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DOC의 ‘DOC와 춤을’ 등
히트곡 만들어 가수를 스타로
멜로디와 리듬의 완벽한 조화
대조영·제빵왕 김탁구·김과장… 
영화·드라마음악으로 감성 자극
30년 맞춘 호흡…속도·퀄리티
큰 프로젝트에 시너지 극대화
“OTT 등으로 외연 넓힐 터” 

■만나봅시다- ‘스타’ 형제 음악감독 박해운·해문의 따로 또 같은 음악 이야기
1997년, 한국 대중음악계에 혜성처럼 등장한 신예 작곡가가 있었다. DJ DOC의 ‘DOC와 춤을’을 만든 박해운. 3년 뒤 두 살 터울 동생 박해문과 함께 만든 DJ DOC의 ‘Run To You’도 히트하면서 ‘스타’ 형제 작곡가로 불렸다. 형제가 만든 곡이 가수를 ‘스타’로 만든다고 해서 붙은 수식어다. 
쿨의 ‘친구가 연인이 되기까지’ ‘또 자 쿨쿨’, 임창정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핑클의 ‘TRUE LOVE’, 김종국 ‘남자니까’, 컨츄리꼬꼬 ‘콩가’, 백지영 ‘미소’ 등 셀 수 없이 많은 히트곡을 만들고 DJ DOC, 다비치, 브라운아이드걸즈 등 여러 가수의 앨범을 프로듀싱했다. 
영화나 드라마음악을 통해서도 알게 모르게 우리의 감성을 자극해 온 박해운·해문 음악감독을 만났다.

마치 구전 가락에 음표를 붙인 것 같은 DJ DOC의 ‘DOC와 춤을’부터 풍부한 사운드에 가수 서호의 고음이 더해진 나의 나라 ‘Remember’에 이르기까지, 박해운(오른쪽)·해문 형제 음악감독이 만든 음악은 익숙한 듯 새로운 듯, 경이로운 경험을 선사한다. 
마치 구전 가락에 음표를 붙인 것 같은 DJ DOC의 ‘DOC와 춤을’부터 풍부한 사운드에 가수 서호의 고음이 더해진 나의 나라 ‘Remember’에 이르기까지, 박해운(오른쪽)·해문 형제 음악감독이 만든 음악은 익숙한 듯 새로운 듯, 경이로운 경험을 선사한다. 

유튜브 채널 '뽕댄스연구소'
형제는 드라마 ‘나의 나라’ ‘더킹 투하츠’ ‘울랄라 부부’ ‘베토벤 바이러스’ ‘대조영’ ‘거상 김만덕’ ‘근초고왕’ ‘광개토대왕’ ‘천하무적 이평강’ ‘철의 제왕 김수로’ ‘제빵왕 김탁구’ ‘김과장’ ‘전우치’ ‘불의 여신 정이’ 등의 OST 또는 음악을 만들었다. 

이 밖에 다큐멘터리 ‘문명의 기억 지도’, 한·중 합작 팩츄얼 드라마 ‘임진왜란 1592’, 중국 CCTV 드라마 ‘SPY’, 국악 태권도 뮤지컬 ‘비가비’, 안동하회탈 뮤지컬 ‘내사랑 하별이’, 라디오 CM, 광고음악, 지방자치단체 행사음악 등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요즘은 사극 드라마 음악을 준비한다. 사극은 2019년 JTBC 드라마 ‘나의 나라’ 이후 4년 만이다. 

“1990년대 곡 작업 환경이란 지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열악했어요. 밤새는 것은 보통이고, 제작자 등 눈치도 봐야 했습니다. 주어진 환경에서 우리가 추구하는 음악을 할 수 있는 드라마음악 등에 집중하고 있지요.” 

유튜브 채널 ‘뽕댄스연구소’는 이들이 세상과 소통하는 또 하나의 창구다. ‘뽕’이라고 하면 트로트를 연상할 수 있지만, 거리가 멀다.

“뽕은 어감이 강하지요. 뽕댄스연구소에선 중독성 강한 멜로디, 이탈로 디스코와 유로 댄스 풍의 곡을 선보입니다. 장르는 계속 바뀔 겁니다. 그런데요, 바빠서 한동안 작업을 못하고 있지요. 하하하.” 

