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제의 인물 - ‘2023 여성발명왕’ 장금자 카카오파이브 대표

장금자 카카오파이브 대표는 “발명왕으로 인정받고자 채식초콜릿을 개발한 것이 아닌 그간의 노력이 결실을 본 것”이라며 “3년 안에 내실 있는 기업으로 탄탄한 뿌리를 내릴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장금자 카카오파이브 대표는 “발명왕으로 인정받고자 채식초콜릿을 개발한 것이 아닌 그간의 노력이 결실을 본 것”이라며 “3년 안에 내실 있는 기업으로 탄탄한 뿌리를 내릴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콩·검은깨 등 지역농산물 활용 채식초콜릿 개발

카카오 국내 재배로 체험·관광 상품 발굴 추진

“판로 개척을 위해 박람회에 참가했는데 대상을 탔어요. 욕심도, 기대도 없었는데 말이죠. 놀랍기도 하고, 그래서 기쁨도 더 컸어요. 덕분에 자연스럽게 홍보가 됐으니 목적은 달성한 셈이 됐죠.”

장금자 카카오파이브 대표의 말이다. 그는 지난 7월 열린 ‘제16회 대한민국 세계여성발명대회’에서 카카오 발효청을 이용한 천연 발효 카카오와 채식초콜릿을 출품해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건강한 맛 채식초콜릿으로 ‘여성발명왕’ 등극
장 대표는 최근 사회적으로 비건(Vegan·철저한 채식주의자)에 관심이 높아지고, 한국식 발효 과정을 거친 초콜릿이라는 차별화, 고작 3년차 기업이 수출을 한다는 이력이 잠재적 가치로써 인정을 받은 것이라고 조심스레 전했다.

세종특별자치시 조치원읍에 소재한 농업법인회사 카카오파이브의 초콜릿은 우리가 흔히 아는 초콜릿과 무엇이 다른 걸까. 국내 많은 기업이 액상의 초콜릿 완제품을 수입해 토핑이나 향료만 첨가한 뒤 성형해 판매한다면, 장 대표가 개발한 초콜릿은 세상에 없던 제조법을 통해 나왔다.

‘초콜릿은 너무 달아서 몸에 좋지 않다’는 고정관념을 깨고자, 장 대표는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콩을 베이스로 복숭아, 검은깨, 쑥, 말차 등 지역농산물을 활용한 건강한 맛을 담았다.

수입한 카카오를 직접 로스팅(볶기)해 초콜릿을 만드는 국내 기업도 드문 가운데, 그는 진짜 초콜릿을 만들고 싶었단다. 국내산 두유분말을 첨가한 복숭아 초콜릿은 부담스럽지 않은 향긋한 단맛과 무색소, 무보존료, 무트랜스지방으로 건강 초콜릿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2년 이상 매달린 결과, 2022년 11월 특허출원을 마쳤고, 홍콩 등 해외로 역수출하면서 K-디저트를 세계에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향긋한 단맛과 무색소 무보존료, 무트랜스지방의 건강 초콜릿 ‘복숭아 초콜릿’
향긋한 단맛과 무색소 무보존료, 무트랜스지방의 건강 초콜릿 ‘복숭아 초콜릿’

커피 원두에서 착안한 카카오 로스팅
장 대표는 지난 2010년 언니와 함께 커피 창업에 도전했던 경험을 살렸다.

세종에서 원두를 로스팅하는 핸드드립전문점이 흔치 않던 때, 지역에서는 신선한 곳으로 이름을 알렸다. 장 대표는 커피 원두를 로스팅하면서 카카오콩과 공통점을 찾았다. 자연스레 초콜릿에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나이를 먹으니 귀농에 관심이 가더라고요. 그러나 농사를 지을 자신은 없었고, 농산물을 가공해서 제품으로 만들 자신은 있었죠. 딸이 농사를 짓겠다고 해서 작년에 1천㎡(320평) 농지를 샀어요. 기특하죠.”

딸은 든든한 사업 파트너다. 10년 전 가공 창업을 준비하던 중 기술력 향상과 제품의 연구개발을 위해 처음 농가공 교육을 받을 때부터 현재 문서작업까지 딸과 함께 걸어왔다. 딸은 본격적인 전문농업인의 길을 가기 위해 4-H에 가입해 단계를 밟고 있다.

“농업인들을 보면 참 대단해요. 자연의 순리를 거스르지 않고 노력 끝에 열매를 맺잖아요. 소득 창출을 위해 자식들도 거들잖아요.”

장 대표는 2020년 세종시농업기술센터의 ‘농산물가공 역량교육’에 참여했다. 총 10회 교육과정을 이수하면서 조치원 복숭아를 활용한 초콜릿 가공사업을 구체화했다. K-푸드 열풍에 힘입어 채식초콜릿을 K-디저트로 홍보하며 해외시장을 겨냥했다.

“전 세계 초콜릿 시장은 넓지만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고급화한 국내 채식초콜릿 시장은 너무 좁아요. 국내 식문화에선 아직 낯설기에 쉽지 않은 도전이었죠. 여러 가능성을 열어 두고 시작했지만 갈 길이 멉니다.”

큰 호응을 얻고 있는 현미를 더한 크런치
큰 호응을 얻고 있는 현미를 더한 크런치

“3년 버텼으니 앞으로 3년 기반 다질 터”
장 대표는 고급화 전략에 나섰고 2021년 갤러리아와 신세계 등 국내 유명 백화점에 입점하며 지난해 2억6천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입점 조건이 까다롭다는 국내 백화점, 품질에서 일찌감치 상품성 인정을 받은 셈이다.

그는 “홍보부터 문서작업까지 딸의 도움이 없었으면 꿈도 꾸지 못했을 것”이라며 “딸과 농업 관련 사업을 꿈꿔왔는데 점점 현실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농업은 절대 망할 일이 없을 것 같았어요. 직접 농사를 짓지 않더라도 재배부터 제품개발, 홍보, 수출까지 직접 기획해 보고, 사람들과 협력하는 방법을 딸도 배웠으면 좋겠어요. 청년들이 미래 농업의 주역이잖아요.”

최근 들어 고추냉이를 활용한 초콜릿 개발에 한창인 장 대표는 고령화된 농업·농촌에 청년들이 무한한 잠재력을 펼치길 바란다.

“지금은 카카오 열매를 에콰도르에서 수입하고 있는데 고온다습한 기후 조건만 맞춰준다면 국내 생산도 가능하다고 봅니다. 3년 안에 카카오농장을 만들어 체험이나 관광 상품으로 기획해 보려고요. 카카오 열매는 럭비공처럼 생겼습니다. 하하하.”

장 대표는 지난 3년을 돌이키며, 앞으로 3년은 내실을 다져 깊게 뿌리를 내리겠다고 다짐했다. ‘발명왕’은 그저 거들 뿐, 장금자 대표의 도전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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