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기술원이 뛴다-경상북도농업기술원 농촌자원과

그동안 농업과 농촌발전을 견인해 온 지방농촌진흥기관인 각 도농업기술원은 코로나19와 기후변화 등 대내외 위기의 터널을 지나 새로운 도약의 해 2022년을 만들어가고 있다. 본지는 사람과 환경중심의 농업·농초을 위한 전문인력 양성과 신사업 창출, 4차산업과 연계한 농업의 융복합화, 비대면 저밀도사회 구현, 디지털농업 실현 등을 추진하고 있는 각 도농업기술원을 조명한다.

▲ 경상북도농업기술원은 농가맛집의 특화밥상을 포함한 농촌관광으로 연계한 상품을 선보였다.

제철식재료의 특화밥상으로 농가맛집 위기 타개
오감만족하는 맛길여행과 ‘경북愛5GO’ 선보여

농가맛집 위기 프로젝트로 시작
직접 농사지은 재료에 지역의 스토리와 결합한 복합 식문화 공간인 농가맛집은 향토음식 전승에 큰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아 매출이 70% 이상 급락하며 위기에 놓였다.

그 돌파구로 경상북도농업기술원 신용습 원장 주도로 탄생한 게 특화밥상 프로젝트다. 5년 이상 생존율 80%를 자랑하던 농가맛집의 저력은 제철식재료에 있었고, 특화밥상 역시 코로나19로 전국민의 관심이 면역력 강화에 쏠려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농가맛집은 특화밥상을 통해 기성세대에게는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MZ세대는 고즈넉한 시골감성을 느끼게 함으로써 재도약의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남문식 농촌자원과장은 “농가맛집은 주메뉴가 있지만 반찬류는 대부분 지역에서 난 제철식재료로 사시사철 바뀐다는 게 특징이다. 특화밥상에는 스토리도 담겨 있어 먹는 것에 그치는 게 아니라 그 속에 담긴 또다른 맛을 음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군위의 바보밥상은 바보추기경이란 별칭을 가진 故김수환 추기경이 즐겨먹었던 소고기시래깃국이 주메뉴로 소박한 영양을 담아낸 게 특징이다. 안동의 농가맛집 뜰이 선보인 안동5미 특화밥상은 참마육회비빔밥과 간고등어시래기찜, 문어숙회 등 전통의 맛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 경주 농가맛집 고두반의 밀키트 상품인 옛두부맑은전골

농가맛집에 특화밥상 개발 이외에도 밀키트와 도시락도 선보였다. 밀키트 시장이 코로나19 이후 2021년 3000억 원에서 2025년 7250억 원 시장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도시락 역시 1인가구와 혼자 여행을 즐기는 혼행족의 급증에 주목하고 개발에 나선 것이다. 지난 6월 농촌진흥청이 전국 농가맛집을 대상으로 밀키트 경연대회에서 경북은 경주 고두반과 상주의 종달이와보릿단이 선정됐다. 그중 고두반의 옛두부맑은전골이 롯데마트에 출시돼 소비자들에게 선보였고, 상주의 종달이와보릿단은 올 하반기에 어복쟁반을 내놓을 계획이다.

경북 농촌관광 콘텐츠로 진화
해외여행이 재개됐다지만 많은 국민들은 국내여행을 선호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여행지로 선호하는 지역은 제주도와 강원도가 1·2위를 독점하다시피 했다. 경북농업기술원은 올해 특화밥상이 준비된 농가맛집과 치유와 힐링을 우선하는 관광트렌드에 발맞춰 이를 소화할 수 있는 교육농장을 묶어 ‘경북愛5GO’를 선보였다. 이 프로젝트는 농촌관광 경북시대를 만들 발판으로 기대하고 있다.

5GO는 오Go·보Go·놀Go·먹Go·자Go를 뜻하는 것으로 예를 들어 농촌체험 기차여행 상품인 농뚜레일처럼 철도와 고속도로로 경북으로 오게 하고, 교육농장과 농가맛집에서 몸과 마음을 힐링하는 경북형 농촌관광 프로그램으로 발전시켜 나간다는 계획이다. 거기다 ‘산愛들愛 맛길여행’도 주목할만하다. 구체적으로 경북 성주는 세종의 왕자 19명의 태를 봉인한 태실에다 특화밥상 참외닭구이, 그리고 성주참외테마공원과 태항아리 만들기와 팜파티를 즐길 수 있는 교육농장이 결합된 ‘태교누리길’이 마련돼 있다. 경북 안동에는 의상대사가 창건한 고운사와 연잎밥이 주메뉴인 화련정식, 천연염색 체험을 할 수 있는 ‘우담바라길’ 등이 눈길을 끈다.

 

■담당자의 말-이우경 자원활용팀장

‘산애들애 맛길여행’에 기대 커

올해 휴가시즌을 앞두고 야심차게 ‘산愛들愛 맛길여행’을 개발했다. 여타 관광프로그램이 명소마다 나눠져 있어 관광객들이 코스를 일일이 짜야 했던 불편함을 해소하고자 각 지역마다 길이름을 만들어 오감을 만족시키도록 구성했다.

요즘 웬만한 관광지에는 그 지역만의 길이 있기 마련이다. 경북은 걷고 보는 데서 그치질 않고 농가맛집의 특화밥상과 체험농장을 연계해 오감을 만족한다는 점이 강점이다. 22개 함축된 의미를 담은 길을 만들기 위해 이름을 짓는 데만 3개월이 걸렸다. 일단 예감은 좋다. 일부 체험비와 식비를 지원하지만 경북형 농촌관광 프로그램이 지속된다면 특화밥상 프로젝트가 단발성 사업에 그치질 않고 농가맛집의 경쟁력을 높이는 지속가능한 콘텐츠가 될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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