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이천 ‘농작업 안전재해 예방 관련 조례’

경기 이천시는 농업인 스스로 안전한 농작업 환경을 만들어 나갈 수 있는 안전문화 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다양한 안전재해 예방사업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7월, 송옥란 이천시의회 의원을 포함한 9명의 의원이 ‘농작업 안전재해 예방 및 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발의해 농작업 안전재해 예방 교육과 지원사업에 대한 근거를 마련했다. 이 조례는 ▲안전재해 예방을 위한 농업인 교육 ▲교육안전보건 전문인력 양성 ▲농작업 환경의 위험성 진단과 개선에 관한 사업 ▲농업인 안전보험 지원사업 등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이천시농업기술센터는 조례가 제정된 이후 관련 신규 사업 신청이나 예산 확보가 훨씬 수월해졌다고 전했다.

경기 이천시농업기술센터는 여성농업인을 대상으로 1회 2시간씩 총 10회에 걸쳐 근골격계질환 예방체조교육을 실시해 활기차고 건강한 농업 활동을 돕고 있다.
경기 이천시농업기술센터는 여성농업인을 대상으로 1회 2시간씩 총 10회에 걸쳐 근골격계질환 예방체조교육을 실시해 활기차고 건강한 농업 활동을 돕고 있다.

안전교육 수료 농업인 안전재해보험료 5% 할인

농작업 안전교육 사례 중심 이해도 높여

외국인근로자 언어 장벽으로 교육 어려워

편이장비 도입으로 신체 피로도 경감
유지수 이천시농업기술센터 생활자원팀 주무관은 “농작업 안전에 대한 교육과 농업인들의 인식개선이 급선무”라며 “농기구 보급사업에만 그치지 않으려면 사업을 진행하기 전에 농업인의 인식개선이 먼저”라고 말했다.

이천시농업기술센터는 2013년부터 농작업 편이장비 사업(5천만원)을 시행했다. 이를 통해 지역 작목의 특성을 고려한 의자나 전동운반차 등을 보급했다. 또 안전편이장비 보급, 전문 컨설팅, 근골격계질환 예방 프로그램을 통해 농작업 환경을 개선하고 농작업 능률을 높이고 있다.

특히, 편이장비 도입 전에는 손, 허리, 목 등 근골격계에 많은 부담이 있어 여러 피로증상을 호소했으나 편이장비 도입 후 신체 피로증상에 대한 호소율이 3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농업현장에서 농업인 안전재해 예방 교육과 안전관리 역량강화를 지원했다. 농업인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사례 중심으로 이론과 실습을 병행했다.

특히 농작업 시 가장 많이 발생하는 근골격계질환 예방을 위한 지원 사업(2천만원)은 100% 여성농업인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올해는 고추 재배농가가 많은 부발읍과 복숭아 농가가 많은 장호원읍에서 각각 20여명의 여성농업인을 대상으로 허리와 무릎 강화에 도움이 되는 체조교육을 실시한다.

신체 안정성 측정으로 교육 신뢰 높여
이천시농업기술센터는 지난해 이천시포도연구회를 대상으로 근골격계질환 예방체조교육을 실시했다. 교육은 ▲기본체조 ▲어깨·무릎 강화 체조 ▲맨손마사지 ▲요통예방 체조 ▲전도사고 예방 ▲안정성 증진 체조로 구성됐다.

교육을 마친 농업인들은 예방 교육 전과 후에 전문가가 직접 측정하는 신체 안정성 검사를 통해 신체 개선 능력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단순 반복작업이나 과중한 중량물 운반 등 농업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고, 농작업 안전관리 생활화 실천을 유도했다.

유 주무관은 “단순 지원사업으로 생각한다면 지속적인 교육이 어렵다”며 “신체 능력이 확실히 좋아진 결과를 확인하고 예방 체조의 필요성을 느낀 이후로는 더 적극적으로 교육에 참여한다”고 설명했다.

