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풍당당 - 김미애 경북 문경 점촌농협 본부장

농촌 현장에서 농업인들과 직접 소통하는 농협의 여성복지 담당자들은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이들은 농촌복지 전문가로서 기본적인 인프라가 부족한 농촌에서 특화된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최일선에 있어왔다. 여성복지대상을 수상한 김미애 점촌농협 본부장은 늘어나는 여성조합원들을 위한 복지를 위해 내실 있는 교육사업과 전국적인 네트워크가 필요하다는 소신을 밝혔다.

김미애 본부장은 여성복지 업무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며 교육사업에도 지원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미애 본부장은 여성복지 업무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며 교육사업에도 지원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협 존재가치 증명하는 업무에 자긍심 커

신용·경제사업과 함께 교육사업도 조화 이뤄야
여성복지 담당자 동기부여 위해 협의회 역할 강조

가치 있는 여성복지 업무
1988년 농업협동조합법이 개정되며 여성농업인도 조합원 가입이 가능해졌다. 1994년 복수조합원 제도 도입 이후 여성조합원은 비약적으로 증가해 임원과 대의원, 조합원 진출도 생기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여성복지 담당자들의 노력으로 진정한 권익 향상에 큰 동력원이 됐다. 김미애 본부장은 그 업무에서 큰 역할을 해왔다.

김미애 본부장은 1983년 입사해 올해로 40해를 맞았다. 금융파트에서 일하던 그가 여성복지 담당업무를 맡게 된 건 우연한 계기였다.

“담당자가 퇴사하면서 공백이 생겨 제가 메워야 했죠. 예상치 못한 보직 이동이었지만 업무를 하면 할수록 정말 필요한 일이고, 긍지를 가질만하다고 일이란 확신이 들었습니다.”

무엇보다 여성복지 업무가 농업협동조합법 제1조를 실현할 수 있는 좋은 사업이라고 판단했단다. ‘농업인의 자주적인 협동조직을 바탕으로 농업인의 경제적·사회적·문화적 지위를 향상시키고, 농업의 경쟁력 강화를 통하여 농업인의 삶의 질을 높이며, 국민경제의 균형 있는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는 이 조항은 여성농업인과 조합원을 길러내야 한다는 근거라고 그는 봤다.

부녀회 육성은 국가적 사업
여성복지 담당자는 원래 부녀부장이란 명칭으로 불렸다. 1980년대부터 부녀회 육성은 국가적인 시책으로, 농협은 이들의 역량을 다지기 위해 부녀부장이 이를 책임지도록 했다. 농업에 참여하는 여성들이 늘면서 영농활동을 포함해 많은 의사결정에서 역할이 확대됐기 때문에 부녀회 조직의 육성 필요성이 대두된 것.

“1982년 603명이던 부녀부장이 불과 3년 뒤엔 1186명까지 늘었죠. 전체 농협의 80% 이상이 부녀부장 보직이 있었고, 덕분에 부녀회 활동도 활발해졌습니다.”

부녀회는 저축증대, 새마을구판장, 공동취사장, 부녀교실 등 농촌생활의 선진화에 필요한 4개 업무를 주도하는 과정에서 농촌발전과 함께 농협사업 확대에도 기여했다. 그중 김 본부장이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다문화여성 사업이었다.

1990년대 여러 농촌지자체들은 결혼적령기 총각들과 동남아시아 여성들과 인연맺기, 이른바 ‘농촌총각 장가보내기’ 사업을 대대적으로 벌였다. 하지만 인권을 비롯한 여러 문제를 노출하며 사업은 점차 사라져갔고, 대신 농협에선 다문화가정 지원에 나섰다.

2008년부터 농협은 다문화여성대학을 운영하며 결혼이민여성에 한국어와 한국생활, 문화교육 등을 실시하고 있으며, 2010년부터 농림축산식품부와 결혼이민여성 단계별 농업교육을 통해 인력 양성에 심혈을 기울였다. 그 결과, 다문화여성대학은 농촌을 유지하는 중요한 인력으로 부상했고, 농협은 이들의 정착에 중요한 매개체 역할을 톡톡히 했다.

내실 있는 교육이 관건
도시농협에 비해 농촌농협은 인적자원 확보에 어려움이 크다. 자연스레 자산은 있고, 도시에서 귀촌한 은퇴자들의 가입이 쉬워지며 문제가 생겼다.

“도시출신 은퇴자분들은 농협의 존재 필요성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배당금이나 수익사업에 우선순위를 내고 사업도 그렇게 운영되길 바라요. 그분들이 목소리를 강하게 내면서 교육사업은 상대적으로 위축될 수밖에 없죠.”

그래서 그는 내실 있는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신규 조합원이라면 100시간 정도 교육을 이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소한 농업협동조합이 어떤 역할을 해왔고 어떤 일들을 해야 하는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고 봤다.

자신의 역량을 가장 꽃 피웠던 시절을 교육지원 상무로 교육사업에 매진할 때였다고 자신 있게 꼽는 김 본부장은 농협이 경제사업과 유통사업, 그리고 교육사업이 삼각다리처럼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역설했다.

“교육사업을 단순히 돈만 쓰는 퍼주기 사업이란 인식은 대단히 잘못된 겁니다. 협동조합으로서 존재감은 교육사업이 제대로 이뤄질 때 가능한 겁니다.”

담당자 위한 동기부여 중요
김미애 본부장은 2001년 여성복지대상을 수상했다. 여성복지 담당자 중 사회공헌과 사업추진 실적이 우수한 자에게 농협중앙회장이 수여하는 여성복지대상은 김 본부장의 농협생활에서 빛나는 순간 중 하나로 기억한다. 여성복지 담당자가 교육사업의 전문가로 성장할 발판이 됐다.

개인에게 주던 여성복지대상이 선도하는 농협에게 주는 단체상으로 변경한 것에 아쉬움도 내비쳤다. 동기부여가 약해졌다는 것이다.

“담당자에게 여성복지대상은 큰 자긍심을 줬습니다. 이들이 전문가로 성장하면서 농촌여성의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사업 아이템 발굴에 기여한 건 분명합니다.”

협의회가 있었을 땐 각 지역조합이 정보교류가 원활했던 점에 비춰, 전국적 네트워크를 갖춘 협의회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김 본부장은 여성복지 협의회 복원에 힘쓰고 있다.

“앞으로 일해갈 후배들을 위해, 그리고 여성조합원을 위해서 협의회는 전국적인 조직망으로 반드시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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