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완주 박사의 농사에 대한 오해와 진실(42)

음식물 폐기물을 흙에 되돌려주는 것은
농업에도 이롭고 환경보호에도 이롭다


음식물퇴비에 대해 글을 두 번이나 쓰자 의아해하는 독자로부터 전화가 온다. 토양비료학자인 나는 우리 농토를 위해 음식물쓰레기가 흙으로 보내져야 한다는 것을 신념을 가지고 있다.

그동안 음식 폐기물은 여러 가지로 정부당국자를 괴롭혀 왔다. 2013년에 런던협약에서 음식물쓰레기의 해양투기금지법이 시행됐고, 2014년부터는 음식물쓰레기뿐만 아니라 육상에서 나오는 모든 산업폐기물들의 해양투기 또한 전면금지 됐다. 음식물쓰레기는 가정 쓰레기의 약 65%로 연간 500만 톤이 나온다. 20조 원 이상의 경제적 손실을 가져오고, 처리비용은 9천여억 원이나 든다. 그래서 음식물쓰레기 처리에 온갖 지혜가 다 동원됐다.

매립을 하자 침출수가 지하수를 오염시키고, 발생하는 가스는 공기를 오염시켰다. NGO들과 주민들이 야단이었다. 그 때문에 2005년부터 매립을 금지했다. 태우면 어떨까? 고가의 장비가 필요하다. 다이옥신과 이산화탄소가 생겨서 공기를, 소각한 재가 토양과 지하수를 오염시킨다. 연료로 쓰자는 제안도 나왔다. 역시 고가의 시설비가 들고 보조연료가 필요하고 다이옥신도 나온다. 가축의 사료로 쓴다? 변질이 쉬워 악취가 나고 질병발생이 우려된다. 금속이나 비닐, 이쑤시개와 같은 이물질도 문제다. 염분도 문제이거니와 동물성 음식이 광우병을 불러올 수도 있다.

그래서 생각해 낸 대안이 퇴비화다. 그러나 ‘퇴비화’라고 만만한 것이 아니다. 우선 과다한 염분과 수분이 문제다. 음식의 종류가 다름에 따른 퇴비원료의 불균일, 퇴비를 만들어 사용까지 보관기간이 길다는 문제, 쏟아지는 음식물쓰레기를 처리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등의 문제가 제기됐다.

농사를 잘 짓는 가장 확실한 비법은 흙에 가능한 한 탄소(C)을 많이 공급해 주는 일이다. 탄소란 무엇일까? 유기물이다. 유기물의 주성분은 탄수화물, 즉 포도당(C6H12O6)같은 것이다. 탄수화물은 흙속에서 비료의 저장탱크이자 분해해서 양분을 공급해주고 흙을 부드럽게 만들어 뿌리가 숨을 잘 쉴 수 있게 한다. 탄수화물은 미생물의 밥이 되므로 수많은 미생물이 밥을 먹고 무수히 번식한다. 특히 이로운 미생물의 번식을 좋게 한다. 이렇게 하여 탄수화물은 미생물의 분해를 받아서 생의 종말을 고하게 된다. 그리고 그 끝은 물(H2O)과 이산화탄소(CO2)로 변신한다. 물은 수분으로 공급되고 탄소는 다시 광합성의 원료로 지상으로 돌아온다. 순환이 자연스럽게 흙에서 이뤄진다. 우리가 흙에 탄소, 즉 유기물을 환원시켜 주지 않으면 광합성이 일어나지 않고 따라서 밥도 반찬도, 과일도 먹을 수 없다.

청정한 유기물인 음식물 폐기물을 흙에 되돌려주는 것은 농업에도 이롭고 환경보호에도 이롭다. 게다가 요즘 앞서 지적한 ‘퇴비화 문제’들을 해결하고 훌륭한 음식물 완숙퇴비가 생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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