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업기술원이 뛴다 – 충청북도농업기술원 환경식품과 식품개발팀

그동안 농업과 농촌발전을 견인해 온 지방농촌진흥기관인 각 도농업기술원은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 위기의 터널을 지나 새로운 도약의 해 2023년을 만들기 위해 뛰고 있다. 이에 본지는 사람과 환경중심 농업·농촌을 위한 전문인력 양성과 신사업 창출, 4차 산업혁명 기술과 연계한 농업의 융복합화, 비대면 디지털 영농실현 등을 추진하고 있는 농업기술원의 주요 사업을 조명한다.

엄현주 팀장(사진 왼쪽)이 다양한 유산균을 배합한 파프리카나박김치를 확인하고 있다.

못난이농산물로 농식품 개발 꾀해
“농산물 가공 주역은 여성농업인”

못난이농산물 소비에 앞장
충청북도농업기술원 식품개발팀은 매일 냉장고 문을 연다. 못난이 파프리카로 만든 나박김치가 제대로 발효되고 있는지 확인하고, 알맞은 배합비율을 맞춰보기 위해서다.

올해 충북도에서는 못난이농산물 소비와 비건식품 개발을 촉진하기로 했다. 이에 발맞춰 충북도농업기술원 식품개발팀에서 못난이농산물 소비 촉진을 위한 식품연구에 착수했다.

가공분석실과 발효실험실, 품질분석실, 기기분석실, 정밀분석실 등 연구실 5곳에서 소비트렌드에 맞춰 파프리카즙·잼, 콩고기, 나물밥 레시피 확립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가공분석실에서는 시시때때로 밥 짓는 구수한 냄새가 풍긴다.

엄현주 식품개발팀장은 “농업기술원에서 개발한 식물성소스 ‘콩물마요’ 특허 기술을 콩고기에 접목해 특유의 콩 비린내를 잡아 콩 소비 촉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파프리카나박김치는 물고추 없이 파프리카즙으로 붉은 물을 만들었다. 여기에 다양한 유산균을 배합해 완성도를 높일 계획이라고 한다.

괴산군 잔대를 넣은 나물밥의 식미평가를 하고 있는 식품개발팀원들
괴산군 잔대를 넣은 나물밥의 식미평가를 하고 있는 식품개발팀원들

농가 맞춤형 가공기술 이전
엄현주 팀장은 지난 2020년 행정안전부가 주최하는 지방행정의 달인에 선정됐고, 같은 해 농촌진흥청 농업기술대상에 ‘농식품가공 및 발효’ 분야로 최우수상을 받는 기념비적인 해를 보냈다. 엄 팀장이 발효기술과 농산물 가공에 자신감을 갖는 이유다.

충북도농업기술원에서 기술이전 받은 업체는 대부분 소규모 업체가 많다고 엄 팀장은 말했다.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의 농식품창업사업을 통해 유입된 농업인들에게 식품개발팀은 기술이전 교육을 연계하고 있다고.

그는 “적은 비용을 내면 특허 받은 농식품 가공법을 기술이전 받을 수 있다”며 “계약기간은 2년으로 수요가 있을 때마다 신청서를 접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식품가공팀의 컨설팅을 받은 영농조합에서는 병풀과채주스(보은), 어린이용 홍삼음료(음성), 흑도라지청(단양)을 가공식품으로 만들었다.

이중에 병풀과채주스는 병풀의 풋내를 잡고 해외 수출에 성공하며 농가소득을 높이고 있다. 또한 인삼농가에서 직접 발효한 어린이용 홍삼과채주스에 엄 팀장은 마음이 쓰인다고 말했다.

그는 “농가에서 만든 거라 더 잘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컨설팅 요청을 받으면 현장에 나가 과일하고의 배합비율, 포장디자인 등 도울 수 있는 부분을 적극 돕겠다”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충북도농업기술원에서 기술이전을 받은 농업인들은 농가공식품의 포장방법을 다양화하는 방안을 모색하면서 소비 촉진에 중점을 두고 있다.

농업인들은 농가공식품의 포장방법을 다양화하는 등 소비가 촉진되는 방향으로 연구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아울러 지역 농특산물을 많이 소비하게 되는 식품을 만드는 게 목표다. 고구마증류주와 포도막걸리를 개발해 맛과 기능성을 연계했고 우리술을 다양화하는 데 힘썼다.

엄 팀장은 다년간의 농가공식품 개발 경험을 되돌아보며 “1차농산물을 가공식품으로 개발하는 주역은 여성농업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농산물을 수확하면 1차적으로 건조를 해서 농가소득을 올리고 싶어 하지만, 보통 남성농업인들은 재배에만 집중하는 편”이라며, “일반적으로 여성농업인들은 농산물을 해석하는 관점이 넓어 가공식품으로 연계하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식품소비는 유행에 민감하다보니 식품개발팀에서는 급변하는 트렌드를 주시하고, 특색 있는 가공식품을 개발하겠다는 계획이다.

엄현주 팀장은 “농업인들의 애로사항을 듣고, 새로운 아이템을 모색하겠다”며 “충북지역에서 많이 생산되는 옥수수와 팥 등을 활용한 전통장도 곧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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