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장 탐방- 충남 부여 표고버섯재배·발효액 가공 이영숙 회원

코로나19로 식당운영 어려워지자 밀키트로 판매

“폭락한 버섯 가격을 보고 오기가 생겨 안 판적이 있어요. 대신 그 버섯으로 다양한 버섯요리를 개발했죠.” 버섯청, 버섯묵, 버섯잼까지 버섯에 진심인 농가맛집 ‘나경’ 이영숙 대표의 버섯외길은 한 요리경연프로그램의 우승으로 이어졌다. 버섯농사를 짓다 요리장인까지, 생활개선회가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을 거라고 이 대표는 말한다.

▲ 이영숙 회원은 충남 부여에서 직접 농사지은 버섯으로 음식점을 운영한다. 최근엔 코로나19로 운영이 어려워지자 밀키트를 제작해 판매하고 있다.

 

버섯 처리하다 탄생한 버섯발효액
이 대표는 충남 부여에서 3000평 규모의 표고농사를 짓고 있다. 재배한 표고는 원물로 판매되기도 하지만 대부분 이 대표가 요리하는 음식의 재료로 쓰인다. 흔히 불리는 종갓집으로 시집을 와 큰 살림을 이끌어가기도 바빴지만, 농사에도 욕심이 있었던 이 대표는 버섯농가가 많은 주변 여건상 자연스럽게 표고버섯을 재배하게 됐다. “하우스에 버섯이 하얗게 열려 있는 걸 보면 그게 참 예뻐요.”

정성스레 재배한 버섯 가격이 폭락한 해에는 속상한 마음에 판매하지 않은 적도 있다. “당시 이 많은 표고를 어떻게 할까 하다가 매실청 담그는 걸 보고 버섯청에 도전했어요.” 청을 담근 후, 잊고 있다 1년 남짓의 시간이 지나고 확인을 해보니 설탕과 버섯만을 넣었는데도 그 맛이 너무 개운했단다. “음식의 느끼한 맛을 잡아주기 좋다고 생각하고 주변에 나눔을 했는데, 반응이 좋더라구요. 특히 숙변에 도움이 된다는 분도 있었어요.”

이 대표는 버섯청의 반응이 좋자 대량으로 담갔고, 당시 담근 청은 이 대표 버섯전골의 비책이 됐다. “시간이 지날수록 발효가 돼 더 깊은 맛을 내요.”

우리음식연구회에서 탄탄한 요리실력을
이 대표는 생활개선부여군연합회 회원이기도 하다. 2007년부터 2013년까지 부여군 석성면생활개선회장을 맡았고, 전국 한마음대회에 참석했던 것이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전국적으로 여러 지역에서 회원이 모이다 보니 새롭게 알게 되는 점도 있고, 지역은 달라도 통하는 것도 있고 배울 점이 많은 분들도 만나 참 좋았던 기억으로 남아있어요. 지금까지도 인연이 돼 연락하며 안부 묻고 지내는 분들도 있고요.”

이 대표가 본격적으로 요리에 뛰어든 계기는 생활개선회 우리음식연구회 활동을 하면서다. “살림을 하면서 어깨너머 배운 솜씨로 음식을 하긴 했지만, 저만의 요리를 한 적은 없었어요. 표고재배를 시작하고 농업기술센터에 영농교육을 받으러 다니다 우리음식연구회에 가입했는데, 그걸 계기로 본격적으로 요리를 배웠던 것 같아요.”

이 대표는 당시 교육이 인상 깊었다고 회상했다. “자신이 가진 자원을 활용하라는 내용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요. 그 말을 듣고 제 자원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거든요. 곰곰이 생각해보니 버섯이 있더라고요.” 이후 버섯을 활용해 다양한 음식연구를 했다. 특히 버섯 모양을 그대로 살린 버섯묵은 이 대표만의 자부심이다.

타고난 음식솜씨와 풍부한 재료로 농가맛집에 도전한 이 대표는 2013년 버섯전골 전문 음식점을 열었다. 이후 입소문이나 전국 한식고수들이 나와 펼치는 요리경연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계기가 됐는데, 방영 당시 충청도팀은 심사위원으로 출연한 백종원의 극찬을 받으며 우승을 거머쥐기도 했다.

코로나19로 가게 문 닫았지만…
그러나 이 대표도 코로나19는 피해갈 수 없었다. 대부분 손님이 외지에서 오다보니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이 더욱 컸다. 이 대표는 사업 파트너인 딸 조진희씨와 의논 후 가게를 휴업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농가맛집은 휴업상태다. 이후 버섯을 2kg씩 소포장해서 판매도 해보고, 버섯요리를 해 도시락 형태로도 도전했다. 둘 다 상황이 상황이 여의치 않아 다른 방안을 모색하다 딸 조 씨가 전골 밀키트를 제안했다고.

“작년부터 판매하고 있어요. 채수와 표고, 팽이, 양송이 등 지역에서 재배한 버섯꾸러미가 들어있고, 포장만 뜯으면 버섯전골을 먹을 수 있게끔 버섯도 손질해서 보내고 있고요.”그러나 전적으로 밀키트를 발송하기까지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처음에 어려움이 많았죠. 음식점만 해봤지 다른 분야는 모르니까요. 배송 중 채수가 터지기도 하고 중간중간 어려움이 많았지만 하나씩 개선책을 찾아갔고 지금은 안정적입니다.”

덕분에 이 대표는 요즘 강의와 요리컨설팅 등에서 더욱 활약하고 있다. 그는 이번 위기를 기회 삼아 그동안 바빠하지 못한 버섯요리연구에도 좀 더 집중하겠다고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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