뽕댄스연구소는 이른 바 뽕댄스음악을 비롯해 녹음 등 제작 과정, 주변 음악인이나 방송인들과 어울리며 빚은 에피소드 등을 담은 메이킹 필름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지난봄부터는 故 박정운 추모곡 녹음을 진행해 왔다. 박정운의 절친 가수 박준하가 기획한 추모곡은 박정운 데뷔 10주년을 맞아 2002년 내놓은 기념앨범 7집 ‘Thank you’에 실린 ‘고마워요’다. 

컴퓨터 천재, 음악에 눈뜨다
“말 못할 사정이 좀 있었는데 원만히 해결됐습니다. 추모곡 준비 과정에서 가장 큰 일은 뮤직비디오를 만드는 작업이었지요. 저예산으로 제작을 하다 보니 영상이 너무 여유 없이 나왔습니다. 참여 가수들 모두 좋은 마음으로 함께한 만큼 올해 안에 마무리해야지요.”

박해운이 타고난 멜로디(음의 높낮이의 변화가 리듬과 연결돼 하나의 음악적 통합으로 형성되는 음의 흐름. 또는 음향의 형태)의 마술사라면, 박해문은 리듬(음의 장단이나 강약 따위가 반복될 때의 그 규칙적인 음의 흐름)과 사운드를 가지고 노는 재주꾼이다. 

박해문은 “형은 이미 초등학생 때 애플Ⅱ 가정용 컴퓨터를 마스터하고 서울 컴퓨터 전문 잡지에 기고를 하는 등 ‘컴퓨터 천재’로 불렸다”면서 “형이 중학생 때 부산 유명 컴퓨터학원에 스카우트되면서 형을 따라 음악과 엮이게 됐다”고 돌이켰다.

컴퓨터학원의 제안에 무료 수강하던 어느 날 어린 박해운의 귀에 들어온 것은 밴드 악기 소리였다. 

박해운은 “컴퓨터학원에서 음악학원도 운영했는데 밴드 악기 소리를 듣다 보니 기타 등을 배우고 싶다는 욕심과 함께 컴퓨터로 음악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겼다”고 회상했다. 

“신이 났었지요. 형의 영향으로 음악이라는 것에 눈과 귀가 트였지만, 늘 함께하지는 않았어요. 형이 게임 등 컴퓨터 프로그래밍이나 록을 바탕으로 한 컴퓨터 음악을 만드는 데 빠졌다면, 나는 록뿐만 아니라 이탈로 디스코 등에 관심이 생겨서 라디오에서 접한 해외 가수 테이프를 사려고 온 부산을 헤매고 다녔지요.”

박해문은 일찌감치 클럽음악과 국악 등에 심취했다. ULTA DJ, Seagate DJ로 활동하며 EDM(Electronic Dance Music) 앨범을 내기도 했다. 헤비메탈 밴드 ‘나티’의 프로듀서도 맡고 있다. 

박해문 음악감독은 오는 12월부터 농촌여성신문에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디바’를 연재, 1960년대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디바’로 불린 국내외 여성 가수들과 히트곡, 당시 음악 사조를 소개한다. 

같이 흥하고 같이 망하고
박해운·해문 음악감독의 추억 속의 음악과 그들이 만든 음악은 유튜브 채널 ‘Seagate DJ’에 정리돼 있다. 

부산에서 나고 자란 이들은 고교에 진학 뒤 밴드 베이시스트로서, 아마추어 작곡가로서 음악을 만들었다. 그리고 군 복무를 전후해 프로 세계에 입문했다. 박해운이 군대에 간 사이 박해문이 먼저 데뷔했다. 심형래가 설립한 영구아트무비 제작의 영화 ‘파워킹’(1995년) 음악감독. 이후 곧바로 입대했다. 박해운은 제대한 뒤 1996년 데뷔했다. 

30년 가까이 흥하면 같이 흥하고, 망하면 같이 망했다. 그래서 둘 중 누군가 다른 직업을 선택했다면 어땠을까 생각할 때도 있다고. 

“의견 차이로 다투기도 하고, 소주 한잔하면서 풀기도 합니다.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 왔기 때문에 큰 프로젝트를 할 때 속도나 퀄리티 등 시너지를 내지요. 서로에게 든든한 버팀목이랄까요. 리메이크 음악 홍수 속에서 용기를 내서 한 발짝이라도 새로운 음악 세계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힘이지요. 앞으로 OTT 등 외연을 넓히면서 우리의 음악 세계를 보다 탄탄하게 구축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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