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생활개선연합회장 탐방- 김순내 화순군연합회장

30여 년간 친환경 재배 고집하며 복숭아 농사
13개 읍·면 활동 영상에 담는 등 새로운 도전

▲ 화순군 춘양면에서 복숭아 농사를 짓는 김순내 회장. 누구보다 일찍 친환경 재배를 시작해 조금 외로운 농사를 지어왔지만 그 시간은 이제 김 회장의 자부심이 되었다.

소신있게 지켜온 친환경 농사
“욕먹으면서 농사지었어요.” 
친환경으로 복숭아 농사를 짓고 있는 김순내 회장. 30여 년 전부터 농업도 변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친환경 재배를 시작했다. 당시 친환경 재배가 많지 않았던 터라 마을 사람들의 시선이 곱지 않았고, 동네 어르신들은 농사가 장난이냐며 혼을 내기도 했단다.
“친환경이라 제초작업을 하지 않으니까 주변에서 이상하게들 많이 봤죠. 어르신들한테 욕도 많이 먹었고요.”

그럼에도 고집스럽게 자신의 소신대로 농사지어온 김 회장은 30여 년간의 친환경 농사로 토질이 너무 좋다면서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우리 복숭아밭 밟으면 포근포근 너무 좋죠? 제초작업을 하지 않다 보니 지렁이 미생물 다 살아있어요. 좋은 땅에서 자란 작물의 맛과 질은 말할 것도 없고요.”
광양제철소에서 근무하는 남편과 주말부부로 살아온 김 회장은 모든 농사를 혼자 일궈왔다. 중간중간 포기하고 싶을 때도 많았지만 탐스럽게 익은 복숭아를 보면 그 뿌듯함에 힘들었던 과정은 싹 다 잊게 된다고. 그렇게 고향을 지키며 억척스럽게 농사지어온 세월이 30년이다. 

비록 가입은 늦었지만
농사경력 30여 년의 김 회장이지만 생활개선회에 가입하게 된 건 불과 십 수년 전이다. 남편과 오랜시간 주말부부로 지내면서 농사와 육아 두 가지 모두를 감내해야 했던 그는 대외적으로 활동할 여력이 없었다고 한다. “쉬는 날 남편이 일을 도와주긴 했지만, 주말이 지나면 또 온전히 제 몫이었으니까요.” 하나만 집중해도 어려운 일을 동시에 해내다 보니 아무래도 생활개선회와 같은 지역사회 활동은 늦어졌다.

늦게 가입한 만큼 왕성한 활동을 보였다. 그는 가입한 지 3~4년 만에 면 부회장 등 임원을 계속 도맡으며 책임감있게 조직을 꾸려나가는데 앞장섰고, 회원들에게 그간의 노력을 인정받아 제 14대 화순군연합회장이 됐다.  

코로나로 교육기회 줄어 아쉬워
그렇게 우여곡절 회장이 된 그가 강조하는 것은 교육이다. 그는 생활개선회가 학습단체인 만큼 교육사업은 꼭 진행하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특히 지난해 그는 바리스타 자격증을 따면서 커피를 배우고, 민간자격증도 따게 됐는데 그게 참 기억에 남는다고 회상했다.
“대단한 자격증은 아니지만, 무언가를 해냈다는 증표니까 성취감도 더욱 느낄 수 있더라고요. 그 교육 이후로 이제 커피는 꼭 내가 내려서 먹곤 하는 일상의 작은 변화도 좋았고요.”

이처럼 교육을 강조한 김 회장이 올해 계획한 것은 치매교육 수료증이다. 이는 치매안심센터 등에서 치매노인 등에게 인지교육을 할 수 있는 자격증으로 요양보호사 등 농업외에도 투잡을 뛰거나 봉사를 나서는 회원들이 상당수여서 도움이 되리라는 생각에 추진하기로 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화순군연합회는 올해부터 활성화산업의 일환으로 회원들의 활동을 영상으로 제작하고 있다. 봉사활동, 교육 현장등에서 회원들의 모습을 영상으로 담고, 인터뷰를 진행하며 기록으로 남긴다. 아직 회원들이 어색해하고 낯설어하지만 추후에 영상으로 다시 보면 배로 뿌듯해 한다고. “연말에는 13개 읍면끼리 발표회도 열 계획이에요. 처음에 반대도 많았는데, 새롭게 도전하자며 설득해 나갔죠.” 

화순군연합회만의 사무실도 탄생했다. 코로나19때문에 집합에 제한이 많아지자 군연합회만의 공간을 마련한 것이다. 김 회장은 물론 방역수칙을 지키며 잘 운영해나갈 예정이라면서 이곳을 기점으로 새로운 도전이 추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