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특집 – 영농형 태양광사업, 활로는?(현장 목소리)
우리 농업·농촌은 쌀 소비량 감소, 고령화 등 영농여건의 지속적인 악화로 영농형 태양광 발전 개발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초기에는 인삼밭이나 음지식물을 대상으로 시작했지만 점차 밭작물까지 확대되고 있다. 현재 소규모 실증단계 연구 수준에 머물러 있어 본격적인 확대개발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한 실증연구 결과를 알아보고 관계자의 말을 들어봤다.
국비 2억5천만원 투입해 설치
태양전지모듈 하부서 재배
모듈 차광에 일사량 감소
배추·양배추 비타민C 함량↓
전기요금은 월 10만원 감면
관행 노지재배 대비 수량 33%↓
관행 노지재배 대비 수량 33%↓
전라남도농업기술원 원예연구소에서는 태양전지모듈 하부경지에서 노지채소의 수량과 품질 감소를 최소화하면서 마늘, 양파, 배추, 양배추를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재배기술 개발하고 동시에 농외소득으로 전력 생산이 가능한 실증시험을 지난 2018~2020년 수행했다.
이 시험에는 나주 산포면 소재 시험포장에 100㎾급 테스트베드를 구축하고, 4×4m간격으로 지지 기둥을 설치했다. 모듈의 높이는 3.5m로 규격은 하프모델(686㎜×1524㎜)을 사용하고, 설치 간격은 2m로 했다. 전체 시설면적은 40m×40m였다.
노지채소 재배를 위해 두둑 2열을 조성하고 비닐 멀칭을 했다. 태양광 하부 재배환경은 노지대비 일사량 60.6%, 광합성유효복사량 60.6%, 최고기온 93%, 지온 94% 수준이다.
전남도농업기술원 원예연구소는 2019년 9월부터 2020년 6월까지 작물별 정식시기에 맞춰 마늘(단영, 남도), 양파(카타마루), 배추(미풍), 양배추(대박나) 등을 재배했다. 그 결과 마늘 수량은 노지대비 각각 33%, 11%로 큰 폭의 감소를 보였다. 양파는 30%, 배추는 19% 하락했고, 양배추는 15% 떨어졌다.
그뿐만 아니라 농산물 품질도 영향을 줬다. 노지에서 재배할 때보다 마늘은 과당 함량이 낮아졌고, 배추와 양배추는 베타카로틴과 비타민C의 함량도 떨어졌다.
이처럼 영농형 태양광은 모듈 차광으로 인한 일사량 감소에 따라 수량 감소에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는 모듈 차광률이 최대 33%를 넘지 않도록 하고, 감수율 20% 이하 작물을 재배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실증연구 결과, 태양광 시설에서 재배된 노지채소는 수량이 감소하고 품질이 저하됐다.
수익모델 가능성 낮아
현재 영농형 태양광은 실증단계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20년부터 전국 17곳에 영농형 태양광 재배모델 실증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각 도 농업기술원과 시·군농업기술센터에서는 지역별 여건에 맞는 적정 품목 발굴과 품질 하락 최소화를 위한 영농기법 개선 등을 추진하고 있다.
강원도는 인제·횡성지역 농업기술센터에서 실증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이 중 인제군농업기술센터는 매립지 인근 부지에 영농형 태양광 시설을 설치하고 곰취, 산마늘을 정식했다. 횡성군농업기술센터에서도 인제지역의 사례를 참고해 시범포에 태양광 시설을 설치하고 벼를 재배한다.
인제군농업기술센터 원예특작팀 관계자는 “실증재배를 해보고 농가에 수익모델로 가능성이 있으면 농가에 보급하는데, 아직 보급 단계까지 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영농형 태양광을 설치하는 데 국비 2억5천만원을 투입했다”며 “초기 투자에 농지 990㎡(300평)에 2억5천만원이나 드는 부담을 농가에서 할 수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이어 “전기 생산량을 소득화하지 않고 전기요금을 감면받고 있는데, 금액이 월 10만원 정도”라며 “10만원 감면 받자고 2억5천만원을 투자하겠나”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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