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집 - 생활인구, 지방소멸 위기탈출 해법될까...(전북 남원)

전북 남원시는 매년 다양한 축제와 행사를 통해 지역을 홍보하고, 남원을 다시 찾을 수 있도록 이벤트 행사를 진행한다.(사진은 지난해 5월에 열린 대동길 놀이 축제)

지난해 6월, 전북 남원시는 생활인구 10만명 유치 선포식을 갖고 본격적인 생활인구 유치활동에 돌입했다. 이를 위해 전국 최초로 생활인구를 전담 관리할 생활인구TF팀을 구성했다. 생활인구 기본조례는 남원시가 추진할 다양한 생활인구 사업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관련 사업에 행정적·재정적 지원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제정됐다. 특히 생활인구지원센터 설치와 관내 남원사랑시민의 공공시설 사용료 감면, 관련 보조사업 지원을 위해서는 구체적 조례 제정이 급선무였다.

 

작년 생활인구 관련 조례 제정

전국 최초 생활인구TF팀 구성

오는 6월 남원사랑시민제 도입

폐교 활용 거점센터 설치·운영

5천여명 생활인구에 ‘정책알림 서비스’ 제공
“전에도 기본계획은 있었습니다. 국가 인구정책의 일환으로 지난해부터 인구 감소지역 지원 특별법이 제정되면서 인구정책 패러다임이 바뀐 거죠. 그런 변화에 남원시는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생활인구TF팀을 구성하고 조례를 제정하게 된 겁니다.”

이정현 생활인구TF팀장은 “누구나 남원시민과 동일하게 관내 공공시설의 입장료를 할인·감면받고 음식점·카페 등 가맹점을 통해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며 오는 6월 남원사랑시민제도 시행 계획을 밝혔다. 남원사랑시민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남원시 홈페이지를 통해 등록절차에 따라 남원시민증을 발급받아 혜택을 누릴 수 있다.

그동안 남원시는 지역 행사 방문객을 대상으로 기념품 증정과 함께 지역을 홍보, 남원을 자주 방문할 수 있도록 다양한 이벤트 행사를 진행했다. 축제와 행사 등 재방문 취지와 맞는 알고리즘을 찾아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지난해 9월 말부터는 ‘생활인구 정책알림 서비스’를 개시해 5천여명의 정책고객에게 행사 정보 등을 문자메시지로 제공하고 있다.

남원시는 생활인구 활성화 정책으로 폐교 두 곳을 매입해 거점센터를 조성한다.

조례 제정으로 ‘생활인구지원센터’ 설치 박차
남원시는 오는 4월 ‘생활인구지원센터’ 조성을 위한 국토교통부 민관협력 지역상생협약 공모사업에 민간기업과 협업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민간기업 4곳과 공동사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시는 사업목표 달성을 위한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민간기업은 사업 구상부터 지역자원 공동개발, 시설관리·프로그램 운영, 홍보·마케팅을 지원한다.

“마을에서는 선주민과의 관계가 중요합니다. 생활인구지원센터에서는 기존 마을과 협력해 신·구 주민이 화합할 수 있는 공동 프로그램을 개발하려고 합니다.”

남원시는 생활인구를 활성화하고 지역 활력을 높이고자 주천면 원촌초 주촌분교(1만5773㎡)와 송동면 송북초(8816㎡) 폐교 두 곳을 매입해 거점센터로 조성할 계획이다. 부지 확보는 물론, 국토교통부의 민관협력 지역상생 협약사업(국비 50억, 시비 50억)과 행정안전부의 고향올래 공모사업(국비 20억, 시비 20억)을 통해 예산을 확보, 지원센터 기본구상 용역을 추진하고 있다.

남원시는 5년 전부터 ‘남원에서 살아보기’ 교류 프로그램을 운영 중인 ㈜패스파인더를 비롯해 민간기업 4곳과 생활인구 유치에 동참하고 있다. 이 팀장은 “남원의 마을기업이나 사회적기업을 방문해 경영 컨설팅이나 마케팅 활동을 지속한 결과로, 오늘날 생활인구 지원센터를 준비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생활인구지원센터’에서는 일자리 연계와 지역의 빈집 관련 정보를 제공, 지역의 특화 자원을 활용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 예정이다.

작년 생활인구, 정주인구보다 10% 많아
남원시는 지난해부터 KT와 함께 생활인구 솔루션 빅데이터 분석을 하고 있다. 분석 결과, 2023년 12월 기준으로 정주인구는 7만6664명이었으나 생활인구는 최대 9만6565명까지 늘어났다. 특히 대한민국 대표전통축제인 춘향제가 열리는 5월과 지리산 뱀사골로 여름 휴가를 다녀간 8월에 생활인구가 급증했다.

남원시 운봉읍 일원에는 78가구(3만3993㎡) 규모의 활력 타운이 조성된다. 지난해 인구감소 극복을 위한 지방소멸 대응기금 등 220억원을 확보, 2026년 하반기에 입주가 이뤄진다. 단기·장기체류형 주택으로, 신·구 주민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실내체육관이나 커뮤니티센터 등 생활인프라 시설도 조성된다.

이 팀장은 “생활인구 유치를 위한 조례도 처음이고, 관련 사업도 처음이라 참고할 만한 자료가 없다”면서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선도 지자체라는 자긍심으로 전진할 계획”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 미니인터뷰 - 김만희 ㈜패스파인더 대표

‘팬슈머’ 활동으로 지역과 상생해야

김만희 ㈜패스파인더 대표
김만희 ㈜패스파인더 대표

- 남원시와의 인연은.
패스파인더는 인생의 후반, 내 삶의 길을 찾기 위해 2019년 설립된 예비관광벤처기업이다. 수도권에 거주하는 신중년들을 지역의 관계인구로 이어주는 과정에서 남원시와 뜻이 맞아 그해부터 교류를 시작했다. 신중년에게는 새로운 인생의 활로를, 또 지역에는 새로운 인적자원을 제공하고 로컬사회에 안착할 수 있도록, 패스파인더는 5060 신중년 지역 초행자에게 길잡이 역할을 해왔다. 단순히 관광이나 귀농·귀촌이라는 부담을 떠나서 관계인구, 생활인구로서의 다양한 체험을 통한 지역 교류는 참여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 진행된 교류사업은.
2019년 6월, 가볍게 떠나는 2박3일 여행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그해 가을에는 서울시 50플러스센터와 ‘남원에서 살아보기’를 진행하고 교육과 여행, 지역살이 등 전 과정을 엮어 2020년 가이드북으로 출간했다. 코로나19 시기에는 주로 온라인 토크콘서트나 여행 영상을 촬영해 제작하면서 남원시와 교류를 이어갔다. 그러면서 2022년, 서울의 중장년이 남원의 사회적경제와 청년, 마을 커뮤니티의 팬슈머(특정 분야에 애정을 가지고 상품과 서비스를 적극 이용하는 소비자 그룹)로 참여해 남원 기업과 커뮤니티의 홍보, 코칭, 브랜딩, 마케팅 등을 돕는 ‘팬슈머로 살아보기’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 생활인구의 전망은.
지역과 생활인구가 서로 도움이 될 수 있는 관계로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생활인구라는 추상적인 개념에 대해 참여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다양한 체험을 마련하고, 지역과의 관계를 좀 더 심화하는 ‘팬슈머’ 프로그램을 올해도 추진한다. 생활인구의 재능을 지역과 나누고 지역의 자원을 공유하며, 앞으로 생활인구가 마을기업이나 협동조합에 참여할 수 있는 사업들을 펼쳐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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