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싹농기업 탐방 - 친환경 뷰티 스타트업 ‘금싸라기’

금싸라기는 싸라기를 새활용한 제품들을 선보이며 사회적 가치를 다하고 있다.(왼쪽부터 서지민 영업담당, 정아름 대표, 강진경 마케팅담당)
금싸라기는 싸라기를 새활용한 제품들을 선보이며 사회적 가치를 다하고 있다.(왼쪽부터 서지민 영업담당, 정아름 대표, 강진경 마케팅담당)

깨진 쌀에서 미백·보습 기능 발견

중앙대학교 재학생 7명 의기투합

클렌징바·솝 파우더 등 선봬

“사회적가치 다하는 기업 될 터”

골칫거리 싸라기의 놀라운 변신
푸드테크는 식품(Food)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식품생산·유통·소비 전 과정에 IT·BT·로봇 등 첨단기술이 결합된 신산업으로 정의된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소비트렌드가 환경·건강 중시, 개인 맞춤형 소비, 비대면 활성화 등으로 변화하면서 푸드테크의 높은 성장이 기대되는 가운데, 특히 청년들이 새로운 농업 분야의 진입을 유도하는 매개체로도 기대된다.

여기 중앙대학교 재학생 7명이 깨진 쌀인 싸라기(broken rice)로 친환경 뷰티 제품을 개발한 ‘금싸라기’(대표 정아름)의 신선한 도전이 눈길을 끌고 있다.

싸라기는 도정 또는 태풍 등 재해 때 많이 발생한다. 쌀농가에게는 골칫거리로 보통 버리거나 헐값에 넘기기 일쑤다. 게다가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 1월 쌀 등급기준을 개정해 보통등급의 싸라기 혼입 한도를 20%에서 12%로 낮추기로 하면서 가치는 더 떨어지게 됐다. 싸라기가 많이 섞일수록 수분 흡수가 빨라져 죽밥이 돼 밥맛을 떨어뜨린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정아름 대표는 싸라기의 가치를 다르게 평가한다.

정 대표는 “싸라기는 일반 쌀보다 크기는 작지만 단백질과 탄수화물 등 영양성분을 모두 갖고 있으면서 미백에도 효과적으로, 품질이 떨어지는 게 아니라 친환경 제품을 가능케 하는 아기쌀이란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이어 “친환경 유기농쌀을 재배하는 협업농가에게 공급받기 때문에 더 안전한 제품이란 인식이 생기면서 민감한 피부나 아이를 위해 자극이 덜한 제품을 원하는 소비자들에게 입소문이 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클렌징바 생산에는 적잖은 노력이 들어간다. 무농약 유기농 싸라기를 멸균과 분쇄과정을 거친 후 천연 추출물을 섞어 약 1천시간 숙성과정을 거친다. 그 결과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 입점해 보습력과 세정력 모두 95% 수준의 만족도를 인정받았다.

합성계면활성제와 인공향료와 인공색소를 일절 포함하지 않고, 포장재마저 자연 분해되는 종이 패키지를 썼다. 후속제품인 솝 파우더는 재활용 가능한 유리병에다 쉽게 제거되는 라벨지와 배송 시 종이 완충재 외 별도 포장도 하지 않으며 제로 웨이스트를 적극 실천하고 있다. 이런 점들이 요즘 소비자들의 선택을 이끌어내는 효과도 거뒀다.

금싸라기의 첫 제품인 아기쌀 클렌징바
금싸라기의 첫 제품인 아기쌀 클렌징바

농가 시름 덜어드렸으면…
중앙대학교 소셜 벤처 창업동아리에서 시작한 금싸라기 멤버들은 전체 수확량에서 30% 정도 발생하는 싸라기의 존재를 우연히 알게 됐고, 애써 키운 농작물을 버리는 농가의 시름을 덜어드리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정아름 대표는 “충남 서천과 경기 안산의 협업농가로부터 싸라기를 공급받고 있는데, 우리가 회사를 창업한 취지에 공감하고 지지하며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농가들의 진심이 고마워 지난해 연말 금싸라기는 서울 동작복지재단에 협업농가의 쌀 50포를 구매해 기부하는 상생의 정신을 발휘했다.

정아름 대표를 포함해 금싸라기 멤버 모두 중앙대학교 재학생인 20대 초반의 이른바 ‘제트세대’다. 조금 더 나은 세상을 위한 역할을 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시작했지만 대학생이라는 이유로 전문성을 의심받는 경우도 간혹 있었다. 그런 의심을 불식시키기 위해 학업과 병행하면서도 불철주야 제품 업그레이드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무엇보다 금싸라기 제품이 친환경 뷰티시장에서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여러 난관을 돌파해갔다. 그 밑바탕에는 오래전부터 쌀이 가능 피부 진정과 보습 효과를 기록한 역사가 있었다. 거기다 각질 케어와 모공 속 노폐물 제거 기능까지 추가한 제품들을 속속 선보였다.

정 대표는 “기록에 보면 조선시대 궁녀들이 쌀을 활용한 세안법이 기록될 정도로 효능은 이미 인정받아 왔다”면서 “2019년 창업 후 2년간 연구를 통해 2021년 첫 제품 클렌징바를 내놨고, 솝 파우더와 파우더 팩트에 이어 올해도 신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하며 사회적 가치를 다하면서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키워가겠다는 야무진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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