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구조 선진화 통해 연간 2조6천억 절감 기대

농산물의 디지털유통 시대에 중요한 축은 스마트 APC로 2027년까지 전국에 100개가 조성될 예정이다.
농산물의 디지털유통 시대에 중요한 축은 스마트 APC로 2027년까지 전국에 100개가 조성될 예정이다.

온라인도매시장 출범으로 디지털유통시대로 대전환 
스마트 APC 내실화·산지유통 전문인력 양성이 관건

농축수산물 온라인 거래액은 2020년 6조5천억원, 2021년 8조3천억원, 지난해 9조4천억원으로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그동안 유통의 대동맥 역할을 한 도매시장 점유율은 2003년 78%에서 2010년 74%로 완만하게 줄다가 2020년에는 58%까지 가파르게 줄었다.

무게추가 온라인으로 옮겨가고 있는 가운데 농림축산식품부는 올 초 ‘농산물 유통구조 선진화 방안’을 발표하며 농산물 거래방식 디지털 전환을 통한 유통구조 효율화 방안의 핵심 과제로 농산물 온라인도매시장 출범과 지능형 산지유통센터(스마트 APC)를 늘리기로 했다.

디지털유통 시대가 현실로 다가온 가운데 여전히 답은 산지에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5일 농식품신유통연구원과 농협대학교 공동주최로 열린 ‘디지털유통시대, 산지유통발전 및 전문인력 양성방안’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산지 중심으로 정책과 사업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주문했다.

산지 직접 공급 비중 35%까지
정성수 농림축산식품부 유통정책과 사무관은 온라인도매시장 출범을 계기로 연간 유통비용을 연 2조6천억원을 줄이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정 사무관은 “오프라인 도매시장 비중을 2027년 40%로 낮추는 대신, 산지-소비자 직공급을 2020년 26%에서 2027년 35%로 확대하고, 온라인도매시장은 10%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산지의 온라인 판매지원을 위해 직거래 지원센터는 100개를 만들고, 지역기반 오프라인 직거래 활성화를 위해선 다양한 직매장 유형을 제시해 개수를 1천개까지 구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정책이 계획대로 대면, 유통비용 절감은 온라인을 통한 산지와 소비지 직거래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온라인도매시장을 중심으로 직거래 비중이 생산액의 10%까지 확대되면 도·소매 비용은 연간 1조5천억원까지 줄일 수 있다. 품목 중심으로 생산·유통 통합조직인 스마트 APC가 100개까지 늘어나게 되면 출하단계 유통비용을 줄일 수 있어 연간 4천억원 줄어든다. 주요품목 도매거래 20%를 온라인으로 대체하면 유통비용을 연간 7천억원 줄이게 된다.

스마트 APC로 시장지배력 강화
디지털유통 시대 큰 축은 전국에 2027년까지 100개가 조성될 스마트 APC다. 이곳은 출하농가 규모, 단위생산량, 품종, 출하시기 등 경영정보와 선별된 농산물의 데이터를 활용한 농가별 맞춤 컨설팅 제공으로 농산물 품질·생산성을 향상해 우수한 품질의 농산물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

또 시장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입고·선별·출고·정산 데이터 분석을 통해 데이터 기반 마케팅전략을 수립할 수 있으며, 품질·브랜드 관리와 농산물 상품정보추적 서비스 제공으로 시장 지배력을 한층 높일 수 있다.

이수철 농협경제지주 산지유통부장은 스마트 APC 추진계획에 관해 설명했다. 이 부장은 “19조9천억원 전체 농산물 유통액 중 농협은 425개 APC가 4조9천억원, APC 미이용이 6조5천억원”이라며 “스마트 APC 도입을 계기로 설비 자동화로 생산성을 높이고, 위험작업을 기계화로 대체하며 소비자니즈를 반영한 상품이 확대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를 현실화하기 위해 이 부장은 전문인력 양성이 우선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농협은 필요한 전문인력을 배출하기 위해 현업 근무자를 우선 선발해 정예화하는 한편, 내·외부 전문가 중심으로 APC 운영, 농가조직, 마케팅 등의 현장 컨설팅으로 역량을 강화한다. 산지 전문인력은 산지유통관리자·전문마케터·산지어시스턴트로 세분화해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농식품신유통연구원과 농협대학교 주최로 지난 5일 열린 토론회에서는 산지유통 발전과 전문인력 양성방안이 논의됐다.
농식품신유통연구원과 농협대학교 주최로 지난 5일 열린 토론회에서는 산지유통 발전과 전문인력 양성방안이 논의됐다.

산지유통 전문가 길러내야
산지 중심의 디지털유통을 위해 전문인력 확보가 중요한 가운데, 김동환 농식품신유통연구원장은 현재 산적한 과제를 지적했다. 김 원장은 “대부분 교육과정이 단기과정과 전달위주로 인력양성에 한계가 있다”면서 “영세한 농업법인, 순환보직이 많은 농협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산지 생산자조직에서 농산물 품질관리와 상품개발, 물류효율화, 판촉 등을 종합관리하는 농산물 품질관리사는 2004년부터 시행됐지만 2017년부터 합격자가 100명대로 급감했다. 뚜렷한 역할이 없다 보니 농산물 품질관리사에 대한 관심이 떨어졌고, 산지 중심의 유통 선진화를 추진할 인력이 부족해졌다.

이에 김 원장은 품질관리사 제도를 개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존 역할 외에 마케팅관리, 품질지도를 포괄할 새로운 영농유통관리사(가칭)로 개편하고, 농협은 채용과 승진에 이들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함으로써 산지유통을 책임지도록 해야 한다는 것.

김 원장은 “농협은 우수한 산지유통 전문인력은 승진과 급여에서 우대받을 수 있게 내규를 개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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