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율 49.8%로 역대 최대치
​​​​​​​농촌은 이미 초고령사회 진입…공동화 현상 심화

■주간Focus- 가정의 달, 농촌가정의 빛과 그림자

‘노인’ 기준도 불명확사회 안전망 정책 보다 촘촘해야
남성보다 평균수명 긴 ‘여성 홀몸노인’ 자료도 충분치 않아

가정의 달, 외로운 노모...가정의 달, 외로운 노모…통계청에 따르면 농가인구 절반은 65세 이상의 고령자다. 우리나라 전체 고령인구 비율의 3배에 가깝다. 전체 농가인구 중 1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율은 21.7%에 달한다고 한다. 이들 홀몸노인들의 대다수가 낮은 소득과 고독감, 우울증으로 고달픈 삶을 살아간다. ‘가정의 달’ 5월, 우리 농촌의 쓸쓸한 단상이다. 사진/농촌여성신문 DB
가정의 달, 외로운 노모...가정의 달, 외로운 노모…통계청에 따르면 농가인구 절반은 65세 이상의 고령자다. 우리나라 전체 고령인구 비율의 3배에 가깝다. 전체 농가인구 중 1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율은 21.7%에 달한다고 한다. 이들 홀몸노인들의 대다수가 낮은 소득과 고독감, 우울증으로 고달픈 삶을 살아간다. ‘가정의 달’ 5월, 우리 농촌의 쓸쓸한 단상이다. 사진/농촌여성신문 DB

대한민국 농촌사회가 빠르게 늙고 있다. 오는 2025년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전체 인구의 20%를 넘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지난해 농가인구 절반은 65세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초고령사회(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율이 20% 이상)로 진입한 농촌은 저출생과 고령화 과정 속에서 공동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부족한 돌봄시설과 일자리, 한정된 여가생활 등의 문제에 더해 홀몸노인 등은 가족이나 이웃들과 사회적 교류가 단절되기 쉽고 고독사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 그래서 농촌에서의 출생과 아이들의 웃음소리는 더 특별하고 반갑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고령화 현상이 심화한 농촌가정의 현실을 들여다본다.

2인 가구 과반, 1인 가구 22% 
통계청이 지난달 발표한 ‘2022년 농림어업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2월1일 기준 전국 농가는 102만3천가구이며, 농가인구는 216만6천명이다. 고령화에 따른 농업 포기와 전업 등의 영향으로 전년보다 농가는 8천가구(0.8%), 농가인구는 5만명(2.3%)이 각각 줄었다. 특히 65세 이상인 고령인구 비율은 전년보다 3.0%p 오른 49.8%로 역대 최대치다. 농가인구 2명 중 1명은 노인인 셈이다. 우리나라 전체 고령인구 비율(18.0%)의 약 3배에 달하는 수치다. 

가구 유형과 농축산물 판매 금액 추이를 살펴보면 농촌지역이 노부부 가족이나 홀몸노인으로 빠르게 재편되는 가운데 사업소득이 줄고 있다는 것을 엿볼 수 있다. 2인 가구가 58만8천가구(57.5%)로 과반을 차지했으며, 1인 가구는 22만2천가구로 전체의 21.7%를 기록했다. 판매금액이 1천만원 미만인 농가 비율은 전체의 65.1%로 지난해보다 1.2%p 높고, 1억원 이상인 농가는 3.8%에 불과하다. 

농촌 ‘지속가능성’ 우려 커져
농촌 공동화 현상은 도시와 달리 교육·의료·보육 등 기본적인 정주여건 악화와 지역 인구 유출 가속화라는 악순환을 초래한다. 농촌지역 인구소멸은 노동인구의 감소로 이어지고 이는 노동생산성 저하로 연결된다. 가정 안에서는 노인부양부담 증가로 인한 세대 간 갈등도 빚어진다. 갈등의 확산은 돌봄과 생활여건 등 삶 전반에 걸쳐 여러 문제를 파생시키며 농촌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키운다. 

보건복지부의 노인실태조사결과는 농촌사회가 겪는 또 다른 현실이다. 2020년도 노인실태조사를 살펴보면 전체 노인의 13.5%가 우울증상을 지니고 있고, 성별로는 남성 노인(10.9%)보다 여성 노인(15.5%)의 우울증상 비율이 4.6%p 높게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65세에서 69세 연령군은 8.4%인 반면 85세 이상 연령군의 우울증상은 24.0%로, 약 3배 정도 높은 수준이다. 

또 유배우 노인(10.7%)보다 무배우 노인(19.2%)의 우울증상 비율이 8.5%p 높다. 취업 상태에 따라서는 취업 노인(7.8%)보다 미취업 노인(16.7%)이, 가구소득별로는 소득이 낮을수록 우울증상 비율이 높은 경향을 보였다. 

수명 긴 ‘여성 홀몸노인’ 실태는?
가구 형태별 소득구성을 보면 노인독거가구는 기초연금 등 공적이전소득 비중이 30.5%로 가장 높고, 90.0%가 본인의 소득이 가구소득의 80~100%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도시에 비해 의료혜택이나 즉각적인 안전보호 조치를 받기 어려운 농촌의 홀몸노인은 사회적 안전망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서 ‘노인’이라는 기준도 불명확하다. 일반적으로 만 65세 이상을 노인이라고 하지만 법정 정년은 만 60세, 고령자고용법은 55세 이상으로 규정한다. 연금 개시 연령도 출생연도에 따라 다르다. 

남성보다 평균수명이 긴 여성 노인에 대해 자료도 충분치 않다. 현재 농촌의 여성 홀몸노인 대부분은 성역할 관련 사회적 차별이 구조화된 시대를 살아왔다. 배우자의 부재 이후 경제적 어려움, 주거 빈곤의 상황에 놓여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금이라도 초고령화에 대비하고 새로운 노인 개념과 역할에 대한 논의, 더 촘촘하고 체계적인 정책이 펼쳐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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