹기도 하고, 방송 중간에 이벤트와 배송 일정에 대해 소개하더라고요. 많이 배웠어요.”

라이브 커머스에 참여한 전문 셀러는 “라이브 방송은 상품을 더욱 생생하게 소개하고 구매자와 소통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라며 “옷차림과 배경 설정, 언어 선택 등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 담당자의 말-김지은 전북 농어업·농어촌일자리플러스센터 주임 

“전문 셀러 지원이 또 누군가의 셀러가 되길”

전북에서 국내 첫 ‘라이브 커머스 지원단’이 발족했다. (사진 오른쪽 두 번째 김지은 주임)
전북에서 국내 첫 ‘라이브 커머스 지원단’이 발족했다. (사진 오른쪽 두 번째 김지은 주임)

-셀러 양성 사업은.
지역 내에서 라이브 커머스를 활성화하고자 2022년 기본교육을 시작으로 수강생을 모집하고, 지난해 8주간 심화교육과 실습을 통해 전문 셀러를 양성했다. 이를 통해 지역 상품을 홍보하고 판매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전주 ‘소담스퀘어’ 내 라이브 커머스 전용 스튜디오나 경영체 현장에서 진행하는 라이브 커머스에 직접 참여해 컨설팅한다.

-셀러 구성과 지원은.
2인 1조로 구성해 라이브 커머스를 돕고 있다. 총 5회까지 현장 지원이 가능하며 1회 8만원외 활동비를 지급하고 필요한 장비도 대여한다. 

-향후 계획은.
셀러가 라이브 커머스를 통해 영세하고 고령화된 지역농가의 농산물을 홍보함으로써 지역경제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또 지역을 위해 본인의 역량을 높이고 활동하며 또 다른 사회적농업 활동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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