이천시농업기술센터는 안전교육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편이장비 또는 농기계에 부착하는 반사판 등의 보호구를 우선으로 지원하거나, 교육을 이수한 농업인에 한해 농협에서 판매하는 안전재해보험료 5% 추가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유 주무관은 “초창기에는 교육의 중요성보다 편이장비 보급을 위주로 했다면, 최근에는 근골격계질환을 예방하는 체조 교육, 인식개선 위주로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추세”라며 “특히 여성농업인의 참여가 두드러진다”고 전했다.

올해 첫 농업인 안전리더 도입·시행
올해 처음으로 여성농업인 안전리더 사업 공모에 한국생활개선이천시연합회 임원 4명이 신청했다. 이들은 농업인 안전리더로서 ▲안전교육 ▲안전점검 ▲안전홍보 등 지역에 맞는 선도적인 안전지킴이로 홍보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이천시는 농작업 안전재해 예방사업 대상자 선정 시 여성농업인에 가산점을 부여하고 있다. 특히 단체 구성원 중 여성농업인의 비율이 높거나 고령농업인이 많을수록 가산점을 부여한다.

“남성농업인은 농기계 사고가 가장 높지만 여성농업인은 반복작업으로 인한 근골격계질환, 넘어짐 사고가 가장 많습니다. 추후 농작업 안전사고에 취약한 고령자와 여성농업인을 대상으로 압축분무기와 같은 소형농기계 지원 사업도 확대할 예정입니다. 그런데 현장에 있는 외국인근로자 교육도 문제예요.”

유 주무관은 “외국인근로자를 위한 안전재해 예방교육도 해결해야 할 과제”라며 “언어도 다르고 농장주도 인식 개선이 안 돼 있어 직접적인 교육은 어려운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최근 중대재해처벌 확대 적용으로 현장의 안전재해 예방이 강조되고 있어 농업 현장 안전관리 강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이에 유 주무관은 “농업분야에 중대재해처벌법을 확대 적용해 농작업 안전관리 기준을 마련하고 매뉴얼을 보급해야 한다”며 “전담인력을 추가로 배치해야 심도 있는 사업이 추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니인터뷰  -  송옥란 이천시의회 의원

심신이 건강하고 안전한 농업 위해…

송옥란 의원
송옥란 의원

- 조례를 발의하게 된 배경은.
이천시는 ‘정의롭고 따듯한 지역’을 모토로 한 도농복합도시다. 지난해 3m밖에 되지 않는 농로에서 농기계를 운전하던 농업인이 전복되는 사망 사고가 있었다. 그래서 지난해 농기계 임대 시 기본적인 매뉴얼에 안전 조항 체크리스트를 추가하기도 했다.

경운기, 트랙터, 관리기 등 농기계 교통사고는 일반차량 교통사고보다 사망위험이 6배 이상 높기 때문에 농작업 사고 위험성에 대한 경각심과 안전문화 확산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안전요원을 양성하거나 농작업재해보험 가입 등 농작업 안전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장기적인 목표로 조례를 마련했다. 특히 농기계 임대 시 고령농업인이나 여성농업인은 운전미숙이나 부주의 등으로 안전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농기계를 운전하는 전문인력을 양성해 농번기에 파견하는 조례를 준비하고 있다.

- 여성농업인에게 안전재해란.
농업은 기본적인 생명산업이다. 병을 치료하기 위해 식이요법이 필요하고, 건강한 먹거리 생산을 위해 여성농업인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노동력이 필요한 농업도 있지만, 건강한 먹거리산업에 있어 전략과 지혜가 필요한 여성농업인이 주도하는 농업의 시대가 올 것이다.

여성농업인의 건강한 신체를 통해 농업에 대한 자부심과 성취감이 높아지고 농작업 시 재해도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농업에 대한 자긍심을 높이고 정서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커뮤니티 활동 지원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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