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집 : 메가FTA시대 여성의 창의·협력이 농업·농촌 지킨다(토론)

지난 17일 경기 수원메쎄에서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촌여성신문이 공동주최한 '메가 FTA시대, 여성의 창의·협력이 농업·농촌 지킨다 정책좌담회' 사례발표를 경청한 토론자들은 청년 여성농업인의 농업·농촌 정착을 위해 필요한 정책과 애로사항, 제도 개선 등에 대해 의견을 개진했다. 토론에 참석한 패널들은 ▲단계적 청년농 육성 방안 ▲농산물 판로 지원 ▲농촌 주거환경 마련 등에 대해 활발히 논의했고, 선배 여성농업인들은 아낌없는 조언을 통해 청년 여성농업인들의 활약을 응원했다.

경기 수원메쎄에서 지난 17일 열린 '메가 FTA시대, 여성의 창의·협력이 농업·농촌 지킨다 정책좌담회'에서 사례발표를 경청한 토론자들이 폭넓은 의견을 나눴다.
경기 수원메쎄에서 지난 17일 열린 '메가 FTA시대, 여성의 창의·협력이 농업·농촌 지킨다 정책좌담회'에서 사례발표를 경청한 토론자들이 폭넓은 의견을 나눴다.
김문석 농촌여성정책팀 사무관
김문석 농촌여성정책팀 사무관

■ 김문석 농림축산식품부 농촌여성정책팀 사무관
“청년여성농은 메가트렌드 선도할 열쇠”

우리나라가 FTA를 체결한지 올해로 20년이 됐다. 지난 6일 대통령소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에서 발표한 농업·농촌정책에 대한 국민의식 조사결과 우리 국민은 국산농식품이 수입식품보다 약 20% 비싸도 안전성과 신선도, 품질 등을 고려해 국산을 선호한다는 의사가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우리 농업의 가장 큰 문제로 농업노동의 고령화와 일손부족을 꼽았다. 일손부족의 해법은 후계농 육성지원, 귀농·귀촌 장려에서 찾아야 한다고 봤다.

메가트렌드 중 인구변화의 파급영향에서 고령화와 저출생 문제로 야기되는 생산인구 감소가 농촌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청년 여성농업인의 육성과 지원의 중요성을 더욱 일깨워주고 있다.

청년농 육성에 있어 청년여성농업인이 지방소멸을 막고, 메가트렌드에 대응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보고 있다. 정부는 ‘2021년 청년여성농업인육성 및 정착활성화방안’ 연구용역을 실시했고, 이를 통해 도출된 분야별 과제를 정책의제로 정해 다양한 사업으로 정해 확대 추진하고 있다.

향후 정부는 지자체와 유관기관을 통해 추진되고 있는 정책을 더욱 홍보하고, 전국 각지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청년여성들이 농촌사회의 주체적인 후계세대로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경로로 지원정책을 추진하겠다.

 

강현옥 회장
강현옥 회장

■ 강현옥 한국생활개선중앙연합회장
청년농 소득 보전하는 정책 필요

농촌 마을회관에는 어르신들이 많아 상대적으로 내가 젊은 세대다. 농협 역시 인구감소로 조합원이 줄고 있어 청년여성농이 성장할 수 있게끔 이끌어줘야 한다.

좌담회를 통해 청년 여성농업인이 당차게 농업을 이끌어나가는 모습을 알 수 있어 감사한 마음이다. 청년들의 기발한 아이디어로 베리류, 허브, 토마토 농업을 발전시킬 수 있음을 확인했다.

청년여성으로서 귀농은 어려운 결정이고, 무연고지에서 시작하는 경우는 더 힘들다. 귀농한 젊은 여성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농촌인구가 적어 집집마다 떨어져 있어 치안도 우려된다. 청년여성들이 지자체와 교류하고, 지역사회는 이들을 보호해줘야 한다.

또한 청년들에게 스마트농업이 확대되고 있지만, 스마트팜에 적합한 작물은 한정적이다. 대량생산에 비해 판로도 부족하다. 6차산업을 통해 소득을 높여야 하지만, 농외소득으로 간주돼 여성농업인 행복바우처 등의 혜택에서 제외되는 문제도 있다.

정부에서 청년 여성농업인의 소득을 보전해주는 제도를 마련해주길 바란다. 농산물 소득이 안정화돼야 대출금을 갚을 수 있을 것이다. 청년농이 생산한 농산물의 판로 지원을 최우선적으로 해줘야 한다. 생활개선회도 한뜻으로 청년 여성농업인의 성장을 응원하겠다.

