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구실 노크 - 사라지는 꿀벌 연구... 성건묵 충남대학교 응용생물학과 교수

충남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1420호. 성건묵 응용생물학과 교수의 연구실이다. 2021년부터 서울대, 경희대, 한국농수산대학교와 농촌진흥청의 ‘꿀벌 유전체 기반 병해충 방제기술 개발’ 연구과제를 공동으로 수행하고 있는 성 교수는 이 연구과제 중 사라지는 꿀벌 문제의 한 요인인 ‘꿀벌응애’ 분야를 맡고 있다. 성 교수에게 사라지는 꿀벌과 응애 방제 연구 성과에 대해 들어봤다.

성건묵 충남대학교 응용생물학과 교수는 RNA 간섭 기술을 통해 꿀벌에 기생하는 꿀벌응애를 방제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성건묵 충남대학교 응용생물학과 교수는 RNA 간섭 기술을 통해 꿀벌에 기생하는 꿀벌응애를 방제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실서 직접 벌 키우며 꿀벌 방제연구 매진
꿀벌 실종의 한 원인 ‘꿀벌응애’ 방제기술 개발

-최근 꿀벌이 사라지는 이유는 무엇인지.
기후변화로 인해 아까시나무와 같은 밀원수의 개화기가 변하고, 또 겨울인데도 봄처럼 포근한 기상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월동 중인 벌이 따뜻해진 날씨에 꿀을 따러 나갔다가 벌집으로 돌아오지 못해 죽곤 한다. 곰팡이, 세균, 바이러스 등에 의한 다양한 질병으로 인해 꿀벌들이 죽거나, 농약을 친 작물에 노출돼 영향을 받기도 한다.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꿀벌응애다. 꿀벌응애는 꿀벌에 기생하면서 체액을 빨아 먹어 꿀벌을 죽인다. 농진청과 꿀벌응애를 어떻게 방제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고 연구했다.

-꿀벌응애를 방제하려면.
꿀벌응애는 1950년대에 국내에서 발생했다. 오래된 해충이 기후변화와 맞물려 활개를 치고 꿀벌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 양봉농가에서는 꿀벌응애를 방제하고자 벌통에 다양한 화학약제를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지속적인 화학약제 사용은 꿀벌응애의 약제 저항성을 높여 방제를 어렵게 한다. 그래서 약제를 사용하지 않고도 꿀벌응애를 방제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생명공학기술의 하나로 ‘RNA 간섭 기술’에 집중했다. 꿀벌응애의 유전자 조작을 통해 꿀벌응애를 방제하는 기술이다.

-RNA 간섭 기술이란.
RNA 간섭은 특정 유전자의 발현을 억제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을 이용해 꿀벌응애가 살아가는 데 필수적인 유전자의 발현을 억제했고, 꿀벌응애가 생존할 수 있는지 실험했다. 꿀벌에는 영향을 주지 않고 꿀벌응애만 죽일 수 있는 특정 유전자를 발견했고, 꿀벌응애를 대상으로 RNA 간섭 연구에 성공해 현재 특허 출원을 준비 중이다.

RNA 간섭 기술에 사용되는 ‘dsRNA’를 안정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기술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를 현장에 적용해 화학약제를 대체할 수 있는 꿀벌응애 방제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다만, dsRNA 조성물의 생산 비용과 현장 적용 문제는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숙제다.

-연구실에 벌통이 눈에 띈다.
그간 충남대 응용생물학과에서 농업해충을 연구했는데 꿀벌 연구는 처음이다. 꿀벌을 직접 키워야겠다는 생각에 양봉농가를 수소문해 벌통을 구입해 양봉을 시작했다. 여왕벌이 벌통을 나가는 분봉도 겪어 양봉인들에게 조언을 얻기도 했다. 화분매개 곤충 중에 꿀벌은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꿀벌이 줄면 과일은 물론 농산물 생산에 타격이 크다. 꿀벌응애 방제 연구는 올해가 3년차로 마지막이다. 후속 연구에도 함께하면서 농업현장에 연구 성과가 보급될 수 있도록 매진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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