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생활개선연합회장 탐방 - 김용옥 인천광역시연합회장

인구 300만명에 육박하는 인천에서 농업의 비중은 크지 않다. 농업인구 3만1천여명, 농가 수도 1만3천여호로 2%에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2020년 새롭게 문을 연 농업기술센터를 계기로 인천농업은 다원적이면서 공익적인 기능을 바탕으로 도시·치유·첨단농업을 통해 시민의 삶에 녹아들기 위한 새로운 도전에 나서고 있다.

생활개선회도 도시와 농촌을 잇는 가교역할에 충실하면서 친환경농업 보전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거기다 전통문화 계승과 여성농업인 능력 발전을 위한 사업을 추진하면서 성과를 내고 있다. 그 중심에는 올해 새롭게 취임한 김용옥 인천광역시연합회장이 있다.

 

김용옥 회장은 신규회원을 확보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에 나서겠다고 다짐했다.
김용옥 회장은 신규회원을 확보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에 나서겠다고 다짐했다.

기금사업 시작으로 회원수 늘리기에 초점
농업인으로서 자부심 “로컬푸드직매장으로 매일 출근”
신축 농업기술센터 계기로 생활개선회 활동 탄력

“회원 확충 자신 있어요”
인천시연합회는 중구, 동구, 미추홀구, 연수구, 남동구, 부평구, 계양구, 서구 등과 강화와 옹진을 포함한다. 회원 수로 따지면 1500여명이다. 많은 회원을 보유하고 있는 인천이지만 농업의 축소에 따른 농업인의 감소가 자연스레 회원 감소로 이어졌다. 이는 물론 인천만의 문제는 아니다. 한국생활개선중앙연합회는 65년의 유구한 역사를 지닌 대표 여성농업인단체로서의 위상을 굳건히 하기 위해 올해 대대적으로 회원 수 늘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인천시연합회도 회원 늘리기를 우선순위로 두고 있다. 김용옥 회장은 어려운 대내외 여건이지만 다양한 아이디어를 현실화한다면 회원을 늘릴 수 있다고 판단한다. 그 자신감의 근거는 서구회장 당시 진행했던 소득사업의 경험 덕분이다.

“서구에서 회장을 맡았을 때, 옥수수와 감자, 서리태를 팔아서 기금을 마련했어요. 구 자체예산으로 어린이와 복지관에서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봉숭아꽃 물들이기 사업도 맡았죠. 구청으로부터 지원을 받은 사업이 생기니 회원들도 자연스럽게 늘더라고요. 올해 서구만 해도 신규회원을 40명이나 확보했어요.”

도라지 심으며 기금사업 시작
김용옥 회장이 생활개선회에 가입한 지 어느덧 20년 세월이 지났다. 그만큼 생활개선회 활동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김용옥 회장의 고민은 회원 확보와 함께 여성농업인단체의 정체성을 바로 세우는 일이다. 농업을 영위하면서 지역사회에 보탬이 되는 활동을 지속적으로 추구하는 것이 생활개선회의 본모습이라 믿고 있다. 그러기 위해선 안정적인 재원 확보가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종잣돈 마련을 위해 기금사업을 시작했다.

“재원이 충분하지 않으면 활동도 지지부진하고 친목단체 수준에 머물러요. 검단동에 밭 1320㎡(400평)를 지인으로부터 무상으로 빌려 도라지를 심었어요. 종자가격이 저렴하고 수확할 때 힘이 덜 들어요. 무게가 나가는 작물이 아니라 아무래도 품이 덜 들죠.”

첫 도전이라 수익이 얼마나 날지 확신할 순 없지만 김용옥 회장은 기금사업을 회원들과 함께 하며, 유대감을 쌓고 지역에 선한 영향력을 전파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수익금은 생활개선회 활동 종잣돈으로 쓰고 일부는 기부도 계획하고 있다.

 

2020년 새롭게 문을 연 농업기술센터 덕분에 생활개선회 활동도 탄력이 붙고 있다.
2020년 새롭게 문을 연 농업기술센터 덕분에 생활개선회 활동도 탄력이 붙고 있다.

