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완주 박사의 농사에 대한 오해와 진실(41)

▲ 다량의 음식물퇴비(10a당 5톤)을 주고 기르는 딸기밭.

음식폐기물 퇴비화는
자원 재활용․환경보존
땅심 높여 ‘일석삼조’

음식물을 퇴비로 만들었을 경우 문제는 염분이다. 옛날 인분을 밭에 내었을 때 가장 걱정거리는 염분, 즉 나트륨(Na)이었다. 나트륨은 다른 염과는 달라 떼알을 분산시켜서 홑알로 만드는 단점이 있다. 그때만 해도 반찬이 주로 김치, 된장, 고추장, 젓갈 등 염분이 많이 들어 있었다. 그러나 요즘은 지나친 염분섭취가 고혈압을 불러온다는 경고가 상식화 되어 싱겁게 먹는 추세다. 더구나 생산과정에서 다른 유기물 자제를 섞어 엄격히 염분을 조절하고 있기 때문에 요즘 음식물로 만든 퇴비에 대해 염분을 걱정한다면 난센스가 아닐 수 없다

염분에 대한 극단적인 예를 든다면, 해조류를 바닷물에 건져 올린 채로 퇴비를 만들어 쓰고 있다. 그리고 이렇게 만들어진 유기질비료가 버젓이 유기농자재로까지 쓰이고 있다. 대표적인 상품이 미국의 소닉블룸(Sonic bloom) 사의 미역 등 해초류를 발효시켜 만든 엽면시비 비료다. 이 비료의 병뚜껑을 열면 미역 등 해초류 냄새가 물씬 풍긴다. 나는 이 비료를 작물에 뿌려주고 보았는데 잎이 타기는커녕 주지 않은 것보다 더 잘 자랐다.

바닷물에는 미네랄이 83가지나 들어 있어서 해초류에도 다양한 미네랄이 들어 있다. 그래서 심지어는 최근 바닷가에서는 바닷물을 희석해서 뿌려주는 ‘바닷물 농법’이 인기가 커지고 있다. 바닷물 농법으로 생산한 농산물은 병해충도 적고, 맛도 좋다. 이렇게 해초퇴비에 대해 긍정적인 이유는 염분과 함께 바닷물 중에 다량으로 들어 있는 칼륨(K) 등의 효과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음식물을 퇴비에 대해 염분에 대한 걱정을 접어두었으면 한다.

일본의 경우,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음식 폐기물에 대해 오히려 호감을 가지고 있다. 작물생육을 저해하는 유기산이나 페놀성산도 없고, 토양환경을 해치는 중금속도 없다. 작물과 인체, 가축에 해로운 미생물이나 벌레도 없고, 잡초종자도 없다. 수분상태도 좋고, 가축분뇨처럼 악취도 나지 않아서 취급하기도 좋다. 성분도 대체로 안정돼 있다. 그러나 크게 활용되지 못하는 이유는 이용하는 사람들의 불안도 있고, 퇴비에 대한 품질과 성분이 아직 정착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 점에 대해서 우리나라의 농가도 같은 입장이다. 초기 음식물의 퇴비화 선발주자 일부가 미숙퇴비를 출하하는 등 부정적인 인상을 줬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당수의 음식물 퇴비생산자들이 좋은 완숙퇴비를 생산하고 있다. 나는 한 생산자의 음식물퇴비를 천안시 병천면의 딸기농가에 시비(10a당 5톤 꼴)시험을 한 결과, 사진과 같이 매우 생육이 좋다는 것을 확인했다. 음식물 퇴비의 경우, 문제는 재료보다는 발효의 정도에 있다고 본다. 음식물퇴비 생산자들이 완전발효 퇴비를 생산한다면 앞으로 소비자에게 큰 환영을 받을 것이다.

음식 폐기물을 퇴비화하는 것은 자원을 재활용하며 환경을 보존한다. 그리고 확보하기 어려운 유기물을 확보해 빈약한 우리나라 흙의 땅심을 높인다는 점에서 일석삼조 이상의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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