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부, 아프리카 8개국 농업장관회의 갖고 식량자급 협력
기아 허덕이는 아프리카 국민 3천만명에 쌀 공급 기대
한덕수 총리 “아프리카와 미래지향적 관계로 발전 기대”
아프리카 8개국 장관 “한국의 녹색혁명 경험 배우고파”

지난 10일 농림축산식품부는 아프리카 8개국 장·차관을 초청해 K-라이스벨트 업무협약을 맺고 식량자급에 적극 협력하기로 약속했다.
지난 10일 농림축산식품부는 아프리카 8개국 장·차관을 초청해 K-라이스벨트 업무협약을 맺고 식량자급에 적극 협력하기로 약속했다.

식량난 해결 경험, 아프리카에 전수
아프리카의 식량자급을 지원하고 지속가능한 농업기반을 조성하는 한국형 ODA(공적개발원조) 프로젝트가 ‘K-라이스벨트’라는 결실을 맺게 됐다. 지난 10일 농림축산식품부는 아프리카 8개국 장·차관을 서울로 초청해 ‘K-라이스벨트’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식에는 한덕수 국무총리와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조재호 농촌진흥청장, 이병호 한국농어촌공사 사장, 한두봉 한국농촌경제연구원장, 노수현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 원장 등이 참여했다.

그리고 가브리엘 음바이호베 카메룬 농업농촌개발부 장관, 야우 프림퐁 아도 가나 식품농업부 차관, 마무두 나냘렌 바리 기니 농업축산부 장관, 피델리스 포르브스 기니비사우 도시개발부 장관, 프랭클린 미티카 린투리 케냐 농축산개발부 장관, 뎀바 샤발리 감비아 농업부 장관, 알리 은구이 은디아예 세네갈 농업농기계식량주권부 장관, 마티아 카사이자 우간다 경제개발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이들 장·차관은 K-라이스벨트 프로젝트를 통해 한국의 녹색혁명을 통한 식량난 해결의 경험을 공유하고 싶다고 한목소리로 전했다.

K-라이스벨트는 쌀 생산부족으로 수입에 의존하는 아프리카 국가들에 통일벼(자포니카+인디카 교잡종)로 대표되는 식량자급의 노하우를 전수하고 기아종식 목표 달성 기여를 통한 국가 위상 제고를 위해 추진됐다. 대상국은 서아프리카의 가나·기니·기니비사우·감비아·세네갈 등 6개국과 중앙아프리카 카메룬, 동아프리카의 우간다와 케냐 등 8개국이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대한민국은 다수확 벼 품종을 개발해 보급하고 새마을운동을 펼쳐 쌀 자급을 이뤄내 식량을 원조 받던 나라에서 원조하는 나라로 거듭났다”면서 “소중한 경험을 여러 나라와 나눔으로써 아프리카 녹색혁명의 마중물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래지향적인 협력을 더욱 확대해 2024년 우리나라에서 개최되는 ‘한-아프리카 특별정상회의’에서 관계를 더욱 공고히 다지는 역사적 이정표를 세우자”고 발언했다.

 

K-라이스벨트는 가나, 감비아, 기니, 세네갈, 우간다, 카메룬, 케냐 등 7개국이 참여하며, 기니비사우는 참관국 지위로 참여한다.
K-라이스벨트는 가나, 감비아, 기니, 세네갈, 우간다, 카메룬, 케냐 등 7개국이 참여하며, 기니비사우는 참관국 지위로 참여한다.

쌀 매개로 아프리카와 협력 강화
K-라이스벨트 특징은 종합적인 패키지 지원으로 아프리카의 식량 부족 문제를 근본 해결하는 데 있다.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대부분의 아프리카 국가들은 쌀을 주식으로 하지만 생산량보다 수입량이 많고, 최근 식량위기 때 쌀을 수요량만큼 확보하지 못해 큰 어려움을 겪었다. 때문에 대상국들은 K-라이스벨트 참여에 적극적 의지를 갖고 있다.

추진체계는 농식품부가 사업을 총괄하고, 농어촌공사와 농촌진흥청, 유엔 세계식량계획(WFP) 등 국제기구가 참여하게 된다. 농어촌공사는 벼 재배단지(986㏊) 구축과 경지정리·용배수로·양수장·경작로 등 기반조성을 맡는다. 농촌진흥청은 코피아센터를 통해 보급종 종자생산(1만1140톤)과 벼 전문가를 파견해 기술지도를 책임지며, 농약·비료·농기계·종자 저장시설 등을 구축한다. 농진청은 핵심품종인 ISRIZ(이스리)를 개발 완료해 보급을 주도하고 있다. 농가보급은 대상국 정부와 국제식량기구가 담당하게 된다.

