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풍당당 – 충남 서천군의회 김아진 부의장

충남 서천은 노인인구가 40%에 육박한 고령화된 농촌지역으로 농업과 어업이 지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이런 지역 특성과 성장 한계를 극복하고 서천군의회 김아진 부의장(48)은 여성으로는 최초로 재선에 성공해 부의장으로서 차분히 의정활동을 펼치며 지역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여성농업인으로서 농사에도 열심인 김아진 부의장은 서천 한산면생활개선회 전 회장으로 농촌여성들의 권익 대변과 복지 증진을 위해 지역에서 선한 여성파워를 발휘하고 있다.

고령화 농촌에서 소외된 청소년을 위한 의정을 펼쳐 호응을 얻고 있는 김아진 부의장.
고령화 농촌에서 소외된 청소년을 위한 의정을 펼쳐 호응을 얻고 있는 김아진 부의장.

지역 최초의 재선 여성의원…유리천장 뚫어
여성청소년 위한 바우처 지원 호응 커

-부의장에 오르기까지 순탄치 않았을 텐데...
비례대표로 2018년 당선돼 의정활동을 시작했다. 서천지역 노인인구는 40%에 이르며 보수적 정치적 성향이 큰 지역이라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가 당선된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이 때문에 부담감을 갖고 책임 있는 의정활동을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다행히 열심히 한다는 평에 힘입어 재선에 도전했다.

그동안 지역구 여성 군의원의 당선사례가 없었던 서천에서는 도전 자체가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동안의 노력이 헛되지 않게 2022년 지방선거 서천군의원 최다득표로 당선할 수 있었다.

이번 9대 서천군의회는 7명의 의원 중 국민의힘 4명, 더불어민주당 2명, 무소속 1명으로 구성됐다. 국민의힘 3선 남성의원이 의장으로, 저는 더불어민주당 재선의원으로서 부의장으로 선출됐다. 여성 부의장은 서천에서 최초의 일이며, 앞으로 더 많은 여성의원이 더 높은 곳으로 갈 수 있는 디딤돌이 됐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일이라 하겠다.

-올해 중점적으로 펼칠 의정활동은?
서천군은 지방소멸 위기 지역이다. 인구감소 대응을 위해 다양한 시책을 펼치고 있지만 실효성 있는 방안은 그리 많지 않다. 모든 세대를 위한 대책이 필요하지만, 특히 청소년을 위한 시책이 더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청소년은 투표권이 없다는 이유로 정책 수혜에서 소외되는 경향이 있었다. 그렇지만 청소년은 단독으로 거주하지 않고, 가족과 함께 생활하고 있으니 관외로 유출되는 인구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고 판단했다. 이를 위해 청소년을 대상으로 버스비 무료 기능을 탑재한 알뜰교통카드를 지원한다. 또한 여성청소년을 위해서는 국민행복카드 바우처 포인트를 월 1만1500원, 연간 최대 13만8000원을 지원해 걱정 없이 생리대를 구입할 수 있도록 했다.

앞으로 학부모와 청소년들과의 간담회와 토론회 등을 통해 목소리를 청취하고, 정책에 반영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나가겠다.

- 여성을 위한 의회의 노력은?
여성 대표성 확대와 여성의 정책 결정권을 확보하기 위해 군정질의를 비롯한 다양한 방법으로 의정방향을 제시했고, 8대 의회부터 현재까지 여성 고위공직자 비율을 높이고자 노력했다.

여성을 위해 섬세한 정책을 마련하고자 했으며, 특히 지난 2018년 지정된 여성친화도시를 기점으로 다양한 여성정책을 만들어가고 있다. 당시 해당 기관에 여성농업인 관련 정책 개발을 주문했고, 농기계 임대은행에 여성용 농기계 확대 보급토록 하기도 했다.

-여성의원으로서의 삶은?
의원이 되고 나서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언제나 군민들이 주시하고 있다는 생각에 신중하게 행동하게 된다. 올해는 보다 군민들에게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직접 발품을 팔아 ‘2023 의정계획서’를 만들었는데, 서천의 비전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디자인해 배포했다. 국회의원은 홍보예산이 있어 의정계획서 제작·배포에 필요한 인쇄와 제본, 우편료가 지원되지만, 기초의원은 사비를 들여야 하기에 쉬운 일은 아니다. 컴퓨터로 직접 디자인한 의정계획서라서 개인적으로 의미가 남다르다.

의원이라는 직업은 임기동안 365일 24시간 근무한다는 각오를 해야 하고, 언제나 조금이라도 성장해 갈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의원이 되기 전에는 여성농업인이었다. 하고 싶은 일을 바로 시작하고, 만나고 싶은 사람들을 만나기도 했지만, 의원이라는 공인이 되면서 사생활보다 의정활동 위주로 생활사이클이 맞춰졌다. 당연히 가족들에게도 미안함이 생길 수밖에 없다(웃음). 그래도 이해해주고 각자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으니 감사하며 임기동안 열심히 의정활동을 하는 것이 보답하는 길이라 생각한다.

-농촌여성신문 독자들에게 한마디.
독자 여러분 반갑다. 기사를 쓰는 사람에게는 읽어주는 독자가 있어야 보람 있고 의미가 있다. 애독해주는 여러분이 있기에 농촌여성신문의 발전도 있으리라 생각한다.

생활개선서천군연합회 회원으로 활동해오고 있지만, 농사를 지으며 집안을 꾸려가고, 지역의 일꾼으로 활약하는 같은 여성농업인들의 수고에 늘 감사하며 응원하게 된다. 2023 계묘년, ‘껑충’ 뛰는 토끼의 기운으로 건강과 행복과 풍요로움이 가득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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