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생활개선연합회장 탐방- 심복순 구례군연합회장

구례군 토지면 최초의 여성이장
친환경 산수유 재배…잼·청·분말 등 가공

▲ 심복순 회장은 친환경으로 산수유를 재배하고 2016년 가공사업에 뛰어들어 산수유 잼, 청, 분말 등을 온라인으로 판매하고 있다.

“여자이장이 뭘 해”
심복순 회장은 정산마을 이장을 7년간 역임했다. 구례군 토지면 토박이인심 회장은 평생 자란 고향에 대해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었지만, 지금보다 가부장적이었던 농촌의 분위기상 반대의 목소리가 있었다고.
“몇몇 사람들이 정산마을 남자들은 뭘 하길래 여자가 이장에 나오냐, 여자이장이 뭘 하겠냐는 반응을 보였어요.”
2007년 40여 명이 모이는 이장회의 석상에서 여성은 심 회장 혼자였다고한다. “그래서 더 열심히 했죠. 내가 잘해야 그 뒤로도 여자 이장들이 나올 거라고 생각하고요.”

심 회장은 이장을 하면서 각종 정부사업들을 신청해 마을 사람들에게 혜택을 제공했다. 서류작업에 취약한 마을 어르신들을 위해서는 직접 발로 뛰었다.
“정부에서 친환경농사를 권유하면서 친환경퇴비를 무료로 주더라고요. 몇몇 분들은 제대로 된 필지 확인도 안 돼있어서 제가 일일이 마을 논밭 상황을 파악해서 신청을 도왔죠. 그해 우리 마을회관에는 무료로 제공된 퇴비가 잔뜩 쌓여있었어요. 주민들은 이장 덕에 공짜로 퇴비 얻어서 좋아해 주시고, 이러한 소문이 금방 퍼져서 편견을 보기좋게 묵살했습니다.”
이외에도 심 회장은 이장 당시 백두대간사업으로 마을에서 사용할 수 있는 창고와 저장고를 마련하고, 산촌생태마을사업으로 마을전용 숙박업소를 짓기도 했다. 이에 정산마을은 지금도 마을 수익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
“제가 처음 여성이장을 하고 3~4년 후부터는 꾸준히 여성이장들이 나오고 있어요. 이제 대여섯 명 정도 됩니다.”

가공업 환상 버렸으면
심 회장은 친환경으로 산수유 농사를 지으며 가공사업도 함께 운영 중이다. 가공업에는 2016년 구례군농업기술센터에서 가공시설 지원사업에 선정되면서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이전에는 50~60대 중장년층을 타깃으로 잡아 주로 산수유즙 판매에 열을 올렸다면 인터넷 홈페이지를 개설한 뒤로부터 딸이 도움을 주면서 분말, 청, 잼, 워터젤리 등 산수유로 다양한 가공제품을 만들어 판매한다고 한다.

“농산물의 부가가치를 올려준다는 생각에 많은 고민 없이 뛰어들었어요. 그런데 생각보다 어려움이 많더라고요.” 그는 청년여성농업인CEO중앙연합회원인 딸과 아들들이 홍보와 홈페이지 관리 등에 도움을 주고 있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를 생각하면 아찔하다고 말했다.

“가공에 대한 환상을 버리는 게 중요한 거 같아요. 교육을 받다 보면 금방 돈을 많이 벌 수있을 거라는 환상이 생기거든요. 농업인은 농사짓기도 바쁜데 홍보, 마케팅을 언제 하겠어요.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뛰어들어야 하는 것 같아요.” 그는 최근 무턱대고 가공업에 뛰어들어 손해를 보는 농업인들이 많아졌다면서 안타까운 심정을 보였다.

이외에도 심 회장은 돼지감자, 야콘,초석잠 같은 특용작물을 길러 로컬푸드와 지인들에게 판매중이다.
생활개선회에는 1996년에 가입했다. 심 회장은 생활개선회 교육 덕에 꾸준히 발전하는 농업인이 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앞서 나가지는 못했어도 세상에 발맞춰 나갈 수 있었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봉사도 빠질 수 없다.
올 8월 폭우 피해 당시 전국각지에서 오는 자원봉사자들을 위해 보름 밤낮으로 배식, 반찬봉사를 진행했다. 이처럼 지역사회의 일에 적극 나서는 구례군생활개선회 뒤에는 지난 4년간 농촌여성을 대변해온 심복순 회장의 노력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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