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여성장관이자 농촌정책 전문가에 기대감
야당, 연구자 한계·조직장악력에 의문 제기
양곡관리법 개정안 반대 “수급 따라 시장에 맡겨야”

지난 18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었다. 큰 결격사유가 없어 임명이 무난해 보인다.
지난 18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었다. 큰 결격사유가 없어 임명이 무난해 보인다.

최초의 여성장관이자 농촌정책 전문가로 기대를 받는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지난 18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개최됐다.

야당은 연구자로만 경력을 쌓았다는 점과 과도한 대외활동를 지적했다. 또한 지명소감에 물가안정이 급선무라고 밝힌 후보자에 소비자부 장관이냐며 질타했다. 특히 야당이 재추진하고 있는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비롯해 농산물가격안정제에 반대를 분명히 해 충돌하기도 했다.

송미령 후보자는 모두발언을 통해 “수세적·소극적 정책을 버리고 공세적·적극적 정책으로 전환해 저평가된 농업과 농촌을 완전히 탈바꿈시키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핵심 추진사항으로 ▲경영비 부담 경감과 농산물 수급안정 ▲농업의 고소득화와 좋은 일자리 제공 ▲국민이 살고 일하고 쉴 수 있는 가치 있는 공간 변화 등을 꼽으면서 특히 농촌소멸 대응을 최우선으로 챙기겠다고 밝혔다.

송 후보자는 “청년이 돌아오려면 농업이 먹고 살 만한 수준의 소득이 보장되는 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며 “농촌자원을 활용해 제2의 삶터이자 새로운 쉼터로 농촌을 변모시키는 데 정책의 최우선 순위로 두겠다”고 설명했다.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반대” 분명
송 후보자는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공급과잉 심화와 가격하락은 물론이고 막대한 예산낭비만 부추길 것이라는 소신을 내세웠다. 그는 “쌀가격은 제도로 하는 것보다 선제적 수급관리를 통해야 한다”며 “부족한 부문은 다층적인 경영안정망 구축을 통하는 게 좋다”고 주장했다. 지난 5일 기준 산지쌀값(80㎏)이 19만8468원으로 두 달 전보다 8.8% 하락한 것과 관련해선 “시장상황을 보고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 아직 시장격리는 생각할 단계가 아니다”고 답변했다.

야당은 개정안이 품목 간 형평성을 해치지 않고 식량안보 차원에서도 필요하다며 후보자가 구체적 고민 없이 정황근 장관 따라하기에 머물고 있다고 일제히 성토했다. 이원택 의원은 “생산비 폭등으로 농업소득이 30년 전보다 후퇴했는데 시장에 쌀값을 맡겨야 한다는 답변은 대단히 부적절하다”고 꼬집으며 20만원이 아닌 최소 22만원선을 확보하라고 촉구했다.

연구자 한계 지적도
농경연에서 농촌정책으로만 경력을 쌓아 농업관련 전문성도 도마에 올랐다. 주철현 의원은 “석·박사 논문을 보면 서울위성도시, 도시 통근·통학을 했고, 정책을 수립하고 시행하는 경력도 전무해 장관보다는 농경연 원장에 맞다”고 지적하며 경험 부족과 조직장악력을 우려했다.

위성곤 의원도 “현장에선 힘 있는 정치인 출신 기대가 많아 (농경연 출신) 후보자에 걱정이 많다”며 “제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정부 전체정책 흐름만 따라가다간 문제가 될 수 있다. 이미 지명 당시에 물가안정을 우선하겠다고 밝혔는데 이건 농업정책을 포기하겠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윤준병 의원은 “(인사청문회에서)연구자의 용어를 계속 사용하고 있다. 특히 물가안정은 기재부 장관이 얘기할 내용”이라며 “농산물가격 안정과 농민을 제대로 챙길지 걱정”이라고 주장했다.

어기구 의원은 “농식품부 장관이 전투력을 발휘해야 하지만 지명소감에 소비자들의 근심을 덜어주는 게 급선무라는 발언에 농민들이 깜짝 놀랐다”고 비판했다.

반면 여당은 후보자만큼 전문성을 갖춘 인재는 없다며 엄호에 나섰다. 정희용 의원은 “농경연 출신으로 허신행, 이동필 장관이 있다”며 “이동필 전 장관은 3년 6개월 역대 최장수 장관이었다”고 대응했다. 또한 “다양한 시각으로 여러 부처와 협업한다면 장관직 수행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옹호했다.

여성농업인·가루쌀 관련해 원론적 입장만
최초 여성장관이다 보니 여성농업인에 대한 질의도 오갔다. 서삼석 의원은 “지난 6년간 여성농업인 권익신장과 정책도 개발하고 법안도 냈지만 현장 체감도는 미미하다”며 이를 개선할 획기적인 복안을 물었다.

송 후보자는 “여성농업인 권익문제는 잘 알고 있다. 특히 청년여성농업인은 또 다른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소통하는 자리를 통해 더욱 발전된 정책을 발굴하겠다”고 다소 원론적인 답변만 내놨다. 서면질의에서 2024년 본사업으로 확대되는 여성농업인 특수건강검진 사업에 대해선 “취임하게 되면 전국규모로 확대해 더 많은 여성농업인에게 의료복지 혜택을 제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정황근 장관이 야심차게 추진한 가루쌀 정책은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송 후보자는 “정책은 연속성이 있어야 효과를 거둘 수 있다”며 “(가루쌀 재배)농가 간 기술력 차이가 있어 재배매뉴얼과 기술교육을 강화해서 생산성을 높이고, 소비확대를 위한 추가조치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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