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특집 대한민국 최고의 6차산업, 여성도 할 수 있다④

▲ 컨츄리농원 내 포도 밭에서 ‘컨츄리 캠벨 스위트 와인’을 들고 있는 김덕현 대표. ‘컨츄리 캠벨 스위트 와인’은 지난 8월 열린 ‘2015 광명동굴 대한민국 와인 페스티벌’의 광명동굴 와인 품평회에서 은상을 수상했다.

■  2015년 6차산업화 우수사례... 충북 영동 ‘컨츄리농원’

마을과 상생하며 최상급 영동 포도 생산
고품질 와인, 체험프로그램으로 고부가 창출

국내 유일 포도·와인산업특구로 지정된 충북 영동군은 일조량이 풍부하고 강수량은 적은 덕에 포도 재배지로는 최적으로 꼽히는 곳이다. 달콤한 포도향 가득한 영동에 그윽한 와인향이 더해져 연일 사람들의 발걸음을 붙잡는 곳이 있다. 영동읍 주곡리에 위치한 ‘컨츄리농원’이 바로 그곳이다.
영동군에서 ‘와이너리 농가 1호’로 지정된 ‘컨츄리농원’은 올해 6차산업화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은상을 수상했다. 3대째 가업을 이으며, 포도 농원을 운영하고 있는 ‘컨츄리농원’ 김덕현 대표를 만났다.

50년을 이어온 포도 농원
일제강점기 시절 조부 김문환 씨는 강제 징용으로 미크로네시아에 있을 당시, 같은 수용소에 있던 스페인 사람들로부터 와인제조법을 배웠다. 그는 1959년 고향인 주곡리로 돌아와 포도를 심고 1965년부터 포도주를 빚기 시작했다.
“그 당시 할아버지께서는 가양주 형태로 빚어서 이웃들과 나눠 드셨다고 해요. 지금의 농원에서 조금 떨어진 곳이 저희 조부님 댁이었는데 이웃들이 저마다 술통을 들고 술을 받으러 오셨다네요.”

조부의 농원을 부친 김마정 씨가 물려받아 운영하고, 현재는 아들인 김덕현 대표가 가업을 잇고 있다. 처음 포도주를 빚던 조부의 주름진 손이 수제 와인을 만드는 손자의 손으로 옮겨진 셈이다. 한결같은 자리에서 포도를 기르고 와인을 빚은 지 어느덧 50년의 세월이 흘렀다.

90% 가공, 10% 생과 판매
“예전엔 생과 판매가 90%, 가공이 10%였다면, 지금은 반대예요. 90%는 와인이나 포도즙으로 가공을 하고, 나머지 생과는 10% 정도 판매하고 있습니다. 생과로 판매하는 것보다 가공해 판매했을 때 4배가 넘는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컨츄리농원이 가공품인 와인 판매에 주력할 수 있는 이유는 뛰어난 품질의 와인을 생산해 각종 품평회와 고객의 탄탄한 인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우리 와인은 생과로 팔고 남은 포도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생과로 출하할 정도의 최상급 포도를 원료로 사용합니다. 또한 충분히 완숙하고 난 뒤, 좀 더 익어 과숙했을 때 수확을 하는데 당도가 10~17브릭스 정도로 더 높게 나옵니다.”
컨츄리농원은 자가생산량인 8톤의 포도에 이웃 작목반에서 수매한 17톤을 더한 포도를 와인 양조에 사용하고 있다.

“포도 풍작기엔 시장 가격 하락으로 포도 농가의 타격이 큽니다. 우리 농원은 와인 제조에 사용하니까 위험이 적은 편이죠. 이웃 농가의 포도를 수매하게 되면 농가는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해 좋고, 우리 농원은 질 좋은 포도를 공급받으니 서로가 상생하게 됩니다.”

양조철학 ‘4ㅊ’
컨츄리농원의 와인은 (사)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가 주관한 제2회 코리아 와인 어워즈에서 골드 2개와 브론즈 1개를 수상했다. 2012년에는 국제소믈리에협회 총회와 아시아-오세아니아 소믈리에 경기대회 공식 만찬주로 선정되며 뛰어난 품질을 인정받았다. 고품질와인 생산의 비법으로 그는 양조철학으로 ‘4ㅊ’을 꼽았다. ‘최상급 원료’, ‘청결한 생산’, ‘무첨가물’, ‘친절한 고객맞이’다.
“우리 와인은 국내 유일 아황산(산화방지제) 무첨가 와인입니다. 보존료나 첨가물이 없고, 기계보다는 수제 생산을 기반으로 합니다.”

