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특집 : 한복 짓는 여인들 - 충남 서천 '한내공방-바느질' 황경아 대표
도시에서 충남 서천으로 1년 전 귀촌한 황경아 대표는 어려서부터 한복학원을 하는 어머니 밑에서 바느질을 도와 한복을 지었다. 국민대 의상디자인학과를 졸업하고 도시지역에서 한복매장을 운영한 경험을 살려 서천모시를 활용한 공예작품과 한복을 제작하며 손기술을 널리 펼치고 있다.
한복 조각 이어 꿰맨 조각보·저고리 ‘눈길’
소비자 선호 높은 실용적 한복 발굴할 터
코로나19에 한복 직격탄
“매장관리하고 원장하면서 젊은 세월을 보냈죠. 손님 앞에서 옷감 펼치고 저고리, 치마, 색상을 선정하면서 전통한복을 즉석에서 디자인했어요.”
당시만 해도 결혼을 앞둔 남녀가 혼례복으로 한복을 맞춤하는 일이 잦았다. 황경아 대표는 예비부부가 딸을 낳으면 엄마와, 아들을 낳으면 아빠와 한복을 세트로 맞춰주겠다며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해 한복사업을 펼쳤다.
“언제든지 한복을 가져오면 손목에 거들지와 옷고름을 바꿔주겠다고 했어요. 가족행사에 한복을 활용해 입을 수 있도록 말이죠.”
그럼에도 “소비자 입장에서 서비스했지만, 결혼 같은 큰 행사가 아니면 한복을 입을 기회가 없다고 하더라”며 한복의 앞날을 걱정했다.
코로나19로 한복이 설 자리를 잃었고, 한복에 대한 젊은 세대의 소비 인식이 저조해 힘든 과정을 겪었다고.
“맞춤한복은 값비싸고, 대여문화가 활성화되면서 한복이 일회성 옷이 되고 있어요.”
한산모시 결합한 한복 구상
황 대표에게 남은 건 전통한복을 만들 줄 아는 기술뿐이었다고 한다. 어머니 고향인 충남 서천에 자리 잡으면서, 서천군농업기술센터가 육성·지원하는 규방공예회원으로 지역사회 활동을 시작했다. 섬세한 바느질 솜씨를 발휘해 조각보 만들기에 흥미를 찾게 됐다고 한다.
“이사를 다니면서도 한복 짓고 남은 자투리들이 엄청 많았어요. 워낙 바느질을 좋아하고 아까워서 조각보와 저고리를 만들었죠. 남들이 볼 때는 천쪼가리 같은데, 조각보는 디자인적 감각도 필요하고 만들어 놓으면 전통작품이 돼요.”
황 대표는 자신의 한복에 한산모시를 결합하면서 제대로 된 한복을 짓고 싶은 꿈이 생겼다고.
“표준화된 디자인에 색 조합만 바꾸는 한복이 아니라, 한국인의 정이 될 수 있는 세련된 전통한복을 만들고 싶어요.”
그러면서 조선시대 유물로 발굴된 ‘철릭’을 면원피스로 재해석해 여성 소비자들의 구매욕을 이끌어낸 사례를 꼽았다.
“한복에 레이스를 달고 변형하면서 ‘사진 찍기 위한 옷’을 만들다보니 광대옷이 돼버려요. 전통한복의 미(美)를 지키면서, 무조건 본견으로만 만들지 않고 젊은 사람들도 흥미를 가질 만한 실용적인 의복을 만들면 침체됐던 한복산업이 다시 활기를 찾을 것 같아요.”
공방운영으로 전통의 가치 알릴 터
최근 황 대표는 한복의 실용성과 고급화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다.
“서천 특산물 모시를 접목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옷을 만들고 싶은 계획도 갖고 있어요. 젊은 시절에 애정과 자부심을 갖고 한복을 지었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한복에 대해서 좋은 인식을 심어주고 싶습니다.”
황경아 대표는 “귀촌해서 자신이 할 일이 많은 것 같다”고 자신했다.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로서 소비자에게 사랑 받는 옷을 적극 발굴해내겠다면서 공방 운영을 활성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공방 창업을 위해 사업자등록증을 냈어요. 한복 관련 공방으로 원데이클래스도 하고 전통공예 소품을 판매하고 옷제작 수업을 하고 모시한복 맞춤도 할 수 있는 공간이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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