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농업을 농장에서만 해야 된다는 법은 없어요. 농장에서도 운영을 하되, 소비자가 모이는 곳을 찾아 나서야 합니다.”
충남 태안 ‘팜스쿠키’ 김태희 대표는 최근 안면도 ‘아기자기랜드’에 농촌체험학습 공간을 마련했다. 아기자기랜드는 커피숍, 갤러리, 화방 등이 입점한 복합문화공간이다. 이곳에서 김 대표는 농장에서 생산한 농산물로 베이킹 하는 체험학습을 진행하고 있다. 그를 만나 ‘팜스쿠키’의 경영전략을 들어봤다.

동화 접목한 교육으로 아이들 편식 예방
상처 받은 아이들에 농업의 치유능력 전파

등외품 농산물, 가공식품으로 소비
김태희 대표는 2년 전 시댁이 있는 충남 태안으로 귀농했다. 시부모님의 농사를 도우면서 대를 이어 농업을 계속 하던 김 대표는 상품성이 낮은 농산물이 무분별하게 버려지는 것이 아까워 가공을 생각하게 됐다.
“매해 상품성이 낮다는 이유로 정성껏 농사지은 작물이 버려지는 것을 보고 가공을 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그는 농사만으로는 미래에 대한 답이 없다고 생각했다. SNS를 하면서 사람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했고, 농촌에 와서 할일이 변변치 않다는 사소한 하소연으로 시작한 SNS는 사람들의 호응이 쌓이면서 농가일기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태안군농업기술센터에서 교육을 들으면서 농촌체험학습장을 운영해보라는 권유를 받았다.
“농촌체험학습장을 운영하고 싶어서 신혼집으로 공사중이던 장소를 체험장으로 만들어 시작하게 됐어요.”
당시 농촌융복합산업이 이슈라서 농업인들이 술렁이던 시기였다. 김 대표도 가공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굳어지면서 시부모님의 1차농산물을 활용해 체험장에서 농촌융복합산업을 시작하게 됐다.

농산물동화수업, 학부모에 인기
“아이들에게 노란색 농산물이 어떤 게 있는지 떠올려 보라고 했을 때 많은 아이들이 망고, 레몬, 파인애플과 같은 수입농산물만 대답했고, 심지어 학부모님들조차 식재료에 대해 깊이있게 알지 못해 마음이 안 좋았어요. 국산 농산물의 효능을 알리고 싶어서 동화를 가져와 설명했습니다.”
김태희 대표는 수업 때마다 농산물쿠키에 색을 입혀 아이들에게 쿠키에 들어간 원재료 농산물의 효능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했다.

“빨간색 농산물을 말할 때는 ‘좋아하는 친구에게 고백을 하려면 심장이 튼튼해야 되는데, 빨간 농산물을 많이 먹으면 심장이 튼튼해서 고백도 하고, 결혼도 할 수 있다’고 이야기 해주면서 설명을 재밌게 했어요.”
뿐만 아니라 동화에 등장인물을 투영해 채소를 안 먹고 편식했더니 몸이 뚱뚱해지고 피부병에 걸린 일화를 들려줬더니, 아이들이 자신도 똑같이 되지 않으려고 다짐했다고 한다.
“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수업으로 몸에 좋은 식재료에 대한 좋은 인식을 심어 편식하지 않도록 지도하고 싶어요.”
특히 수업을 들은 아이들의 부모님들에게서 연락이 많이 왔다고 한다.
“아이들에게 농산물에 대한 인식을 심어주고 동기부여를 해주니까 교육이 끝나도 아이들이 부모님에게 전하면서 호응이 좋아요.”

텃밭교육으로 아이들에게 농업 알린다
김 대표는 교육이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자 책임감을 느끼게 됐다. 농촌체험학습에 대한 프로그램과 커리큘럼을 짜고 제대로 해야 된다는 결심으로 미술심리치료, 아동요리 등 자격증을 땄다.
“팜스쿠키에 맞는 프로그램을 기획하면서 자라나는 아이들의 바른 식습관을 알려주자고 다짐했어요. 작년에는 텃밭교사로 수업을 나가기도 했습니다.”
김 대표는 아이들의 정서를 함양하고 미래 인재를 만들어내는 일에 농업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텃밭교사로 외부활동을 하면서 스마트폰에 중독된 아이, 외모 콤플렉스로 말이 없는 아이 등 다양한 아이들을 만났어요. 급변하는 시대에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에게 농촌체험학습을 통해 더 다가가고 싶습니다.”
김 대표의 팜스쿠키 농장은 앞으로 체험장 뿐 아니라 원예하우스를 준비중이라고 했다.
“단순히 쿠키, 빵, 피자 같은 베이킹만 하는 수업이 아닌 원예하우스에서 체험활동에 들어가는 허브, 토마토, 가지 등 원재료를 재배하면서 아이들이 직접 따볼 수 있게 텃밭교실을 함께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