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특집 : 한복 짓는 여인들 - 경기 수원 ‘이채휴 우리옷’ 이채휴 대표

화성행궁 인근에 위치한 ‘이채휴 우리옷’에서는 한복의 멋스러움을 알리는 교두보 역할을 한다. 한복사랑 실천에 앞장서고 있는 이채휴 대표는 한복 30년 외길인생을 걷고 있다.

“바느질이 좋아서 한복을 짓기 시작했죠. 바느질에 집중하다보면 잡념이 사라지고 무념무상이 돼요. 한복은 재봉틀도 쓰지만 손바느질을 많이 해요. 저희는 대여가 80%고 맞춤이 20%죠.”

이곳에 방문하면 한복을 입고 걷는 법부터 앉는 법까지 섬세하게 가르쳐주고, 피부와 인상에 따라 어울리는 한복스타일을 추천해주는 상담을 진행한다.

이채휴 대표는 “조심스럽게 걷는 방법이 훈련돼야, 한복을 입었을 때 자연스러운 걸음걸이가 나온다”고 강조했다.

이채휴 대표는 하루에 치마 7~8개를 제작한다고 한다.
이채휴 대표는 하루에 치마 7~8개를 제작한다고 한다.

걸음은 ‘살포시’…한복 에티켓 조언
주름 넣어 날씬해 보이게 바느질 변화

걸음걸이부터 멋스러워야
“한복을 입으면 치맛단이 끌리니까 몸가짐을 조심하게 되죠. 갑작스럽게 일어나서 계단을 오르거나 하면 우왕좌왕하게 돼요. 그렇지만 한복은 그게 매력입니다. 아무리 치마지만 다리가 보이게 들고 걸으면 안 돼요. 살포시 걸어야죠. 예쁜 옷을 입고 우당탕탕 걸을 리가 없잖아요. 손님들에게 누누이 말하는데, 어떤 옷을 입느냐에 따라 자세도 달라져야 됩니다.”

이 대표는 코신으로 살포시 치맛단을 차면서 걷는 것이 한복을 입었을 때 바른 걸음걸이라고 조언했다.

“한복은 옷고름서부터 깃, 코, 모든 게 다 선으로 이뤄져있어요. 그래서 한복을 차려입었을 때 더 멋스럽고, 어떤 양장을 화사하게 입어도 전통한복만큼 아름답지 않습니다.”

이채휴 대표는 50여 개국 외국대사들이 참여한 한복페스티벌을 개최했다고 한다. 무대에서 한복모델들이 치맛자락을 휘날릴 때면 객석에서 “뷰티풀, 뷰티풀” 감탄사가 연거푸 나왔다고 한다.

“저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외국으로도 한복을 판매해 한복의 가치를 알리고 있어요. 주로 도포와 당의 주문이 들어와요. 단골고객이 된 외국단체도 생겼어요.”

일직선에서 주름 넣어 디자인
시대에 따라 유행하는 한복스타일도 바뀌었다. 전통한복은 본견 소재를 주로 쓰고 풀을 먹여 빳빳한 특징이 있어 바느질 기법도 소재에 맞춰 발전했다.

“재봉틀도 쓰지만 손바느질을 많이 해요. 옛날에는 한복을 제작할 때 폭을 넓게 했어요. 넓은 폭을 두 개로 이어 주름을 잡았죠. 항아리 모양이라 안 예쁠 수도 있어요.

요즘은 좁은 폭으로 여섯 폭을 넣어요. 여러 폭이 퍼지면서 날씬해 보입니다. 입었을 때 실루엣이 예쁘죠.”

예로부터 한복은 일직선으로 바느질을 해 선을 일자로 박았는데, 최근에는 양장 패턴으로 라인을 잡는다.

“옛날에 여성들은 저고리에 겨드랑이 부분을 안쪽으로 집어넣으려고 했어요. 겨드랑이쪽 원단이 불룩 튀어 나오니까 이걸 막 안으로 집어넣으려고 불편해했죠. 한복을 모르는 분들은 잘못 제작됐다고 항의하기도 했어요. 한복이 일직선의 선이기 때문에 원단이 접힐 수밖에 없는 구조였습니다.”

요즘은 한복 착용감의 편의성 때문에 양장 패턴의 퓨전 한복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전통한복도, 양장한복도 섬세한 바느질이 바탕이 돼야 해요. 한복천은 깨기 바느질을 하는데, 한복천이 얇고 아주 민감해 두껍고 성의 없게 바느질을 하면 맵시가 안 나요. 그렇기 때문에 0.01mm를 다툴 때도 있어요.”

한복 입고 앉을 때 주의해야
요즘은 양장으로 제작하는 한복이 많아져 속치마도 서구화돼 코르셋 같은 A라인의 '패티코트'라는 명칭으로 변모했다. 패치코트는 속치마로서 편리한 착용감을 준다.

“손님들에게 한복을 입으면 자신 있게 걸으라고 조언해요. 한복을 입으면 규수집 아씨처럼 아주 도도하게 치맛단을 톡톡 차면서요. 그런데 서구형으로 이목구비가 진하고 가슴이 발달하면 한복이 좀 덜 받아서 당당하면 안 예뻐요. 가슴이 있어 앞섶이 번쩍 들리고 치마 뒤가 끌립니다. 그래서 엉덩이를 살짝 빼고 자세를 겸손하게 걸으라고 조언합니다.”

한복을 입으면 앉는 법도 알아야 한다.

“앉을 때 엉덩이를 빼니까 치마 뒤쪽이 트여요. 치마에 터진 부분을 살짝 벌려 속치마가 보이게 의자에 앉고 치마를 감싸주면 한복이 구겨지지 않아요. 누가 뒤를 안 봐야 돼요. 뒤에 속치마가 보이게 되는 거잖아요. 한복 입은 여자들만의 매력이죠. 운전할 때도 한복이 구겨지지 않게 앉아서 운전을 해보십시오. 얼마나 우아하고 멋이 있나.”

이채휴 대표는 “어떤 옷을 입느냐에 따라 자세도 달라져야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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