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야 강소농 -‘행복한민지맘’ 채미숙씨(해남군 생활개선회원)

옷 만들던 실력으로 농사·가공·마케팅도 꼼꼼
농업기술센터 마케팅·강소농 교육 효과 톡톡히 봐

▲ ‘행복한 민지맘’의 채미숙씨는 전남 해남에서 유기농 오색쌀, 무농약 작두콩, 와송 등 건강 먹거리를 생산한다

채 씨는 해남에서 맞춤옷, 이불, 커튼 등을 직접 만들어 판매해왔다. 그러던 어느 날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농사는 남편이 계속 지어왔어요. 저도 제 일을 하면서 도왔고요. 그런데 애들이 자라면서 수입을 좀 더 늘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하던 일을 접고 저도 농사에 합류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그렇게 2015년부터 생활개선회 가입과 함께 농업인의 길에 들어선 채 씨는 마케팅에 주력하겠다고 마음먹었다.“남편을 옆에서 지켜보니 이제 생산만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겠더라고요. 지금도 마케팅 교육을 꾸준히 받고 있어요.”
그렇게 채 씨는 해남군농업기술센터로 향했다. 2년여의 시간 동안 농업기술센터에서 강소농 교육을 통해 마케팅, 판로, 고객관리에 대해 기초를 다졌다. 다음은 농업기술원이었다. 채 씨는 심화된 과정을 공부하기 위해 나주에 있는 전남농업기술원까지 가서 교육받았다고 한다.
“교육을 받다 보니 시야가 넓어지고 보는 눈이 생기는 것 같더라고요. 교육을 받는 사람만이 교육의 필요성을 느끼는 것 같아요.”

SNS 마케팅을 중요하게 생각한 채 씨는 블로그를 키우기 위해서도 열을 올렸다. 한창 블로그를 키울 때는 새벽 한 시 이전에 자본 적이 없다고 한다. “블로그는 내가 올린 만큼 사람들이 찾아준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올렸죠.”
처음엔 단순히 농촌 일상을 올리던 채 씨는 농사일에 익숙해지면서 작두콩 재배법,수확시기, 농사 실패하지 않는 법 등 자신만의 노하우를 차근차근 게재했다.“귀농·귀촌 준비하시는 분들이 블로그 검색을 많이 하세요. 제가 열 가지를 올리면 최소 열 명은 관심을 가지겠지 하는 마음으로 올렸어요.”
그렇게 꾸준히 블로그를 통해 소통하던 채 씨는 어느덧 주요 판로가 SNS일 만큼 확실하게 자리 잡았다.

블로그뿐 아니라 인스타그램, 페이스북,네이버 밴드 등 할 수 있는 SNS는 모두 운영한다는 채미숙씨는 판매하는 품목도 다양하다. “마케팅을 배우다 보면 한 가지 품목으로 집중해야 한다고 배워요. 그렇지만 저 같은 소농은 한 가지만 했다가 타격을 입기 쉽거든요. 그래서 다양한 품목을 판매하고 있어요.”
소비자와 직접소통을 하는 것도 품목이 계속 늘어나는 이유 중 하나다. “처음엔 작두콩차 위주로 판매했는데 작두콩을 찾는 분들이 비염이 심하거나 건강이 안 좋으신 분들이 많아요. 암 환자분들도있고요. 그래서 작두콩 배송하면서 암에 좋은 와송을 함께 보냈어요. 텃밭에 와송이 많았거든요.”
그러자 고객들이 와송을 찾기 시작했다.“반응이 좋더라고요. 본격적인 재배에 나서서 현재는 유기전환기에 있어요.”

SNS도 농사도 다양하게 운영한다는 채씨는 자신을 가리켜 삼류라고 말한다.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보다 다양한 분야를 섭렵하는 것이 더 즐거워요. 옷을 만들때도 마찬가지였고요.”
농사 전, 채 씨는 타고난 손재주로 20여 년 넘게 옷을 직접 만들어 판매해왔다. 젊은 시절엔 지역에서 맞춤옷을 재단해 만들었고 결혼 후 농촌으로 오게 되면서 어르신들에게 맞는 옷을 만들어 팔기도 했다고.“만드는거 자체를 좋아해서 옷 판매를 할 때도 맞춤 이불, 커튼 등을 같이 만들었어요.”
채 씨가 작업을 하던 공간은 여전히 남아있다. 지금도 농사일을 하다 한 번씩 생각이 나면 작업실로 달려가 무엇이라도 만든다고 한다.

그러나 현재 그에게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농산물의 패키지 디자인을 만드는 것이다.
“민지맘에서 판매하는 여러 품목의 농산물을 명절세트로 묶어 판매한 적이 있어요. 디자인을 전공한 친구가 포장을 도와줬는데 확실히 답례품 등으로 잘 나가더라고요. 그 효과를 톡톡히 보니 다음엔 직접 패키지 디자인에 도전하고 싶네요.”

채 씨는 자신을 자칭 삼류라 칭했다. 그러나 고객들의 건강을 생각해 유기농, 무농약으로 농산물을 재배하고 소비자와 소통하며 끊임없이 발전하는 그는 이미 일류강소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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