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생활개선회장 탐방 – 노남림 음성군연합회장

그는 직함을 여럿 가진 재주꾼이다. 문해교육사, 로컬푸드직매장 참여 농가, 반기문평화기념관 체험학습 매니저, 지역 자동차정비소 사무장 등 농사일 외에도 다방면으로 일정을 소화하며 대외활동에 나선다. 노남림 한국생활개선음성군연합회장이 그 주인공이다. 올해 음성군연합회장이 되면서 ‘선택과 집중’을 꾀해 다양한 활동에서 터득한 지혜를 회원들에게 아낌없이 전파하고 있다.

노남림 한국생활개선음성군연합회장은 폭 넓은 대외활동으로 다져진 리더십을 발휘해 음성 농촌여성의 역량개발과 단체 화합을 위해 앞장서고 있다.

농촌마을 누비며 문해교육사로 10년 활동
축제와 마을잔치서 농촌여성 활약 이끌어

초보농사꾼에서 베테랑이 되기까지…
충남 천안이 고향이라는 노남림 회장은 성거읍에서 포도농사를 짓는 부친의 영향을 받아 농업이 낯설지 않았다. 그는 충북 음성으로 귀농해 1980㎡(600평)에서 복합농을 하는 여성농업인으로 거듭났다. 자동차정비소를 운영하는 남편은 노 회장의 활동을 보조해주고 있다.

“처음 로컬푸드직매장에 고추, 쪽파를 내놓은 날에는 밤잠을 설쳤어요. 이제는 깔끔하고 보기 좋게 농산물을 포장해내는 베테랑이 다됐네요.”

노 회장은 로컬푸드 생산자들과 격의 없이 소통한다. ‘당일생산 당일판매’ 원칙에 따라 농산물에 라벨을 출력하는 과정을 농업인들과 함께하면서, 무게에 맞춰 단가를 암기해 컴퓨터를 사용하는 고령농업인을 볼 때마다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는 말도 전했다.

음성군 문해교육사 1기로 10여년 활동한 경력은 노 회장이 농촌 어르신들과 막힘없이 소통하는 자양분이 됐다. 올해 생활개선음성군연합회장이 되면서 삶의 활력소였던 문해교육사 활동을 잠정 중단하고 단체장으로서 책임을 다하기로 결심했다고.

섬세한 리더십으로 농촌여성 화합
2010년 음성읍생활개선회에 가입해 총무, 부회장, 읍회장, 음성군연합회 부회장 그리고 순리대로 회장에 추대되기까지. 회원들은 노 회장을 주변에 내색하지 않고 묵묵히 일을 처리해내는 든든한 조력자로 평가하고 있다.

지난 9월21~24일 성황리에 막을 내린 ‘2023 음성명작페스티벌’에서 노 회장의 리더십은 회원들이 화합하는 데 구심점이 됐다. 김치담그기 체험, 떡볶이, 인절미 등 먹거리부스를 운영했는데, 체험으로 만든 배추김치 판매를 병행하면서 예약이 조기 마감되는 등 관람객들의 열렬한 호응을 얻었다. 어느 때보다 기금을 넉넉히 확보하면서 음성군장학금에 기탁할 계획이다.

“회원들이 축제 운영에 참여하면 음식 준비부터 조리, 판매하느라 일이 많아서 축제를 둘러볼 짬이 없었는데, 올해는 조를 나눠 인력을 분배해 부스를 탄력적으로 운영했어요. 부스가 한산할 때는 정해진 시간 동안 부대행사를 체험할 수 있도록 규칙을 정했죠.”

노 회장은 “새로워진 9개 읍·면 임원들이 결속력을 다져 도와준 덕분”이라며 축제 성공의 공을 돌렸다.

소통의 물꼬 트는 단체장
노남림 회장의 최대 관심사는 단체 화합을 위한 봉사와 동아리 개설을 통한 만남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한다. 임기 동안 회원들에게 더 많은 것을 해주고 싶은 마음에 주변 인맥을 총동원해 단체장으로서 우선 추진할 수 있는 봉사를 주선했다.

“마을 경로잔치는 생활개선회까지 순서가 오지 않았어요. 아는 부녀회장에게 회원들도 일손을 돕게 해달라고 사전에 연락했죠.”

그동안 자신의 마을에서 열리는 잔치에도 참여할 기회가 없었던 회원들은 이번 기회에 일손을 보탤 수 있어 힘든 줄도 모르고 뿌듯해했다고 한다. 그는 농업기술센터와 꾸준히 소통하며 농촌여성 맞춤교육과 숨은 재능을 발굴하는 동아리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다.

“11월에 충주 수안보에서 임원현지연찬교육을 함께하며 화합을 다질 계획이에요. 회원들에게 필요한 교육이 무엇인지 경청하고, 읍·면과 더욱 긴밀히 소통하는 자리라서 설렘이 앞섭니다.”

노 회장은 매월 넷째주 금요일마다 장애인복지관에서 손마사지·매니큐어봉사를 생활개선회에서 꾸준히 전개하고 있다는 소식도 전했다.

“이 봉사에 9개 읍·면 각 3명씩 회원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어요. 함께 봉사에 나서면 장애인분들도 행복하고 회원들도 큰 보람을 느낍니다. 손을 마주하면 장애인분들의 근황이나 마음을 더 가까이 들여다볼 수 있어 좋아요.”

노남림 회장은 회원들과 활발한 소통으로 생활개선회의 선한 영향력을 지역사회에 널리 알리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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