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기술원이 뛴다 – 경기도농업기술원 농식품개발팀

그동안 농업과 농촌발전을 견인해 온 지방농촌진흥기관인 각 도농업기술원은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 위기의 터널을 지나 새로운 도약의 해 2023년을 만들기 위해 뛰고 있다. 이에 본지는 사람과 환경중심 농업·농촌을 위한 전문인력 양성과 신사업 창출, 4차 산업혁명 기술과 연계한 농업의 융복합화, 비대면 디지털 영농실현 등을 추진하고 있는 농업기술원의 주요 사업을 조명한다.

 

지난달 30일 열린 서울국제식품산업대전에서 경기도농업기술원은 다양한 쌀 주류를 전시해 성공 가능성을 확인했다.
지난달 30일 열린 서울국제식품산업대전에서 경기도농업기술원은 다양한 쌀 주류를 전시해 성공 가능성을 확인했다.

밥쌀용 소비는 한계…주류 개발로 판로 개척
전통주부터 쌀맥주까지 ‘참드림’은 주원료로 제격

참드림쌀, 술과 만나 ‘시너지’
‘참드림’은 경기도에서 가장 많이 재배됐던 추청(아끼바레) 대체 품종으로 2014년 경기도농업기술원이 개발한 신품종이다. 국내유일 재래벼 조정도 혈통을 가져 밥맛이 부드럽고 찰진 게 장점으로 병해충에 강할 뿐 아니라 친환경 재배에도 적합하다.

지난 2020년 정부 보급종에 포함된 이후, 올해 도내 재배면적의 약 17%가 ‘참드림’이 점유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참드림’을 포함한 국내육성 품종이 벼 재배면적의 68%인 5만㏊ 이상을 차지하면서 2019년 36%에서 두 배 가까이 늘어나는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뒀다.

최병열 경기도농업기술원 작물육종팀장은 “도내 추청 재배면적 비율이 22% 정도인데 매년 약 5%씩 감소하고 있다”면서 “‘참드림’을 비롯해 자체 육성 품종의 진가를 농업인과 농협이 인정하면서 거둔 결과”라고 설명했다.

경기도 지역에서 ‘참드림’ 재배가 안정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지만 결국 판로가 관건이다. 2022년 양곡소비량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56.7㎏로 30년 사이에 반토막이 났다. ‘한국인은 밥심’이라는 말은 옛말이 된 지 오래인 현실에서 쌀 소비를 밥쌀용에만 의존할 순 없다.

이에 경기도농업기술원이 주목한 게 주류(酒類)였다. 이미 2008년부터 경기 농산물 소비 확대와 부가가치 향상을 위해 막걸리, 약주, 증류식 소주 등 다양한 전통주 연구에 매진하며 축적한 기술력이 상당하다. 지난해 서울 종로 전통주갤러리에서 열린 시음회에서도 색과 향, 맛 등에서 강점을 가진 참드림표 주류의 인기가 높았다. 쌀과 주류의 만남을 통한 시너지 효과가 크다는 점을 확인한 것이다.

 

쌀 주류의 주원료로 활용도가 높은 '참드림'은 경기도농업기술원이 개발한 신품종이다.​
쌀 주류의 주원료로 활용도가 높은 '참드림'은 경기도농업기술원이 개발한 신품종이다.​

보리의 술 맥주에 쌀을 주원료로
지난해 ‘참드림’을 50% 사용한 쌀맥주가 세계 3대 맥주대회인 일본 IBC에서 아메리칸스타일 사워에일 부문에서 금메달을 수상하는 쾌거를 거뒀다. 바로 수제맥주 업체인 에잇피플브루어리가 선보인 ‘미미사워(美米SOUR)’가 주인공이다. 보리의 술인 맥주에 쌀을 주원료로 삼았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라거와 에일보다 신맛을 강조한 ‘미미사워’에 풍미가 강하지 않으면서 찰기가 적당한 ‘참드림’은 원료로 삼기에 적합하다는 판단으로 선택받게 됐다. 입맛을 깨워주는 데 탁월해 식전주나 한식과도 제격이다.

경기도농업기술원이 개발한 향미가 향상된 쌀맥주 제조방법을 기술이전 받아 시장에 선보이게 된 ‘미미사워’. 남양주 특산물인 딸기를 첨가한 ‘미미베리’ 출시도 앞두고 있다.

딸기를 맥주에 첨가한 건, 경기도농업기술원이 체험 위주인 남양주 딸기산업의 전략적 육성을 위해 발전 전략을 내놓으면서 주목한 것이 가공식품 개발이었다. 쌀맥주에 남양주산 딸기를 첨가함으로써 쌀과 딸기 소비진작의 일석이조 효과를 노리고 있다.

이외에도 김포 ‘독 브루어리’는 누룩 특유의 냄새를 줄여 향미를 개선시킨 경기도농업기술원의 특허를 기술이전 받아 올해 말에 시제품을 출시 준비 중이다. J&J 브루어리의 ‘청혼 레드25’ 역시 증류주 제조방법에 대한 특허를 이전받아 숙성기간을 기존 1년에서 2개월 내로 단축시켰다. 숙성기간의 단축은 생산비 절감으로 이어져 제품의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경기도농업기술원은 판단하고 있다.

 

■담당자의 말 - 이정진 경기도농업기술원 농식품개발팀 연구사

“쌀 주류 성공가능성 확인”

지난달 30일부터 4일간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국내 최대규모 식품산업박람회인 서울국제식품산업대전에서 경기미와 콩을 활용한 가공품을 전시했다. 그중 관람객의 시선을 끈 게 쌀로 만든 ‘미미사워’를 포함해 막걸리와 증류식 소주 등 주류였다. 전통주에 대한 젊은 층, 특히 MZ세대들의 관심은 일시적인 게 아니라 고정적인 소비층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쌀 주류의 성공 가능성을 박람회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참드림’을 포함해 다양한 경기미를 활용한 주류 개발에 나서고, 되도록 많은 소비자들이 찾을 수 있도록 기술이전에도 적극 나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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