정황근 장관은 “지리적으로 먼 거리지만 쌀을 매개로 누구보다 가까운 이웃이 될 수 있다는 것을 K-라이스벨트를 통해 확인했다”면서 “아프리카는 13억의 인구 중 30세 이하 청년이 70%를 차지할 정도로 젊고 활력이 넘치는 대륙이며, 농업이 GDP의 30%로 메인산업”이라고 설명했다.

정 장관은 이어 “2027년까지 8천만달러를 투자해 물고기가 아닌 잡는 방법을 알려주겠다”면서 “농업이 교두보 역할을 하면 다른 분야로 확장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말해 아프리카 국가들과의 다양한 협력도 기대했다.

 

기니 니앙의 농사지역에서 정황근 장관(사진 왼쪽)과 마무두 나냘렌 바리 기니 농업축산부 장관(오른쪽)
기니 니앙의 농사지역에서 정황근 장관(사진 왼쪽)과 마무두 나냘렌 바리 기니 농업축산부 장관(오른쪽)

‘ISRIZ’로 녹색혁명 이끈다
K-라이스벨트에 참여하는 국가들은 우리나라에서 통일벼가 녹색혁명을 주도했듯이 아프리카판 통일벼 품종 ISRIZ(이스리)가 녹색혁명을 이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 종자 2천여톤 생산을 시작으로 2027년에는 1만1140톤을 생산할 계획이다. 계획대로면 기아에 허덕이는 해당국민 3천만명에 공급가능한 양이다.

가나는 올해부터 사업이 시작되며, 기니비사우를 제외한 6개국은 내년부터 개시된다. 당초 K-라이스벨트에 포함되지 않았던 기니비사우는 지난달 29일 정황근 장관의 방문 때 엠발로 대통령이 식량난을 해결한 대한민국을 형제의 나라리며 적극적 의지를 보임에 따라 참관국 자격으로 참여하게 됐다. 사업 개시는 2025년부터다.

정황근 장관은 K-라이스벨트에 아프리카 국가들이 큰 관심을 갖고 있다는 걸 지난달 순방에서 확인했다. 정 장관은 “협약식에 자리한 알제리 대사와 탄자니아 대사도 참여의사를 밝혔고, 현재 5~6개국이 동참 의사를 밝혔다. 카파시(KAFACI, 한-아프리카 농식품기술협력협의체)에 참여하는 모든 국가가 참여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지에 가보니 비가 쏟아지면 비옥한 표토가 다 쓸려가던데 경지를 정리하고 쌀 생산을 늘리는 것이 아프리카 대륙을 보전하는 길이자 지구를 보호하는 일이기도 하다”고 주장했다.

 

농촌진흥청이 우리나라 통일벼를 개종해 아프리카에 보급하고 있는 ISRIZ
농촌진흥청이 우리나라 통일벼를 개종해 아프리카에 보급하고 있는 ISRIZ

■아프리카판 통일벼 ‘ISRIZ’(이스리)는 무엇?

농진청, 통일벼 품종을 기후·토양에 맞게 개량
많은 수확량으로 아프리카 국가 기대 커

ISRIZ-6, ISRIZ-7은 우리나라 통일벼 품종인 밀양23호와 태백을 가져가 농촌진흥청과 아프리카 벼 연구소가 기후와 토양에 적합하게 개량한 품종으로 세네갈에서 자국 언어로 품종을 지어 등록한 것이다. 수확량은 ㏊당 최대 7톤까지 가능하다. 아프리카 평균이 ㏊당 1.5톤~3톤과 비교하면 3배 가까이 많은 수확량을 자랑한다. K-라이스벨트에 참여하는 아프리카 국가들도 ISRIZ에 큰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뎀바 샤발리 감비아 농업부 장관은 “ISRIZ는 대사관을 통해 보급받아 재배되고 있는데, 농민들 반응이 아주 좋다”면서 “한국이 1950년대의 낮은 식량자급률을 극복하고 지금은 공여국이 됐다. 그 경험을 배우고 싶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마무두 나냘렌 바리 기니 농업축산부 장관도 “ISRIZ 품종 테스트 결과 ㏊당 6톤이나 돼 원래품종보다 4배나 많다”면서 “학교 급식에 사용하고 있으며, 기니 기후와 농업조건에 잘 적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니는 강수량이 풍부해 K-라이스벨트를 통해 종자개선을 이뤄내 아프리카에서 나이지리아에 이어 쌀 생산국 2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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