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집 - 여성새로일하기센터와 농촌여성 일자리(전북 완주)

“일자리가 필요한 구직자나 창업을 희망하는 누구나 고용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받기 위해 큰 집을 지은 거죠. 이곳에 여성새일센터를 비롯해 로컬잡센터도 있어요. 농번기에 현장에 필요한 인력을 연계해 줍니다. 농가체험이나 일당제로 농촌 일자리를 찾아요. 그걸 농가나 구직자 모두가 원하기도 하고요.” 

 

국내 최초 ‘원스톱 일자리 센터’

완주새일센터 농어촌형 지정·승인

농가·영농인력 소득신고 원치 않아

농업인 구직자 창업 공동체로 안내

완주여성새로일하기센터는 2017년부터 매년 창업교육을 통해 창업공동체를 배출한다. 지역 행사에 홍보부스를 마련해 여성들이 유연한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완주여성새로일하기센터는 2017년부터 매년 창업교육을 통해 창업공동체를 배출한다. 지역 행사에 홍보부스를 마련해 여성들이 유연한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구직자 맞춤 일자리 원스톱 연계
임미현 완주여성새로일하기센터 팀장의 말이다. 전북 완주군일자리지원센터는 관내 기업의 구인난 해소, 일자리 창출, 고용 안정 등을 위해 2020년 10월 설립됐다. 과거 곳곳에 분산돼 있던 다양한 일자리 센터를 한 기관에서 통합 운영하기로 결정하면서 국내 최초로 수요자 중심의 ‘원스톱 일자리 센터’를 열게 된 것이다. 주민들은 연령과 성별에 관계없이 한곳에서 완주군의 모든 일자리 구직서비스를 받게 됐다.

완주군은 전국 최초로 고용노동부의 지원을 받아 ‘로컬잡센터’를 2018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농가 일자리를 희망하는 지역민과 지역 외 구직자를 완주군 내 농가에 연결하고 지역 농가 일자리 활성화를 위해 교통비와 식비를 지원하는 이 사업은 전북지역 5곳에서 운영되고 있다. 

“농촌은 보통 농로가 많아 교통이 불편해요. 대중교통이 많지 않기에 이동수단 등을 고려해서 일자리를 연계해 주죠. 고용노동법상 주 5일 근무에 40시간 규정이 있지만 실제로 지켜지지 못해요. 근무 외 시간은 필수고 주말에도 근무 가능한 자를 원하거든요.”

2015년 8월에 개소한 완주여성새로일하기센터(이하 완주새일센터)는 우석대학교 산업협력단이 운영하는 민간위탁기관이다. 완주새일센터는 전북에서 유일한 군 단위형이라 농어촌형으로 지정 승인을 받았다. 

현장 동행면접으로 구직자 부담 줄여
“경력단절여성과 함께 현장 동행 면접을 다니면 뿌듯할 때가 있어요. 오랫만에 면접관을 마주한 구직자들이 긴장을 많이 하거든요. 그러면 옆에서 대변하며 면접을 이어가죠. 그래도 여성새일센터에서 우선 1차 면접을 통과한 구직자라서 기업에서도 기본적인 신뢰를 갖습니다.”

완주새일센터는 취약계층, 경력보유여성을 경제활동가로 양성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중 주력 사업인 ‘완주 일자리학교’의 경우 매년 5개 과정의 교육을 추진, 수료 후 바로 취·창업과 연계해 다수의 취업자를 배출시키고 우선 취업의 기회를 제공한다. 해당 교육은 집단 상담, 동행면접, 인턴지원금 등 세심한 지원으로 기업과 취업자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기업에 방문한 적이 있는데 기존에 새일센터를 통해 취업자가 생산 현장에서 마스크를 살짝 내리고 밝게 웃으며 인사를 건네는 거예요. 잘 다니고 있다고 손짓을 했던 거였죠. 퇴사를 고민하던 때 취업을 성공시킨 결혼이민여성이라 10년이 지난 지금도 기억이 생생해요. 쾌적한 근무환경이었으면 더 좋았겠다는 아쉬움과 고마움이 교차한 순간이었어요.”

임미현 완주여성새로일하기센터 팀장(사진 앞줄)을 비롯해 5명의 취업상담사가 여성 구직자를 기다리고 있다. 
임미현 완주여성새로일하기센터 팀장(사진 앞줄)을 비롯해 5명의 취업상담사가 여성 구직자를 기다리고 있다. 

그래서 임미현 팀장은 여성이 근무하기 좋은 기업을 발굴하기 위해 발품을 팔았다. 넓은 부지가 보이면 곧바로 현장 감독관을 찾아가 어느 기업이 들어오는지, 여성 근로자는 몇 명이나 되는지 사전에 꼼꼼하게 파악했다.

