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구실 노크 - 전라북도농업기술원 농업환경과 엄미정 연구사

엄미정 연구사
엄미정 연구사

 

축분퇴비 안전사용과 탄소저장 증가 성과
화학비료 대체로 지역단위 양분관리 기여
농가-생산업체 실증연구로 기술확산성 높여 

축분퇴비 영농활용연구에 앞장
“이제 탄소중립은 경축순환농업(분뇨·볏짚 등 농업 부산물을 다시 활용하는 농업)과 지역단위 양분관리제(인·질소 등의 양분을 지역별 농경지의 환경용량 범위 내에서 관리하는 제도)까지 함께 해야 하는, 농업에서 피할 수 없는 화두입니다. 이를 위해 모든 농사 방법도 탄소 배출은 줄이고 농경지에서의 탄소 저장량을 증가시킬 수 있는 저투입 지속 농업으로의 방향 전환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가축분뇨를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논물 관리 방법이나 녹비작물 활용방안, 농경지 탄소 저장을 위한 바이오차와의 연계 연구 등을 집중적으로 진행해 지역 양분자원을 활용한 저탄소 농업기술을 농가에 신속히 보급하는 것이 과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라북도농업기술원 농업환경과 엄미정 연구사(토양비료실장)는 경축순환농업의 중심에 있는 가축분퇴비의 농경지 현장 활용을 위한 기술 개발과 현장 보급 확대 등에 앞장서 온 연구자다. 

엄 연구사는 그동안 ‘미숙전(밭작물 생육에 불리한 밭)에서 감자 재배 시 비료원으로써 가축분퇴비의 효과’ 등 5건의 학술성과를 비롯해 ‘콩 재배 시 가축분퇴비 사용에 따른 토양 탄소 증대 및 수량 확보 효과’ 등 많은 영농활용 자료, 그리고 가축분퇴비를 활용한 다양한 작물 재배 컨설팅, 고구마 재배 가축분퇴비 사용요령 등 책자 발간 등 경축순환농업 홍보를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우리 국민의 육류소비량 증가에 따른 가축 사육두수 증가로 가축분뇨 관리 문제가 농업환경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되면서, 지속가능한 농업 실현을 위한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방안으로 경축순환농업이 떠오르고 있는 것이죠.”

벼 맞춤형 축분퇴비, 현장서 호응
“경축순환농업의 중심인 가축분뇨를 활용하기 위해 우리 농업기술원에서는 2016년부터 경축순환농업 연구를 해오고 있습니다. 부숙 유기질비료인 가축분퇴비의 고품질화를 위한 벼 맞춤형 입상(알갱이) 퇴비를 개발해 전북지역 8개 시·군에 시범적으로 적용해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또한, 화학비료와 원료를 전량 수입하는 유기질비료를 대체할 수 있도록 작물별 시비기술을 개발했고, 2021년부터는 시·군 현장에서 밭작물을 대상으로 현장 실증연구도 진행했습니다. 이 결과를 토대로 가축분퇴비 활용 지침서와 작물별 가축분퇴비 사용을 위한 안내책자도 발간해 영농현장에 보급했습니다.”

엄 연구사와 동료들이 가축분퇴비의 수분 함량과 크기를 조절해 개발한 ‘벼 맞춤형 가축분입상퇴비’는 벼 재배 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아 논물 유실에 따른 오염 가능성을 크게 줄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벼 맞춤형 가축분입상퇴비는 비료 성분 비율을 벼 생육에 적합하도록 개선한 고품질 퇴비로서 도내 2개 업체에 기술이전을 했고, 생산업체는 이를 해외에 수출하는 성과를 이루기도 했습니다. 입상퇴비는 2021~2022년 전북지역 벼 재배단지 219㏊에서 진행된 시범사업을 통해 만족도 75%의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지요. 올해에도 60㏊ 이상의 면적에서 사업이 추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화학비료 대체로 탄소중립 기여
엄 연구사는 특히 지역 양분자원으로서의 가축분퇴비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7개 시·군과 연계한 주요 밭작물 현장시험에서 화학비료 일부를 가축분퇴비로 대체해 사용하는 경우 작물의 수량성과 토양 탄소함량 증대 등 지력 개선 효과가 있음을 밝히기도 했다.

“농가 여건에 따라 입상퇴비나 분상(가루)퇴비를 사용할 수 있도록 선택의 폭을 넓혔다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안전하고 효율적인 이용법 등을 수록한 가축분퇴비 활용 지침서도 발간해 업무를 수행하는 농업 관련 종사자들의 길잡이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화학비료를 사용했을 때와 비교해 ‘벼 맞춤형 가축분 입상퇴비’는 수량이 103% 수준으로 수량 유지가 가능했고, 쌀 품질도 단백질 함량이 5.9%를 보여 양호했다고 한다. 또한, 입상퇴비와 분상퇴비 모두 일정량의 화학비료를 대체 사용하는 경우 양배추, 브로콜리, 감자, 고구마, 콩, 고추 등의 수량성 확보에도 효과를 보였다고. 토양 탄소 저장량도 작물별로 2~25% 증가했다고 엄 연구사는 설명했다.

엄 연구사가 개발한 입상퇴비는 논에서 먼지 날림이 적고, 양분 함량이 높으며, 사용이 편리하다는 장점이 부각되고 있다. 

“지역자원인 가축분퇴비를 활용함으로써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비료 원료의 해외 의존도를 줄여 수급 불안에 대응할 수 있고, 화학비료 절감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 감축 등 간접적인 공익효과도 큽니다. 또한 지역단위 양분관리제에 대응한 환경적 부담을 경감시킴으로써 지속 가능한 농업 실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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