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정 현미경-한국농어촌공사 ‘농지은행’ 사업

윤석열 정부는 농정의 핵심비전을 ‘힘차게 도약하는 농업, 국민과 함께하는 농촌’으로 정하고 스마트농업과 신성장 분야를 포괄하는 미래 먹거리 창출 산업으로 농식품산업을 키우고, 국민을 위한 삶터·일터·쉼터를 제공하는 공간으로 농촌을 재편하겠다고 밝혔다. 식량안보·농업혁신·디지털전환·동물복지·농촌환경개선 등의 농정 핵심과제를 내놓은 정부는 2023년을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해로 만들기 위한 다양한 제도를 시작했다. 본지는 주요 농업정책을 실펴보고 자세한 내용을 차례로 제공한다.

청년농업인이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꼽는 농지확보를 위해 선임대-후매도, 농업스타트업단지 등의 사업이 새롭게 시행된다.(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없음)
청년농업인이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꼽는 농지확보를 위해 선임대-후매도, 농업스타트업단지 등의 사업이 새롭게 시행된다.(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없음)

전액융자로 농지 임대받아 성실히 납부하면 소유권 얻어
스마트팜 도전 청년농 위한 김제·상주에 농업스타트업단지 조성

농업의 미래 산업화를 위한 두 축은 스마트농업과 청년농업인 육성이다. 2020년 기준 40세 미만 청년농이 1.2%까지 떨어진 비중을 상승세로 유턴시키기 위해 정부는 2027년까지 3만 명 육성이라는 목표를 제시했다. 그중 청년농업인 육성을 위해 자금지원과 함께 원활한 농지확보에 주안점을 뒀다. 목표 달성을 위해 신규 유입이 2만6000명 필요한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정부는 보다 쉽게 농지를 확보하도록 뒷받침하겠다고 약속했다. 그 연장선에서 올해 새롭게 도입한 제도가 ‘선임대-후매도’, ‘농업스타트업단지 조성’, ‘비축농지임대형스마트팜’ 등이다.

청년농 지원에 181억 신규편성
신규사업을 현장에서 실행하는 한국농어촌공사 권익현 농지은행처장은 “지난해 1조3978억 원을 농지은행처가 집행했고, 올해는 전년 집행액보다 274억 원, 목표예산액보다는 438억 원 늘어난 1조4252억 원을 집행하게 된다. 예산규모로는 역대 최대다. 금리인상으로 부동산 거래는 줄고 있지만 농지은행을 통한 농지거래는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농지확보에 애를 먹고 있는 청년농 지원활성화를 위해 3개 신규사업에 181억 원을 지원하게 된다. 전체 예산에서 비중은 적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 제도들을 통해 청년농들이 본인이 원하는 곳에서 원하는 작목을 재배할 수 있는 농지를 구하는 데 어려움이 전보다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3개 신규사업 중 농지 선임대-후매도에 가장 많은 81억6000만 원이 배정됐다. 농지규모는 20ha로 만 39세 미만 청년농업인이 농지매입을 위한 자금을 전액 융자받을 수 있다는 점, 최장 30년 동안 임차료와 원리금을 성실하게 납부하면 소유권을 취득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권 처장은 “이 사업의 핵심은 가능하다면 청년농업인이 원하는 농지를 제공한다는 데 있다. 공공임대용 농지매입사업 대상 농지에 해당된다면 먼저 매입 후 청년농에게 농지를 제공할 계획이다. 본인의 농지를 취득하길 원하는 건의가 계속 있었던 만큼 이 제도에 대한 청년들의 기대가 큰 것으로 안다. 안정적으로 농사를 지을 수 있으면서 성실하게 원금과 이자를 갚으면 본인의 땅이 될 수 있어 영농의욕을 고취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라고 밝혔다.

임차료도 표준임차료의 최소 50%에서 최대 100%를 넘지 않도록 함으로써 부담을 최대한 줄였다. 계약을 맺은 지 10년이 지나 남은 농지대금을 납부하게 되면 별도의 수수료 없이 소유권을 가질 수 있고, 금리도 연리 1.0%로 고금리 시대에서 상당한 이점이 있을 걸로 보인다. 향후 사업추진 결과에 따라 농지규모는 더 늘어날 수도 있을 걸로 전망된다.

 

전북 김제에 들어서는 농업스타트업단지(출처:전라북도)
전북 김제에 들어서는 농업스타트업단지(출처:전라북도)

스마트팜 도전 쉽게
농지은행처는 농지상시조사를 통해 저활용 농지에 대한 자체분석을 거쳐 농업스타트업단지로 활용할 수 있는 농지를 발굴했다. 농지상시조사는 농어촌공사의 지역본부가 지난해 새롭게 현장조사앱으로 진행했고, 그 결과는 농식품부가 농지정책을 수립하는 데 활용됐다. 농업스타트업단지 역시 이렇게 수집된 정보가 큰 도움이 됐다.

농지은행처가 후보지 조사를 거쳐 경북 상주와 전북 김제가 선정됐고, 국비 54억4800만 원이 투입돼 각 3ha 내외로 조성된다. 농어촌공사는 스마트팜 영농이 가능하도록 진입로와 용·배수로를 정비하고 10년에서 30년간 임대 후 매도할 수 있도록 했다. 조성지역으로 선정된 상주와 김제는 스마트팜 혁신밸리가 구축된 곳으로 스마트팜에 도전하길 원하는 청년농업인들이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게 된다.

공모에 선정된 전북 김제의 경우 새만금 농생명용지 바이오작물생산단지에 조성할 계획인데, 농어촌공사가 시행기관으로서 농지매입에 12억 원, 기반조성에 15억 원을 투입하게 된다.

농지 취득이력이 없는 만 39세 이하 청년농업인에게 각 0.5ha씩 배분되고, 스마트팜 혁신밸리 사전보육과 창업준비 과정을 거친 150여명의 수료생이 우선순위로 장기 임차 기회를 얻는다. 보육과정을 거친 청년농업인들이 농지를 확보하지 못해 다른 지역으로 이탈하거나 심지어 농업을 포기하는 사례가 줄어들 걸로 기대한다. 인근에 농산물 산지유통시설과 청년농촌보금자리주택과 접근성이 좋아 시너지효과도 기대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