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촌진흥청-농촌여성신문 공동기획 - 첨단농업기술로 기후변화 대응한다

③ 작물 양분흡수 기준 최적 비료처방기술 개발

온실가스 배출에 의한 지구온난화로 야기된 기후변화는 지구환경의 지속가능성과 인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2050 탄소중립’ 계획을 수립하고 분야별로 구체적인 이행방안을 마련해 추진하고 있다. 농촌여성신문은 농촌진흥청이 기후변화에 대응해 농촌진흥청이 연구개발 중인 대표적인 기술 4건을 소개하고, 이 기술의 확산을 통해 농업분야 온실가스 저감과 지속가능한 농업 실현을 위한 R&D의 필요성을 재확인하고자 한다.[편집자 주]

국내재배 주요작물의 생육시기별 적정 양분공급량 설정
균형 있는 토양관리와 수질오염․온실가스 배출 최소화

작물 생육시기별 적정 시비처방이 가능한 ‘흙토람’ 프로그램 앞에서 이예진 연구사가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작물 생육시기별 적정 시비처방이 가능한 ‘흙토람’ 프로그램 앞에서 이예진 연구사가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농경지에서의 비료 사용으로 인한 국내 아산화질소(N2O) 배출량은 19.5%(2018년 기준)에 달하고, 질소수지는 OECD 국가 중 1위를 차지할 정도로 비료 투입에 따른 환경문제가 심각하다. 이에 정부는 농업환경 개선을 위해 농업인의 비료 적정사용을 인정하는 공익직불제를 시행하고 있고, 이 직불제를 받으려면 농업인들은 비료사용기준을 준수해야만 한다.

작물의 생육과 환경적인 면을 고려한 작물별 적정 양분기준 설정과 이를 통한 적정 시비처방은 기후변화시대에 지속가능한 농업경영과 환경보존은 물론, 농업의 공익적 가치 인정을 통한 농가소득 보전에도 기여하게 된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토양비료과 이예진 연구사가 이 기술개발 연구의 중심에 있다.

비료 50% 줄여도 생산성 유지

“작물은 초기·중기·후기에 따라 생육량이 달라지기 때문에 각각의 시기에 맞는 양분 공급이 필요합니다. 과실을 많이 맺는 시기에는 생육초기보다 양분이 더 많이 필요하고, 생육후기에는 작물의 생장속도가 느려지기 때문에 그에 맞춰 양분 공급량을 조정해야 합니다.”

이예진 연구사는 선도농가의 양분관리 현황 조사와 재배시험을 통해 작물 생육시기(생육초기, 착과기, 수확기, 수확후기)별로 필요한 물과 양분량을 주간 단위로 설정했다. 

이후 농가 현장에서 실증시험을 통해 작물 생산성과 토양 양분 집적에 영향이 있는지 검증하는 과정을 거쳤다. 이 작물별 양분기준은 작물 생산량은 유지하면서 환경부담은 최소화하는 기준이다.

이 연구는 우리나라 시설재배지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딸기, 오이, 애호박, 토마토, 풋고추, 단고추, 수박, 멜론, 가지, 참외, 열무, 상추 등 주요 작물 13종을 대상으로 했는데, 이는 우리나라 전체 시설 토경재배지의 76.7%에 해당한다. 작물 13종의 물과 양분량은 토양환경정보시스템인 흙토람(http://soil.rda.go.kr)에서 관비(물·양분) 처방서를 통해 농업인에게 제공되고 있다.

이예진 연구사는 토양 양분함량에 따라 관비량을 조절하기 위해 2020~2022년 오이와 수박 농가를 대상으로 실증시험을 수행했는데, 양분이 집적된 시설재배지는 관비로 공급하는 비료량을 50% 줄여도 생산성을 유지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연구사는 실증시험 결과를 반영해 관비처방서를 개선할 계획이라고 한다.

적정 관비처방으로 비료량 26% 절감

이예진 연구사는 적정 양분관리 기준이 없어 시비에 어려움을 겪는 작물의 비료 사용기준을 설정하기 위해 주요재배지에 대한 양분관리 실태조사와 비료 수준별 재배시험을 수행하고, 토양검정 비료사용처방 기준을 확대했다. 이를 통해 2009년부터 2019년까지 45개 작물의 적정 비료량을 설정했으며, 이 외에도 추가적으로 비료사용 정보를 수집해 현재는 226개 작물에 대한 적정 비료사용량 처방이 가능해졌다.

“영농현장에서 적정 비료량을 활용할 수 있도록 작물별 비료사용처방(5차 개정본) 기술보급서를 발간했습니다. 지난해부터는 전국의 농업기술원과 함께 비료사용처방 작물을 확대하기 위한 공동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2025년까지 246개 작물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작물 생육단계별 양분기준 설정에 따라 적정량의 비료를 투입하게 되면, 기존 농가보다 10a당 물 사용량은 111.4톤, 질소비료 사용량은 7.9㎏ 줄일 수 있다. 농가 실증시험에서 토양 중의 질산태질소 함량이 최고 73%까지 줄어들어 토양 중의 양분을 작물이 효율적으로 활용한 것으로 이 연구사는 평가하고 있다.

“농가에서 비료사용처방서에 따라 비료를 주면 비료량을 약 26% 절감할 수 있어, 연간 농경지 전체 비료 비용으로 환산하면 약 242억 원을 줄일 수 있습니다. 비료 적정량 사용으로 균형 있는 토양 관리는 물론, 수질오염, 온실가스 배출 등 환경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토양 내 탄소저장량 높이는 
퇴비 이용 기술도 개발 계획

“현재 발급되는 관비처방서는 작물 생육단계별로 공급량이 정해져 있는 표준 공급량입니다. 이에 따라 토양비옥도에 따른 양분 공급량 조절이 필요합니다. 현재 이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어요. 또한, 질소·인산·칼륨 외에도 미량원소는 작물 품질과 연관이 있기 때문에 미량원소의 공급기준을 설정하는 연구도 필요합니다.”

2020년부터 공익직불제가 시행됨에 따라 농가는 비료 사용량을 준수해야 한다. 비료 사용량 준수 이행점검은 토양의 양분 함량을 분석해 적합여부를 판정하는데, 관비처방에 따라 양분을 공급하면 시설재배 토양에 필요이상의 양분이 집적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농업인이 적정량의 비료를 사용할 수 있도록 작물별 비료사용기준 설정을 확대하고, 이용되는 비료의 효율을 높이는 기술을 개발할 계획입니다. 또한, 비료 과다사용으로 인한 온실가스 발생량을 줄이고, 토양 내에 탄소 저장량을 높일 수 있는 퇴비 이용 연구와 관련 기술을 지원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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