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교 활용 행복학교…사전교육·임시거주시설 제공

■기획특집 - 남성 위주 귀농정책, 여성 귀농 이대로 좋은가?  
   담당자 인터뷰 구계연 고흥귀농어귀촌지원센터 상담사

“고흥은 서울대 연구팀이 발표한 ‘국민건강지수 1위’ 지역입니다. 전국에서 가장 살기 좋고 아름다운 고장이죠. 타 지역보다 기후가 온화하고 일조량이 풍부해 아열대 등 다양한 농작물을 재배하기에 최적지로 꼽힙니다.”

구계연(사진) 고흥귀농어귀촌지원센터 상담사는 지난 2016년부터 8년째 예비귀농어인들을 대상으로 상담을 진행 중이다. 특히 센터에서 운영하는 ‘귀농·귀어·귀촌 행복학교’ 상담사로서 귀농·귀어·귀촌을 준비 중인 도시민과 이미 전입한 이들을 대상으로 귀농·귀어·귀촌 준비와 정착에 도움이 되는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행복학교는 폐교를 활용해 사전교육 실시와 임시거주시설을 제공한다. 

최근 몇 년 새 고흥이 귀농 1번지로 부상한 데 대해 구 상담사는 “코로나를 겪으면서 경제적으로 어려워진 도시민들이나 해외에 거주했던 사람들이 귀농·귀어·귀촌에 대해서 관심을 보인다”면서 “특히 1인가구의 경우 목돈이 많지 않다 보니 귀농 관련 융자 등을 자산을 늘릴 수 있는 자금 확보의 기회로 여기기도 한다”고 전했다.

여성 1인가구의 경우도 다르지 않다. 융자를 신청하지 않더라도, 도시에서보다 덜 소비할 수 있다는 데 공감한다. 여성 1인가구는 이혼을 했거나, 부부 사이가 좋지 않거나, 몸이 아팠거나, 코로나19 등으로 악화된 경제 사정이 귀농·귀어·귀촌의 배경인 경우도 있다. 

“요즘은 치유 겸 농어촌 지역을 찾는 사람들도 늘고 있어요. 코로나로 인해 묶여 있다가 해외에서 온 사람들은 고흥이 경제적인 도움이 되지 않더라도 경관이 멋있어서 좋다고 하더라고요.”

다음은 일문일답.

-여성 1인가구주들의 관심 대상은.
아무래도 건강과 돌봄, 인력 구하기 등이다. 건강해서 스스로 활동할 때는 문제가 없지만, 아플 경우에 돌봐주는 곳은 있는지 등에 대해서 묻기도 한다. 농사일을 하다 보면 일손이 부족할 수도 있는데 이를 어떻게 해결하는지, 또 다른 농가의 농사일을 거들 경우 임금 등에 대해서도 궁금해 한다. 

-부부가 상담을 하러 오면.
농촌에 살기 위해서 기본적인 소양교육이 필요한데 꼭 부부가 함께 받도록 한다. 센터에서는 행복학교 교육뿐만 아니라 ‘농업배움터’도 운영 중이다. 아열대 등 11개 작목에 대해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인데, 부부가 함께 교육을 받고 같은 생각을 해야만 결정하는 과정들이 매끄럽게 진행된다. 

이러저런 이유로 부부 중 한 사람만 교육을 받을 경우 작목 등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대개 상의가 이뤄지지 않는다. 조금 안다고 일방적으로 결정하게 되면 배우자가 무시당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귀농 여성이 홀로 살기에 고흥은 어떤 곳인가.
가까운 곳에서부터 살펴보면, 공중화장실마다 안심거울과 위생자판기가 설치돼 있다. 또 여성교육 프로그램이 운영되는 여성대학교가 있는데, 현재 87명이 수료했다. 여성바우처 발급은 물론 여성농업인들에게 꼭 필요한 여성친화형 소형운반기 지원 사업을 추진 중이다. 무엇보다 여성농업인센터를 운영해 여성농업인들의 영농활동을 가까이서 지원한다. 여기에 더해 행복학교에서 교육을 받은 각 면 등 현지 거주 도우미들이 초기 정착한 귀농·귀촌인들의 어려움을 듣고 함께 고민함으로써 농촌사회 적응을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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