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특집 :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 다양화로 활성화(내 고장 답례품이 최고야~) : 충북 음성 '평화랜드농원'·충남 부여 '착한표고농원'

‘어디에 내놔도 자랑스러운 자식’은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의 숨은 의미다. 한평생 농사를 일군 지역과 농협에서 농산물 품질과 실력을 인정했기 때문. 올해부터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 생산업체로 참여하고 있는 농촌여성들은 그래서 더 농업인으로서 자부심과 책임감을 느끼며 삶의 활력을 얻고 있다.

원재료 직접 재배·가공으로 건강·안전 강조
답례품 계약재배로 지역상생 이끌어

신현희 평화랜드농원 대표는 직접 농사지은 쌀과 연을 활용한 연잎차, 토핑누룽지 등을 답례품으로 선보이고 있다.
신현희 평화랜드농원 대표는 직접 농사지은 쌀과 연을 활용한 연잎차, 토핑누룽지 등을 답례품으로 선보이고 있다.

햅쌀로 정성껏 지은 누룽지
충북 음성 신현희(한국생활개선음성군연합회 회원) 평화랜드농원 대표는 지난 4월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 생산업체 2차 모집에 선정됐다. 농업인으로 20여년, 농산물 가공은 새내기라는 신 대표.

그는 육묘장을 운영하면서 13만2천㎡(4만평)의 논에서 직접 생산한 햅쌀과 990㎡(300평)에서 생산한 연잎으로 누룽지와 연잎차를 개발했다.

“자유무역협정(FTA)가 체결되면서 쌀농사만 지어서는 힘들겠다는 생각에 논을 활용한 새 소득사업으로 연을 재배하게 됐어요. 매년 연잎 1천kg을 수확해 건조하면 100kg에 달하는데, 큰 소득이 되진 않았죠. 연잎을 차로 덖었는데 사람들 반응이 좋아 가공식품 개발에 재미를 붙였어요.”

“누룽지, 토핑처럼 올려요”
신 대표는 가공식품의 첫발인 연잎차에 심혈을 기울였다. 연잎의 풋내를 잡아 특유의 은은한 향이 혀끝을 맴돈다는 게 주변인들의 평가다. 컵라면, 요구르트, 국 등에 토핑처럼 간편히 넣어 먹으라며 이름 붙인 ‘토핑누룽지’는 신 대표의 자랑이다. 연잎차로 누룽지를 지어 차별화를 꾀했다.

“가공사업장에 해썹(HACCP) 인증을 받는 과정에 누룽지를 맛본 해썹 관계자가 “보통 누룽지를 먹으면 입안이 마르는데, 연잎누룽지는 침이 고인다”고 호평했던 게 기억에 남네요.”

평화랜드농원 누룽지와 연잎차는 음성군로컬푸드행복장터, 네이버 스토어팜, 아이디어스에 입점해 있다.

“시중에 묵은쌀을 사용한 누룽지업체가 많아서, 과연 내 누룽지를 사먹을까 싶었는데 틈틈이 판매되더라고요. 호기심인지 재구매인지는 몰라도 가능성이 보였죠.”

예스러움 넘어 건강간편식에 방점
음성군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21일까지 집계된 지역 답례품 선호 순위는 지역화폐(음성행복페이), 고춧가루, 들기름 순이다. 신 대표가 ‘고향사랑e음’ 답례품몰에 누룽지 2종과 연잎차를 선물세트로 구상해 3만원에 출점했다. 그동안 소량이지만 주문이 들어와 판매한 경험이 있다.

“고향사랑기부제 시장이 농산물 소비를 견인할 만큼 크진 않다고 봐요. 새로운 시장이 열려 있음에 감사할 따름이죠. 답례품을 경험한 사람이 입소문을 내면 또 다른 시장이 열릴 수 있는 점에 희망을 갖고 있어요.”

신 대표는 ‘누룽지는 다 똑같다’는 선입견을 깨는 것이 급선무라고 했다. 시중에 원재료명에 국내산 쌀을 사용한다고 표기했지만, 묵은쌀을 사용해 값을 낮춘 누룽지가 많다고 전했다.

“누룽지는 원재료가 생각보다 많이 들어가요. 시장에 형성된 낮은 가격은 의구심이 들 정도죠. 직접 농사지은 쌀로 누룽지를 생산하니까 묵히지 않고 좋은 원료로 누룽지를 만들어 세상에 내보이고 있습니다.”

신 대표는 답례품 선물세트 디자인도 푸른 색감을 사용해 눈길을 끌었다.

“시중에는 누룽지가 예스럽고 맛이 구수해 노르스름한 색감의 포장지가 즐비한데, 볏잎과 연잎이 푸른빛이라 진녹색을 사용해 고급화했어요.”

최정숙 착한표고농원 대표는 직접 재배한 표고버섯을 가공식품으로 개발해 소득을 높이고 있다.
최정숙 착한표고농원 대표는 직접 재배한 표고버섯을 가공식품으로 개발해 소득을 높이고 있다.

자연건조에 농심 담아
충남 부여 최정숙(장암면생활개선회 부회장) 착한표고농원 대표는 8년차 귀농인이다. 최 대표의 자신감은 해썹 인증을 받은 가공사업장에서 무농약 표고를 가공한다는 점이다.

“표고버섯과 햇볕이 만나면 비타민D가 배로 늘어난다는 사실, 알고 있나요? 그래서 우리 농원에서는 표고버섯을 수확하면 하루 동안 자연건조를 하고 있어요. 이를 위해 표고버섯 말릴 때 쓰는 판을 맞춤 제작했어요. 이후에는 건조기에서 속까지 꼼꼼히 말려 슬라이스하거나 가루를 생산합니다.”

올해부터 답례품 신청을 받으면서 하루에 1~2개 꾸준히 주문이 들어오고 있다는 최정숙 대표. 답례품 업체로 선정되기 전에는 대량 납품에 익숙했다고 한다.

“못해도 월 5~10건의 주문이 들어와요. 잊어버릴 만하면 들어오는 수준이라 소득이 크게 체감되진 않지만, 그래도 단체보다는 개인 주문 위주라 의미 있습니다.”

“주민들과 소통은 나의 힘”
최정숙 대표는 “부여군에서 택배비를 3650원까지 지원해주고 있다”며 감사한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이전부터 그는 백화점에 버섯을 대량 납품하며 상품의 표고버섯만 선별해 도시민의 만족감을 높였다고 한다. 그는 답례품에도 똑같은 품질을 적용하고, 대표적인 생표고버섯은 물론 가루, 슬라이스 등 제품군을 다양화해 1만5천원, 3만원, 6만원 가격대를 구성한 선물세트를 등록했다.

“그때그때 신선한 표고를 생산할 수 있는 만큼만 농장을 구축했어요. 시설비에 인건비 부담을 고려해서 큰 욕심 없이 마을의 3농가와 계약 재배를 택했어요. 주민들과 소통하며 모자란 수량을 맞추고 있습니다.”

주민들과 원활한 소통은 최 대표가 앞날을 구상할 힘이 됐다.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으로 여주와 돼지감자를 재배하는 주민들과 표고를 연계한 차 선물세트를 개발한다는 것. 지난 7월부터 활발히 논의되고 있다고.

“답례품 주문이 꾸준히 들어오면서 보완할 점도 보이더라고요. 농산물을 덖을 로스팅 기계도 주문했죠. 아직 생산품으로 결정된 건 아니지만, 부여군과 소통하면서 꾸준히 도전할 겁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