자연침전방식으로 직접 포도를 여과하는 컨츄리농원은 시간도, 비용도 많이 들지만 품질을 위한 일이라면 노력과 수고를 아끼지 않는다.
“70℃에서 30분간 저온 열처리과정을 거치는데, 이 과정에도 인력과 시간이 많이 들어 하루에 300~400병 정도 밖에 생산할 수 없지만 고품질 와인생산을 위해 이 방법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가업’을 잇는다는 자부심
대학시절 귀금속을 전공하며 농업과는 다른 길을 걷던 김 대표는 아버지의 권유로 농업에 뛰어들었다.
“가업을 잇는다는 자부심이 가장 크죠. 우리 농원은 와인을 생산하는 거대 기업체에 비하면 큰 규모는 아니지만 제가 가업을 이어 농원을 운영하듯 손님들도 대를 이어 찾아오세요. 오랜 단골분과 입소문 덕택에 남부럽지 않게 많은 분들이 찾아오고 있습니다.”

와인은 온라인 판매, 축제, 박람회를 통해 판매되기도 하지만 직접 농원을 찾아오는 직거래 가 많다.
“우리 농원의 경우 매년 한정판 프리미엄 와인을 생산하고 있어요. 직접 내방하는 고객이나 단골들 선에서 구입이 이뤄지기 때문에 매년 없어서 못 팔 정도입니다.”
장대비 속에서 수확한 포도로 만든 로제 스위트 와인, 유기농 포도 농가에서 공수한 알렉산드리아 품종으로 빚은 와인 등 매년 새로운 프리미엄 와인을 생산하고 있는 김 대표는 올 9월에 출시될 블루베리 와인의 경우 이미 절반 넘게 예약된 상태라고 말했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고품질 와인 생산에 주력해야죠. 개인적인 꿈이지만 도시 근교에 국내에서 제일의 큰 와이너리를 설립하고 싶습니다. 관광농원으로 꾸며서 아이들도 국내 와인에 친숙할 수 있게끔 가족 체험을 즐길 수 있도록 말이죠.”
오래 전부터 동네 사람들에게 ‘산 밑에 오른쪽 제일 끝집’으로 불리는 컨츄리농원은 한결 같이 같은 자리에서 포도를 심어 왔다. 가업을 이은 손자의 똑똑한 6차 산업화를 통해 컨츄리농원의 뿌리는 더욱 넓고 깊게 뻗어갈 것이다.

■  여성의 6차산업화 성공전략

‘컨츄리농원’의 사례에서 배운다

▲작지만 알차게, 국내 과수농원의 롤모델
컨츄리농원에 견학 온 국내 농업인들은 생각보다 작은 규모에 놀란다. 큰 규모일 경우 벤치마킹할 엄두도 못 내지만 작은 규모의 농원에서 알차게 생산부터 가공, 체험까지 탄탄히 해낸 컨츄리농원을 보고 많은 농가들이 벤치마킹을 문의해오고 있다.

▲한정판 프리미엄 제품 출시
컨츄리농원은 고품질 와인 생산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 만족을 위한 상품 다양화에도 노력하고 있다. 로제 스위트 와인, 알렉산드리아 유기농 포도 와인 등 매년 특색있고 스토리 담긴 한정판 와인을 개발해 많은 소비자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체험을 통한 소득 증대
컨츄리 농원은 포도 따기, 와인 만들기, 와인 족욕 등 체험 프로그램을 도입한 후 2010년도 대비 2014년의 매출 이익이 10배 가량 늘었다. 체험을 통한 와인 판매량 증가로 부가소득이 증가한 것이다.

▲고품질 와인 위한 깐깐한 노력
수제 와인 생산을 위한 전문적 품질 관리를 철저히 해오고 있다. 아황산(산화방지제)이나 첨가제는 일절 넣지 않고, 시간과 인력이 많이 들더라도 저온열처리 방식을 고수하며 한 병 한 병 와인을 생산해오고 있다.

▲가업 이은 가족기업문화 선도
대학 졸업 후 농업과 다른 길을 걸었던 김 대표는 가업을 잇는 자부심으로 농원을 운영하며 ‘최상급 포도로 최고의 와인을 생산한다’는 목표 아래 고품질와인 생산과 다양한 체험을 통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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