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촌진흥청-농촌여성신문 공동기획 - 첨단농업기술로 기후변화 대응한다

온실가스 배출에 의한 지구온난화로 야기된 기후변화는 지구환경의 지속가능성과 인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2050 탄소중립’ 계획을 수립하고 분야별로 구체적인 이행방안을 마련해 추진하고 있다. 농촌여성신문은 농촌진흥청이 기후변화에 대응해 농촌진흥청이 연구개발 중인 대표적인 기술 4건을 소개하고, 이 기술의 확산을 통해 농업분야 온실가스 저감과 지속가능한 농업 실현을 위한 R&D의 필요성을 재확인하고자 한다.[편집자 주]

② 전국 밭가뭄 예·경보 기술 개발

밭가뭄 모형 개발에 활용된 중량식 라이시미터(토양 수분 수지를 측정하는 장치) 연구시설에서 밭토양 수분 상태를 설명하고 있는 황선아 연구사.
밭가뭄 모형 개발에 활용된 중량식 라이시미터(토양 수분 수지를 측정하는 장치) 연구시설에서 밭토양 수분 상태를 설명하고 있는 황선아 연구사.

 

기상·작물·토양자료 활용해 전국 토양유효수분율 예측
가뭄피해 경제적 손실 최소화...관련정책 수립에도 기여

빨라지는 가뭄주기...기후변화 실감

국내 농업가뭄은 1904년부터 2000년까지 총 35회 발생해 1년에 0.36회 정도 발생했다. 그러다가 2001~2018년 사이에는 13회 발생해 발생빈도가 2배 증가했고, 2012~2018년에는 매년 발생하고 있어 기후변화를 실감케 하고 있다. 올해도 2월 중순 월동작물에 대한 물부족 현상이 심했고, 5월엔 전국 평균 5㎜의 매우 적은 비가 내려 가뭄이 극심했다. 

이처럼 가뭄은 특히 기상의 영향을 크게 받는 농업분야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어, 이를 미리 예측하고 대비해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토양비료과 황선아 연구사는 2018년부터 2023년까지 6년간 ‘농업가뭄 대응을 위한 전국 밭가뭄 예보·경보 기술 개발’ 연구를 수행해오며 기후변화의 영향으로부터 농업피해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전국 밭가뭄 상황 신속파악 가능

지난 2016년 행정안전부가 ‘밭토양 유효수분율’을 농업가뭄의 주요 지표로 선정함에 따라 농촌진흥청은 토양유효수분율 기반의 밭가뭄 자료를, 한국농어촌공사는 저수율 기준 논가뭄 자료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토양유효수분율은 토양·기상·작물의 자료를 통합한 모형을 활용해 산정된 자료인데, 가뭄자료는 기상청이 실측한 기상자료,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원이 수집한 작물자료, 흙토람의 토양자료를 활용하고 수식을 적용해 전국 167개 시·군에 대한 토양유효수분율을 예측해 작성된 자료입니다.”

가뭄 기준 작물을 콩으로 선정한 이유는 우리나라 밭에서 분포하는 대표적인 대면적 작물이며, 농과원에서 중량식 라이시미터(토양 수분 수지를 측정하는 장치) 연구를 통해 토양수분 변화에 따른 콩의 생육반응으로 토양유효수분율의 밭가뭄 단계를 설정한 바 있기 때문이다. 작물을 변경하게 되면 이러한 생육반응의 연구를 통해 가뭄단계 설정이 가능하다고 한다. 

지형은 경사도 10%가 기준이고, 변경 시 이외에 여러 경사도에 따른 유효강우량이 반영될 수 있도록 연구가 진행 중이라고 황 연구사는 설명했다.

밭가뭄 예·경보는 토양유효수분율을 기준으로 하는데, 이것은 실제 작물이 이용 가능한 토양 수분을 의미한다. 현재의 수분량은 작물(콩)이 증산한 수분량과 토양에서 증발한 수분량을 빼주고, 비가 오면 공급된 물량을 더해주면 산정할 수 있다. 토양에 담을 수 있는 물량, 공급되는 물량과 소비되는 물량을 계산하는 원리다. 

“이 같은 가뭄자료는 일단위 토양유효수분율을 계산하고 있으며, 전국 167개 시군에 대한 밭가뭄 현황을 단계별로 신속하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작물재배 시 가장 중요한 요인인 토양유효수분 정보를 활용해 농업가뭄에 따른 농업인들의 영농의사 결정을 지원하고 피해를 경감시킬 수 있다고 판단됩니다. 또한 일주일 후 강우시(평년기준 강우량)와 무강우시 전망을 통해 사전에 대비할 수도 있습니다.” 

밭가뭄 평가모형 고도화 연구 진행 중

현재까지의 연구성과만으로도 영농현장에서 충분한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황선아 연구사는 강조한다.

“중량식 라이시미터 연구를 통해 토양유효수분율에 따른 콩의 생육상태를 살펴봤더니, 콩은 정상단계(60% 초과)에 비해 주의단계(30% 초과 45% 이하)에서 수량이 20% 감소했고, 경계단계(15% 초과 30% 이하)에서는 70% 감소했습니다. 심각단계(15% 이하)에서는 콩이 모두 고사한 것을 확인했습니다. 토양유효수분이 콩의 생산량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을 알 수 있는 연구결과죠. 

따라서 밭가뭄 정보를 활용해 재해를 사전에 대비하면 작물 수확량 감소에 따른 경제적 손실을 줄일 수 있습니다. 또한 밭가뭄 예측자료는 농림축산식품부의 밭기반 정비사업과 한발대비 용수개발사업비의 과학적 근거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겁니다.” 

현재는 밭가뭄을 평가할 수 있는 모형을 만들고, 그 모형을 고도화해 보다 정밀한 값을 예측할 수 있도록 연구를 진행 중이라는 황 연구사는 설명했다.

“작물재배 시 가장 중요한 요인인 토양유효수분을 기반으로 밭가뭄 평가와 예·경보 기술을 개발해 전국 농경지 가뭄 상태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한 것이 이 연구의 가장 큰 성과입니다. 또한 밭가뭄 현황과 전망 정보는 올해 6월 가뭄시기에 대통령비서실, 농식품부, 영농현장 등에 제공했으며, 토양유효수분율(농진청)과 저수율(농어촌공사)의 통합된 정보로 농업가뭄에 대응하고 현장 상황에 맞는 급수대책에 기여했습니다. 특히 올해 2월 논에서 재배되는 월동작물에 대해 농어촌공사의 농수로를 통한 농업용수 긴급 지원으로 노지 밭작물의 가뭄을 해소시킨 성과도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농어촌공사와 농업가뭄에 대한 자료를 공유하고 기관 간 협업을 통해 농업가뭄에 대응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연구를 이어나가갈 계획이라고 황선아 연구사는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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