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력적 음색 여성 보컬 계보 
박혜경·한희정…이현영 합류
더더식 발라드 싱글 ‘이대로’
아름다운 가사와 록과의 접점
감성 파고드는 서정적 분위기
음악인 부부 “항상 새로워요” 

■ 만나봅시다- 대한민국 대표 모던 록 밴드, ‘더더’의 음악과 사랑 이야기 

1997년 앨범 ‘더 모어 더 베러’(The More The Better)로 데뷔한 ‘더더(THETHE)’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모던 록 밴드다. 2004년 네 번째 정규 앨범 ‘The The Band’는 제1회 한국대중음악상에서 ‘올해의 음반상’을 받았다.
굵직한 히트곡들을 남기며 1990년대와 2000년대 모던 록의 열풍을 주도적으로 이끈 더더의 트레이드마크는 견고한 밴드 사운드와 시대를 관통하는 메시지, 그리고 훈련을 통해 다듬어진 여성 보컬의 매력적인 음색이다.
더더는 지난 26년 동안 유행을 따르지 않고, 새로운 작품마다 록과의 접점을 만들어내며 ‘더더의 음악’을 추구해 왔다. 올해부터 보컬 이현영, 기타·프로듀서 김영준 2인 체제로 활동을 잇고 있다.
김영준이 3년 전부터 총괄감독을 맡고 있는 서울 압구정 윤당아트홀에서 더더를 만났다.

4인조 라인업에서 보컬 이현영, 기타·프로듀서 김영준 2인 체제로 다이어트한 밴드 ‘더더’. 둘이라서 뭐든 빠르게 결정하고 실행한다고. 밴드의 부활을 위해 더더는 기타와 노래 반주만 들고 버스킹에 나서기도 한다. 
4인조 라인업에서 보컬 이현영, 기타·프로듀서 김영준 2인 체제로 다이어트한 밴드 ‘더더’. 둘이라서 뭐든 빠르게 결정하고 실행한다고. 밴드의 부활을 위해 더더는 기타와 노래 반주만 들고 버스킹에 나서기도 한다. 

더더 4집 '세기의 명반' 꼽혀
더는 기타리스트이자 프로듀서인 김영준의 기획으로 탄생했다. 1집과 2집의 보컬은 박혜경(1997~1999년)으로 ‘Delight’와 ‘내게 다시’가 인기를 얻었다. 2집 타이틀 곡 ‘It’s you’도 사랑을 받았다.

3집과 4집의 보컬로 한희정(2001~ 2003년)이 합류, 특히 4집은 한희정의 어두운 음색과 사운드가 만나 이룬 아름다운 음악적 시너지가 앨범 전체를 아우르며 지금도 ‘세기의 명반’으로 꼽힌다. 

8집부터 이현영(2015년~)이 보컬을 맡았고, 내년 발매를 목표로 현재 10집 앨범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10월14일에는 디지털 싱글 ‘이대로’를 내놓았다. 김영준은 “더더식 발라드라는 곡들이 있는데, 이번에 좀 더 전통적인 더더식 발라드를 내야겠다 싶어서 팬들이 가장 선호하는 스타일의 곡을 만들었다”고 말해다.

‘나는 원해 너와의 시간 난 아직 그댈 모르지만 함께 숨 쉬는 시간만이라도 나만 바라봐줘요.’

이현영이 이대로의 노랫말을 쓰고 김영준과 함께 곡을 만들었다. 감성을 파고드는 서정적인 노랫말은 더더 특유의 창법과 어우러져 멜랑꼴리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대로의 분위기를 온전히 느끼고 싶다면 뮤직비디오를 추천한다. 