 

박다정 회장
박다정 회장

■ 박다정 청년여성농업인협동조합 회장
중장기 육성책으로 ‘탈농’ 예방해야

비승계농일 경우 농림축산식품부의 청년창업농지원사업에 선정돼도 농지만 간신히 마련하는 게 전부다. 청년여성농의 현실에 맞는 지원이 필요하다.

기업은 성장 단계별로 보면 스타트업 다음에 유니콘 단계가 있다. 농업에도 청년농 대상의 인큐베이팅 단계 후 엑셀러레이팅(부스터) 단계가 있으면 농업 이탈자들을 막을 수 있다. 기초지자체에서 청년여성농 육성에 대한 전담부서가 절실히 필요하고, 지역 내에서도 청년농을 관리해 지속적으로 농촌으로 유입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야 한다.

농촌에 정주 인프라가 조성돼야 한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에서는 도시여성에 초점을 맞춘 저출산 대응방안을 내놔 농촌의 수많은 예비 엄마들을 외면하고 있었다. 청년여성들은 마을어르신들의 예고 없는 방문이 때로는 불편하다고 토로한다. 시골생활에 적응해야 한다는 인식이 보편적이라 항의하기도 어렵다. 청년여성들에게 필요한 지원으로 경비시설이 구축되길 바란다. 농촌에서 조금 더 안심하고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청년농 육성 정책에 성별 비율을 고려해야 한다. 남녀를 고르게 청년농으로 육성할 필요가 있다. 우수한 청년농을 양성하는 가운데 여성에게 농업인으로서 사회 진출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다.

 

정정현 교수
정정현 교수

■ 정정현 농협대학교 교수
농업의 새로운 에너지 ‘청년여성농’

메가FTA 시대는 농업분야에 농업역량 축소를 불러왔다. ‘2020년 농림어업총조사’에 따르면 농가인구 231만4천명 중 여성은 116만1천명으로 50.2%며, 전체 농업경영체 경영주 중 여성농업인은 2015년 24.9%에서 2021년 29.1%로 지속 증가하고 있어 여성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 여성은 개방화시대 우리 농업의 새로운 에너지다. 청년여성농의 성공적인 농촌 안착을 기원하고 전폭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전 산업영역에서 디지털 기반으로 급속히 이동하고 있다. 4차산업혁명에 농업이 당면해있다. 디지털농업이 기반이 되고 있지만 농촌 현실은 어떤가. 스마트팜을 조성하려면 최저비용이 3.3㎡(1평)당 1천만원이다. 추산하면 661㎡(200평)에 20억원이 필요하다. 농협대에서도 절약형 스마트팜을 조성하는 데 40억원 들었다.

이러한 비용들을 청년여성농에게 개별 부담하게 한다면 과연 지속가능한 농업이 가능할지, 여성과 청년의 창업농이 가능할지 의구심이 든다. 1995년 2004년 구조개선사업, 농업·농촌 종합발전대책 등을 도출했던 것처럼 농업·농촌 종합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청년농이 마음 놓고 농사지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이금미 취재부장
이금미 취재부장

■ 이금미 농촌여성신문 취재부장
“지자체 맞춤지원으로 경쟁력 높여”

FTA 기획기사를 준비하면서 경기 화성 송산면에서 유명한 포도재배 청년여성농업인을 취재했다. 그는 샤인머스캣 재배에 앞서 2~3년 동안 선도농가에서 샤인머스캣을 어떻게 재배하는지 지켜본 뒤 샤인머스캣 재배를 시작했다.

그동안 송산포도를 대표하는 캠밸얼리 품종을 재배했지만, 샤인머스캣으로 품종을 달리하면서 판로가 어려웠다고 한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선도농가가 있었고 그들이 협동조합을 설립해 활동하면서 조금씩 판로를 확보할 수 있었다. 지자체 지원을 받아 공동선별장을 마련할 수 있었고, 베트남 수출로 이어졌고 백화점 명품관에도 납품하는 성과를 얻었다.