“명함 한 장 주고는 잡상인 취급 많이 받았어요. 경비 아저씨들한테 제지당한 게 한두 번이 아니고요. 그래서 매년 완주군청에 수첩을 부탁해서 항상 들고 다녀요. 그러면 바라보는 시선이나 대우가 달라지더라고요.”

창업공동체-협동조합-사회적기업으로 유도
농어촌형 완주새일센터는 매년 직업교육 훈련 과정으로 창업 교육은 필수다. 또한 3년간 사후관리도 진행된다. 완주새일센터는 취업과 창업을 나눠 교육이 진행되며 취업교육 이후 1년 이내 취업을, 창업교육은 지역과 상생할 수 있는 동반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17년부터 매년 창업교육을 통해 창업공동체를 만들고, 이후 협동조합, 더 나아가 사회적기업으로 발전하는 완주군만의 차별화된 일자리 사업을 펼치고 있다.

“처음부터 자본금을 가지고 시작했던 게 아니었기에 관련 지원사업을 안내하고 연계해 지원금이나 혜택 등을 놓치지 않게 했죠. 사업계획서 작성할 때도 핵심적인 부분을 강조하고 심사에 우선시되는 조건들을 파악해 컨설팅하는 것도 새일센터가 할 수 있는 초년생들을 위한 사후관리죠.”

2017년에 시작한 ‘가우리’ 공동체는 완주새일센터에서 경력단절여성과 귀농인 대상으로 3개월간 가죽공예지도사 과정을 마친 15명의 여성들이 결성한 지역 창업공동체다. 휴대폰케이스 등 18개 제품을 만들어 창업교육센터나 소셜굿즈 사회적 경제팀에 홍보와 연계를 통해 시제품 개발에도 참여했다.

완주새일센터는 지난해 6차 산업을 진행해 우수센터로 선정되기도 했다.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창업교육을 통해 지역에서 상생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것이다.

올해 3월부터 지역 여성 15명을 대상으로 업사이클링, 자이언트플라워 공동체 창업과정을 시작한다. 자이언트플라워 창업과정을 통해 지역 행사나 돌잔치, 어린이집 행사장에 전시하고 유연한 경제활동을 하게 된다.

‘꽃담길’ 지역공동체로 여성 일자리 활기
꽃담길(대표 오승희)은 완주새일센터의 창업과정 수료 후 공동체 결성과 사업화를 통해 여성취업자들의 안정적인 정착을 이어오고 있다. 익산에서 요식업을 하다 2018년에 완주로 귀농한 오 대표는 이듬해부터 ‘직업훈련교육 공예전문가 창업과정’을 통한 압화공예를 시작했다. 이를 계기로 꽃을 좋아하는 사람끼리 모여 지역 행사에도 참여하며 모든 과정을 수료한 이후 비영리 공동체로 활동하다 2021년 5월, 농업회사법인으로 자리를 잡았다. 

꽃담길은 봉동읍 은하리 소규모 농장에서 생화와 다육이, 식용 꽃을 연구하고 재배하며 2차 가공과 판매, 꽃 따기 체험과 제다법(찻잎덖기)등 다양한 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6차산업 인증까지 받은 꽃담길은 꽃차 외에도 마리골드를 활용한 된장, 고추장 등 전통장 레시피 개발에 한창이다.

완주새일센터는 홍보에도 적극 참여하며 완주지역 꽃차산업 발전을 이끌었다. 특히 ‘한국임업진흥원 그루경영체’를 연계해 지속가능한 경영체의 자립과 발전을 도왔다.

오 대표는 “아무래도 프로그램 연계의 힘이 컸던 것 같다. 이처럼 다양한 교육을 통해 여성들이 참여할 수 있는 창업공동체가 많아졌으면 좋겠다”며 “앞으로도 공동체를 활성화해 지역 여성 일자리를 늘리고, 완주군이 식용꽃 특화단지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완주새일센터는 완주만의 특색을 살린 창업 아이템으로 지역에 안착시키고 지속가능한 상생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또 공동경영주로 등록한 여성농업인은 소득신고 의무대상이 아닌 지역공동체나 협동조합을 통해 유연한 경제활동을 유도하고 있다.

임미현 팀장은 “농업인도 재배 작물에 있어 전문가다. 쌀농사를 짓는 농업인이 막걸리를 만들 수 있듯이, 그런 소소한 아이템이 있다면 새일센터의 문을 두드려 달라”며 “지역에 핵심사업으로 연계될 수 있도록 디딤돌이 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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