비공개 오디션서 처음 만나 
“현대적인 음악들도 물론 하고 있지만, 더더의 음악은 지금까지 많이 사랑을 받았던 음악들을 더 발전시키는 과정을 계속 겪고 있는 것 같아요. 더더를 사랑하는 이들의 연령층과 그들의 감성도 어느 정도 고려를 해야 하니까요. 팬들이 편안하게 듣고, 따라 부르며 즐길 수 있는 음악을 진행하다 보니 영상도 거기에 맞춰서 작업을 했습니다.”

이현영과 더더의 인연은 199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더더가 박혜경과 헤어지고 두 번째 보컬을 찾을 때 비공개 오디션을 봤다. 댄스가수 지망생이었던 이현영은 더더의 음악을 좋아했던 터라 부담이 컸다고. 

이후 3년간 3인조 댄스 그룹으로 활동을 했지만, 주목을 받지 못하고 하차하게 됐다. 이현영은 오디션 이후 처음으로 김영준에게 전화했다. 

“개인적으로 힙합을 하고 있을 때였는데, 한마디로 도움을 요청했지요. 너무 힘들다, 어떻게 하면 좋아하는 음악을 하면서 좋은 시너지를 낼 수 있을까…. 거절하지 않고 프로듀서 메이킹을 해주셨지요.” 

혹독한 트레이닝을 거쳐 이현영은 로커가 됐다. 2004년엔 펑크 록 밴드 ‘마마레이디’ 보컬로 활동을 시작했다. 김영준은 마마레이디에서도 기타와 프로듀서로서 활동한다. 

“현영씨를 강하게 키웠지요. 박혜경, 한희정씨 등 너무 잘 키워서 더더의 보컬이 계속 교체된 거잖아요. 하하하.”

이현영은 파워풀한 여성 로커로 변신, 홍대 등 인디(영화·음반 제작에서, 독립 프로덕션으로서 소규모의 예산으로 활동하는 회사. 또는 거기서 만들어 낸 영화나 음반) 현장에서 나름 영역을 확보했다. 

그래서, 당시 마마레이디 팬들은 더더의 이현영을 의아하게 바라봤다. 카리스마가 보이지 않는다고. 그만큼 마마레이디와 더더의 음악은 다르다. 이현영도 김영준도 마마레이디에선 더더가 할 수 없는 음악을 한다.

마마레이디, 그리고 더더
“아무래도 더더는 기술적인 음악들을 많이 못하지요. 더더의 음악은 감정을 억누르고 절제하면서도 그 안에서 모든 감정을 다 표현합니다. 그래서 어렵지만, 또 그래서 더더만의 음악이 있는 것이지요.”

흐르는 시간 속에 “신기하게도 이현영과 더더가 잘 맞는다”고 하는 팬들도 생겼다. 2006년, 부부가 된 김영준·이현영이 서로의 모습을 닮아 가듯이. 

20년 가까이 같이 산 음악인 부부는 여전히 서로 존대한다. 다툴 때도 지키려고 한다고. 이를 보고 자란 아이들도 항상 부부에게 존댓말을 쓴다. 

“작은아이가 큰아이에게 요구할 게 있을 때 ‘○○해줄래요’라고 얘기를 하더라고요.”

문밖을 나서면 늘 붙어 다니는 음악인 부부의 삶은 어떨까. 

“많이 싸우지만, 분명한 건 항상 새롭고 즐겁다는 거예요. 음악에 대한 확고함이 있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요. ‘더더의 음악은 이것이다’라고 서로 이해하는 부분이 있지요.”

더더는 팝을 기본으로 록 스타일의 음악을 전개한다. 오랜 시간 예술성과 대중성, 혹은 비상업성과 상업성을 놓치지 않는 게 더더만의 특징이다. 

“세월이 흘러가는 대로 음악도 계속 발전해야 하고, 그것이 능력이라고 생각한 적도 있었지요. 더더의 음악은 변화할 수 있어요. 하지만 나이를 먹고 나니까 감각을 유지하면서 그냥 그 자리에 그대로 있는 것 같은 음악을 한다는 것도 사실, 어마어마한 노력이 필요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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