이 청년 여성농업은 발표자들이 지적한 것처럼, 농산물을 수출했을 때 유통 과정의 수수료가 들어 ‘직거래’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었다. 베트남 수출 성과가 농산물의 품질을 증명하는 마케팅으로 활용할 수 있어 직거래로 연결되고 있었다. 지자체의 관심과 지원이 있었기에 송산포도가 캠밸얼리에서 샤인머스캣으로 저변을 확대할 수 있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이희동 취재차장
이희동 취재차장

■ 이희동 농촌여성신문 취재차장
스마트팜혁신밸리 성공 쟁점 3가지

스마트팜혁신밸리가 조성되는 데 3년간 4천억원 이상의 예산이 들었다. 스마트팜혁신밸리가 반드시 성공해야 되는 이유다. 이를 위해서는 다음의 세 가지가 필요하다.

첫째, 청년 여성농업인을 위한 주거공간 마련이다. 농촌주민들은 젊은여성에게 집을 세놓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스마트팜혁신밸리에서 추진하는 농촌청년보금자리를 전국으로 폭넓게 실시해야 한다.

둘째, 유통단계에 첨단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 재배나 수확 과정은 첨단화된 반면 유통은 첨단화되지 않았다. 김효민 퍼핑빌리지 대표 같은 경우에도 온라인 채널을 개설해 판로를 직접 모색했다고 한다. 스마트팜혁신밸리에서 수확한 농산물이 산지에서 소비처까지 갈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한다.

셋째, 스마트팜혁신밸리가 궁극적으로는 청년농업인의 전유물이 돼서는 안 된다. 청년층에게만 지원사업이 이뤄지고 있어 기성 농업인들의 불만의 목소리도 있다고 한다. 갈등의 씨앗이 될 수도 있어 첨단농업을 배우고자 희망하는 모든 농업인들에게 열린 공간이 돼야 한다.

 

민동주 기자
민동주 기자

■ 민동주 농촌여성신문 기자
청년여성농, 협력 통해 발전 이뤄야

농촌융복합산업이 확대되면서 1차 농산물 위주의 농업에서 여성의 역할이 농산물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데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 농촌여성은 기존의 선입견에 맞서 노동력을 더욱 다방면으로 발휘해야 살아남을 수 있었다.

보수적인 농업·농촌에서 여성들은 협력해야 끝까지 함께 갈 수 있다. 여성농업인으로서 상호 간에 존중하고, 직업인으로 인정하는 성숙한 인식이 필요하다. 승계농인 경우에도 가족경영으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아 활동 반경을 넓혀 지역사회와 연대하는 용기도 필요하다.

경남 거창 이수미팜베리를 취재하면서 소비자 눈높이에 맞춰 체험, 교육, 가공, 농가레스토랑, 팜스테이, 등을 운영하는 청년 여성농업인의 저력을 확인했다. 촌스럽지 않게 농업의 가치를 전달하는 방법을 알고 있는 이수미 대표와 박진강 실장의 운영 마인드가 인상적이었다. 우수한 여성농업인들이 앞으로의 농업·농촌을 위해 목소리를 많이 내줬으면 좋겠다. 농업 기관에서도 청년농 육성사업을 여성의 관점에서도 섬세하게 수립해주길 바란다.

 

김정자 기자
김정자 기자

■ 농촌여성신문 김정자 기자
영농기술+판로개척 지원 절실

전남 나주 반서진 맛디아농장 대표를 취재하면서 솔직한 영농이야기를 들었다. 시설하우스에서 토마토 줄기의 화방 관리만 잘해주면 연중 재배가 가능하다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청년여성농업인으로서 주체적으로 자신의 농업을 이끌면서 직장인과는 다른 마인드를 확인했다. 농촌에서 외로움과 싸워야 하고 수많은 실패 안에서도 오뚝이처럼 일어나야 되는데 그의 기업가 정신에 존경심이 든다.

초기에 영농정착하는 과정에서 정부 지원이 많았다고 한다. 실질적으로 영농을 하는 과정에 있어 시기별 맞춤 영농지원이 추가적으로 시행돼야 한다. 특히 5년차 청년여성농에게는 고정적인 판로가 중요하다. 영농기술을 확립하고 생산 기반을 마련했을 때 판로에 대한 고충 없이 재배할 수 있도록 정부와 지자체에서 적극 지원해줬으면 좋겠다.

반서진 대표 같은 경우 전남대 스마트영농특성화사업단을 통해 성장했다. 정부와 지자체에서도 학교와 협력해 청년농이 원활하게 정착하고 실질적으로 부가가치를 올릴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주길 바란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