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정 현미경 - 가루쌀 시즌2 실행하는 농림축산식품부 ‘전략작물육성팀’

윤석열 정부는 농정의 핵심비전을 ‘힘차게 도약하는 농업, 국민과 함께하는 농촌’으로 정하고 스마트농업과 신성장 분야를 포괄하는 미래 먹거리 창출 산업으로 농식품산업을 키우는 한편, 국민을 위한 삶터·일터·쉼터를 제공하는 공간으로 농촌을 재편하겠다고 밝혔다.

정주여건개선·식량안보·농업혁신·디지털전환·동물복지 등의 농정 핵심과제를 내놓은 정부는 2024년을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해로 만들기 위한 다양한 제도를 시작했다. 주요 정책을 살펴보고 자세한 내용을 차례로 제공한다.

송미령 장관(사진 오른쪽)은 지난달 하림을 방문해 가루쌀로 라면을 만드는 생산현장을 둘러보며 산업육성 의지를 확인했다.
송미령 장관(사진 오른쪽)은 지난달 하림을 방문해 가루쌀로 라면을 만드는 생산현장을 둘러보며 산업육성 의지를 확인했다.

농가소득·밥쌀용 재배면적 감축·가공용 쌀 소비↑

천원의 아침밥·쌀가공산업 지원 늘려 

쌀 소비 확대 선순환 체계 만든다

가루쌀 정착 ‘청신호’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해 연말 가루쌀산업육성반을 전략작물육성팀으로 명칭을 변경했다. 대대적인 지원이 이뤄졌던 가루쌀 육성정책이 정황근 장관이 물러나며 후순위로 밀려나는 거 아니냐는 시각이 있었다.

조은지 농림축산식품부 전략작물육성팀 과장
조은지 농림축산식품부 전략작물육성팀 과장

조은지 전략작물육성팀 과장(사진)은 “가루쌀은 재배농가 소득 증대, 밥쌀용 재배면적 감축, 가공용 쌀 소비 등이 증가해 농업계와 식품업계 모두 만족하는 정책으로 인정받았다”면서 “가루쌀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예산도 전략작물직불금을 제외하고 지난해 71억원에서 169억원으로 2배 이상 늘었다”고 설명하며 우려를 불식시켰다.

지난해 2천㏊ 밥쌀 재배면적이 가루쌀로 전환됐고, 재배농가(단작·이모작 포함)는 평균 301만원의 직불금을 지급받았다. 농협식품과 하림, 해태제과 등 유수의 식품기업이 가루쌀을 원료로 제품을 출시한 데 이어, 지역 제과점은 신메뉴를 선보여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지난 1월30일 취임 후 첫 식품업체 방문지로 가루쌀 제품 생산기업 하림을 찾아 가루쌀 산업 육성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가루쌀 지급단가는 ㏊당 200만원으로 지난해보다 2배 인상됐고, 전문 생산단지 재배면적도 1만㏊로 지난해보다 5배 늘어난다. 수요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작년부터 식품기업을 대상으로 가루쌀 제품화지원사업을 추진한 결과, 면류·빵류·제과류·프리믹스 등 47종의 신제품이 출시됐고, 올해는 판로지원사업으로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린다.

조은지 과장은 “쌀가공산업협회, 외식산업협회, 식품산업협회 등 식품업계의 가루쌀 산업 참여의지를 확인했고, 가공 확대를 위한 예산 20억원도 신규로 편성했다”면서 “외식기업들도 제품화지원사업에 참여하고 싶다는 의견이 많아 대상을 확대한 만큼, 소비자들이 보다 쉽게 가루쌀 제품을 선택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쌀 소비 늘리기 ‘총력’
‘제3차(2024~2028) 쌀가공산업 육성 및 쌀 이용 촉진에 관한 기본계획’이 발표됐다. 쌀 가공식품 수출을 4억달러(2022년 1억8천만달러)로 2배 이상 확대해 시장규모를 17조원(2022년 8조4천억원)으로 키워 가공용 쌀 소비를 2022년 57만톤에서 2028년 72만톤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이 2022년 56.7㎏에서 2023년 56.4㎏으로 0.6% 감소한 반면, 가공용 쌀 소비는 81만7천톤으로 2022년보다 18.2% 증가했다. 가공용 쌀 소비 확대 목표를 달성하면 연간 과잉물량 9만5천톤의 상당 부분을 해소할 수 있다. 전체 쌀 소비를 늘리기 위해 이번 기본계획은 내수와 수출시장을 공략하는 쌀 가공산업 육성에 초점을 맞췄다.

조은지 과장은 “쌀 가공산업은 간편식품 시장, 글루텐프리·비건 등 건강식품, K-푸드 수출품목 육성, 할매니얼(할머니+밀레니얼) 트렌드를 반영해 젊은 층이 선호하는 제품 발굴 등 4대 전략으로 추진할 계획”이라며 “가공수요가 늘어나면 가루쌀 재배면적은 4만2천㏊까지 늘어날 수 있고 대규모 제분시스템 구축, 제품 품질 고도화, 신제품 출시 확대, 대량소비처 발굴이라는 선순환 구조가 완성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가공용 쌀은 영세한 구조로 새로운 제품개발과 시장개척, 트렌드 대응에 한계를 노출하며 성장이 더뎠지만, 가루쌀을 필두로 제품개발 지원과 판로개척을 통해 가공산업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다는는 게 농식품부의 계획이다.

쌀 공급과잉 구조를 완화하기 위한 다각적인 쌀 소비 촉진정책이 추진되는 가운데, ‘천원의 아침밥’ 사업도 주목된다. 전 세대 중 결식률이 가장 높은 청년세대의 쌀 소비를 늘리고자 2017년 시작된 이 사업은 지원단가(국비지원 2천원)와 식수인원(450만명분)이 지난해보다 약 2배 늘어난다.

지난 2일 당정협의회에서 쌀값 안정과 고물가시대 학생들의 식비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예산을 지난해 25억100만원에서 93억4800만원으로 늘리기로 결정했다. 신학기부터 학생이 1천원, 학교와 지자체 지원에 농식품부가 2천원으로 지원단가를 높여 보다 질 높은 아침밥이 제공된다. 15개 시·도도 전년의 2배 수준인 35억원가량을 편성해 추가 지원하기로 했다.

조은지 과장은 “올해 지원사업 신청을 지난 19일까지 받은 결과, 전국의 거의 모든 대학이 참여힐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다”면서 “지원을 통해 대학생들이 아침밥을 거르지 않는 건강한 식습관을 키워 안정적인 쌀 소비층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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