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특집 : 코로나19 종식 후 첫 여름휴가, 쉼이 있는 농산어촌으로~
우리 마을로 오세요 : 충주 긴들체험마을

장마철 더 짙어진 녹음에 싸인 농촌이 현대판 피터팬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코로나19 종식 후 맞는 첫 여름휴가, 올해는 운치 있는 농촌마을에서 잡념과 걱정을 씻어내 보는 건 어떨까. 충북 충주 신니면 긴들마을로 접어드는 어귀에 지난 7일 도·농교류의 날 기념식에서 당당히 산업포장을 거머쥔 손병용 내포긴들영농조합법인 대표를 축하하는 현수막이 걸렸다. 긴들체험마을에서는 대상과 연령에 맞춘 체험프로그램을 실시해 도시민에게 흥미진진한 농촌을 선사한다.

충주 금가면의 오석초등학교 아이들이 긴들체험마을에서 목련꽃차체험을 함께하고 있다.

전통문화로 낭만, 현대식 편의시설로 실속 다잡아
전국 유일 국내산 사과팝콘 개발…도시민 입맛 저격

다양한 농촌체험에 귀가 쫑긋
내포긴들영농조합이 운영하는 긴들마을허브문화센터에서 초등학생들의 재잘거리는 소리가 문틈 사이로 들려왔다.

“저요! 버섯은 습한 환경을 좋아해요.”
“버섯종균에 물은 얼마나 줘야 해요?”

새송이버섯키우기 키트와 함께 버섯체험을 하던 충주 금가면 오석초등학교 아이들이 곳곳에서 손을 번쩍 들었다. 교사는 긴들체험마을의 명물 사과팝콘을 구매하기 위해 사무실을 찾았다. 손병용 대표가 강원도종자옥수수연구소에서 개발한 팝콘옥수수를 직접 재배해 내놓은 팝콘을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어서다. 사과팝콘·피자 만들기를 대표 체험프로그램으로 내세우는 이유다.

체험객들은 채식 위주의 체험프로그램이 많은 농촌에서 정크푸드인 팝콘과 피자 등을 특화한 긴들체험마을이 즐길거리가 흥미롭다는 반응이다.

한옥 매력에 빠진 도시민들
손병용 대표는 아내 우선영(긴들체험마을 총괄팀장)씨와 2005년 고향 충주로 귀농해 사과를 재배하며 예그린농장을 운영한다. 농촌융복합산업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개인보다는 마을이 합심한 긴들체험마을영농조합을 구성했다.

손 대표는 농지 1만평(3만3057㎡)을 대지로 바꿔 긴들마을허브문화센터를 세웠다. 부모님이 살던 한옥을 청소하고. 지붕을 보수했다. 숙박객들의 편의를 위해 부엌과 화장실은 현대식으로 리모델링했다.

“체험학습을 운영하는 마을을 구상했을 때 가장 크게 생각한 부분이 한옥이었어요. 한옥을 활용해 체험프로그램을 다양화하고 싶었죠.”

한옥 앞마당에는 모닥불이 있고, 아궁이로 방마다 난방을 했다. 농촌자연경관을 소개하던 TV예능프로그램 ‘삼시세끼’가 떠오른다. 예스러움을 유지하면서도 현대식 편의시설을 갖춰 도시민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하룻밤 묵고 싶다는 체험객 요청으로 신축 숙박시설도 마련했는데요. 어쩐지 도시민들은 평범한 숙소보다는 이 한옥을 더 선호합니다.”

긴들체험마을을 운영하는 내포긴들영농조합법인 조합원들
긴들체험마을을 운영하는 내포긴들영농조합법인 조합원들

소사무장제도로 주민 역량 높여
긴들체험마을에서는 체험프로그램에 소사무장제도를 운영해 마을기업을 체계적으로 운영하고자 노력한다. 주민들의 특기를 개발해 리코타치즈만들기, 목련꽃차체험, 한옥체험, 전통민속놀이 등이 유형별 체험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했다.

임혜수 사무장은 “환경문제와 재활용에 관심이 많아 커피박을 활용한 체험프로그램을 시범 운영했다”며 “탄소중립 실천을 주제로 교육효과를 높여 진행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긴들체험마을 조합원들은 인구감소로 어려움을 겪는 농촌마을이 지속가능하게 발전하려면 도시민이 농촌에서 보고, 먹고, 쉬어갈 수 있도록 마을주민들이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농촌공동체를 살려 매력적인 농촌 실현과 도시민들에게 농촌의 가치를 알리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 미니인터뷰 – 손병용 내포긴들영농조합법인 대표
“‘농촌형 에버랜드’ 기대하세요~”

손병용 내포긴들영농조합법인 대표
손병용 내포긴들영농조합법인 대표

도·농 교류의 날 기념식에서 산업포장을 수상한 손병용 내포긴들마을영농조합 대표. 그에게서 앞서가는 농촌체험학습 운영 노하우를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긴들마을은 농촌자원을 활용해 도전을 한다.
농촌살이 하면서 가장 좋은 건 농사 잘 지어서 농업인으로 성공하는 건데, 사과농사만 지어서는 어렵겠더라. 농산물값이 불안정하고 소득이 어려워지니까 다방면으로 알아보게 됐다. 체험농장, 가공시설을 운영할 조건이 되는지부터 알아봤다. 선진지 견학도 많이 다녔고, 서비스 마인드를 높이는 교육도 받았다.

-귀농해서 성공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개인적으로 농사지으면서 체험학습을 해도 됐지만, 마을과 함께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장을 했고 마을영농조합을 만들어서 마을기업, 팜스테이, 체험학습을 전개했다. 단시간에 발전되지 않았고, 차근차근 올라왔다. 주민들의 합심은 튼튼한 디딤돌이 됐다. 코로나19에도 무너지지 않고 나아갈 수 있었다.

-도·농교류 핵심은 도시민의 마음 파악이다.
‘에버랜드보다 재밌게 농촌체험학습을 운영하자’가 긴들체험마을의 목표다. 전국에 농촌체험농장은 1천곳 이상 운영되고 있다. 시설이 낙후되고 환경이 지저분하면 경쟁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 도시민도 똑똑해 체험후기를 하나하나 알아보고 농촌을 찾는다. 농사만 짓던 농업인들은 사람 상대하는 게 어색할 수 있다. 다양한 교육을 받아서 전문 역량을 갖춰야 앞서갈 수 있다. 도시민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서비스를 펼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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