농업인의 삶에 행복
충남 보령이 고향인 김 회장은 남편과 함께 벼농사를 포함해 고구마와 감자 등을 재배하고 있다. 이앙기, 콤바인, 트랙터 등 대형농기계를 보유하고 있는 덕분에 부부 소유의 농지 이외에도 임차를 통해 제법 큰 규모의 농사를 짓고 있다.

많은 농기계를 보유하고 있어 주위에서 도움을 구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 때마다 흔쾌히 응하고 있다고. 농업인이 많지 않은 인천에서 그만큼 농사를 수십년 동안 짓고 있다는 자부심이 크기 때문이다.

“인천에 살고 있지만 여전히 시골이라는 말이 입에 붙어있어요. 우리 부부는 시골에서 농사를 짓고 돈을 버는 농업인이에요. 큰돈은 아니지만 땀 흘려 정당하게 보상을 받는 지금의 삶에 만족해요.”

농업인의 삶에 행복해하는 또 다른 이유는 바로 로컬푸드직매장이 있어서다. 검단농협 로컬푸드직매장은 인천에서 가장 큰 규모로 서구의 검단지역과 계양구, 강화 등의 농수산물을 모두 만나볼 수 있는 곳이다. 김용옥 회장은 이곳이 생긴 이후, 그동안 출하한 품목만 50여 가지에 이른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매일 6시30분 출하를 위해 로컬푸드직매장를 찾는 것에서 하루를 시작한다. 여느 직장인처럼 매일 출근하는 생활에 익숙해져 있는 김 회장이다.

“가격도 직접 매기고 진열도 제 몫이에요. 입소문이 나면서 단골들도 늘고 있는데, 로컬푸드직매장에 처음 온 고객들 누구나 취급하는 가짓수에 다들 깜짝 놀라요.”

신선도가 생명인 로컬푸드직매장에서 하루가 지난 상품은 할인판매 대신 행정복지센터가 운영하는 나눔냉장고에 기부한다. 어려운 이웃과 먹거리를 나눔으로써 상생의 마음도 잊지 않고 있다.

새 시대 맞은 인천농업
2020년 문을 연 농업기술센터 덕분에 생활개선회 활동도 더욱 활발해졌다. 시민 속 삶에 자리 잡은 도시농업과 치유농업 등을 주축으로 생명농업의 새 시대를 주도하고 있는 농업기술센터. 계양구에 새롭게 터전을 잡은 농업기술센터는 부평구 시절 공간부족과 노후화된 건물로 농업인들의 어려움이 컸고, 인천시민들의 참여도 낮았다. 2017년 현 시장이기도 한 유정복 시장의 결정으로 신청사 건립을 확정 지으며 상황은 크게 바뀌었다.

신청사는 기존보다 3.5배 커진 규모인 1만4천여㎡에 이른다. 본관과 농업홍보관, 전통문화체험교육관, 원예치유정원, 농식품가공교육관, 친환경농업관리관, 스마트농업지원관, 도시농업체험포 등을 갖추게 됐다.

농업기술센터 신청사는 생활개선회에도 큰 축복이라고 김용옥 회장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부평구의 예전 청사는 대중교통이 잘 돼 있어서 접근하기는 좋았는데 40년 가까이 된 건물이라 직원들이 근무할 공간도 부족했어요. 우리 회원들이 쓸 공간이 마땅히 있었겠어요. 교육이나 모임이 쉽지 않은 건 사실이었어요.”

격세지감이랄까. 그런 시절을 지나 회원들은 전통장과 김장담그기 행사도 농업기술센터 내 본관 앞마당이나 전통문화체험교육관 인희재에서 진행할 수 있게 됐다. 농업인들만의 행사에 머물렀던 것과 달리 개방된 공간에서 시민들의 접근이 쉬워져 참여가 눈에 띄게 많아졌다는 게 김용옥 회장의 설명이다. 회원들 역시 원하는 시간에 적합한 공간에서 이뤄질 수 있어 만족감이 높다.

“넓고 쾌적한 농업기술센터가 있어 생활개선회 활동도 탄력이 붙고 있어요. 회원들의 수요를 파악해 필요한 교육을 진행하고, 봉사에도 매진할 생각입니다. 그런 과정에서 새로운 회원들도 늘어날 거라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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