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특집 대한민국 최고의 6차산업, 여성도 할 수 있다②

▲ 청정 지역 제주에서 친환경 목장을 운영 중인 공동대표 양혜숙(좌)·이성철(우) 부부

2015년 6차산업화 우수사례 경진대회 은상 ‘아침미소농원목장'

확실한 타겟 선정으로 프리미엄 유제품 생산

체험목장 트렌드 조성해 ‘유제품의 도시 제주’ 꿈 꿔

농업의 6차산업화는 FTA의 거센 파고 속에서 우리농업을 지속시키고 농업 부가가치를 높이는 방안 중에 하나다. 1차 생산과 2차 가공, 3차 유통과 체험 관광으로 농업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한다. 특히 6차산업화에 여성의 주도적 힘과 섬세함, 정성이 보태지면 6차산업은 보다 더 빛을 발한다. 올해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어촌공사가 주관·주최한 제3회 6차산업화 우수 경진대회에서 수상한 10개의 사례를 연속해 심층 취재, 그들의 성공 노하우로 여성도 도전할 수 있는 6차산업화의 방향을 제시한다.

파란 하늘 아래 푸른 풀을 뜯으며 자유롭게 노니는 젖소의 모습, 쉽게 상상할 순 있어도 결코 쉽게 볼 수 없는 풍경이다. 그만한 땅과 공기가 있는 곳에서 젖소를 키우는 일은 상상만큼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상 속 목장이 실현된 곳이 있다. 제주의 ‘아침미소농원목장’이다.

청정지역 제주에서 친환경농업과 6차산업을 연계한 ‘아침미소농원목장’은 2015 6차산업경진대회에서 은상을 수상했다. 연평균 9억 원의 매출과 7000여명의 방문객이 찾는 ‘아침미소농원목장’은 국내 낙농업계의 독보적인 존재다.

지금의 목장이 있기까지 숱한 노력을 해 온 ‘아침미소농원목장’의 양혜숙 대표를 만나고 왔다.

위기는 ‘위대한 기회’

‘아침미소농원목장’은 1975년 처음 목장을 설립한 이래 지금까지 40년의 세월이 흘렀다.

“시아버님의 목장을 남편이 물려받아 2대째 이어 운영하고 있어요. 1994년에는 낙농업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대통령이 수여하는 석탑산업훈장을 받기도 했었지요”

열과 성을 다해 운영해오던 목장이었지만 외환위기는 목장에 커다란 시련으로 찾아왔다.

“IMF때 정말 힘들었죠. 다른 일로 전업해볼까 고민하기도 했었지만 그만큼 간절한 마음을 먹고 지금 하고 있는 일을 더 열심히 해보자고 다짐했어요. 우유만 팔아서는 어렵겠다는 생각을 하고, 낙농업으로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유제품 가공품과 체험학습 쪽으로 눈을 돌렸죠”

2003년 양 대표는 제주에서 순천과 수원을 오가며 교육을 받으러 다녔다. 그때의 양 대표의 나이는 40대 초반. 무언가 다시 배우고 시작하기엔 용기가 필요한 나이였다.

“교육비와 비행기삯, 3박 4일의 숙박비 등 한 번 움직일 때면 80만~100만 원 가량이 들었어요. 당시엔 커다란 지출이었지만 나에 대한 투자만큼 확실한 것은 없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배웠습니다”

깐깐한 여자의 1만 시간

‘아침미소농원목장’의 유제품은 현대백화점과 파리바게트에 납품하고 있다. 개인 농가로서 안정적인 공급처를 얻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청정 지역 제주산 제품이라는 ‘프리미엄’과 친환경 목장에서 깐깐하게 생산한 ‘품질’. 오로지 이 두 가지만으로 일궈낸 성과다.

“1만 시간의 법칙이라고 하죠. 지금의 제품을 만들어내기까지 수없이 만들고 실패하기를 반복했어요. 어느 날은 남편에게 우유를 가져간다고 말하기 미안할 정도였어요”

유제품 연구 개발에 몰두한 양 대표는 어느 순간이 지나자 ‘맛’이 나오기 시작했다. “지금은 제품을 만들기까지 정말 많은 연습이 필요했지만 최고의 제품의 가장 핵심적인 조건은 단연 ‘최고의 원재료’입니다”

프리미엄 제품의 제 1 조건

‘아침미소농원목장’이 프리미엄 제품으로 자신하는 이유는 원재료 때문이다.

“총 7만평의 부지에서 90두의 젖소를 기르고 있어요. 소 한 마리가 누리는 땅의 면적이 굉장히 넓죠. 무엇보다 제주의 맑은 공기와 물을 그대로 마시며 자라기 때문에 좋은 원유가 나올 수밖에 없죠”

양 대표는 “엄마가 아이에게 좋은 먹거리를 먹여 길러내듯 목장의 젖소들에게도 유기농 인증을 받아 직접 기른 목초를 먹이로 주고 있다”고 했다.

2008년 제주도지사 품질인증 목장으로 지정되고, 이듬해 친환경 목장으로 인증받은 목장은 젖소들이 노니는 토양 또한 유기농 인증을 받았다.

2007년 전국자연치즈콘테스트에서 금상을 탄 이래 7년 연속 수상이라는 쾌거를 올린 ‘아침미소농원목장’은 지난해 제1회 친환경축산낙농부분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양 대표는 ‘운이 좋았다’고 표현했지만 ‘운’이란 ‘실력’의 가장 친한 친구다. 준비된 실력 없이는 아무리 운이 찾아와도 잡을 수 없다.

“‘아침미소’라는 이름도 고객이 지어주셨어요. 이름을 뭘로 지을까 설문 조사를 했는데 고객 한 분이 “내가 변비로 정말 고생했는데 여기 요구르트 먹고 난 뒤엔 아침에 미소가 절로 나와요”하시면서 ‘아침미소’를 추천해주셨죠”
 ‘아침미소’라는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20L 통에 담긴 유제품을 들고 직접 고객을 만나 제품을 팔고 꾸준히 시식을 진행했다.

‘유제품의 도시, 제주’라는 꿈

2008년 낙농체험목장으로 인증 받은 이후 체험학습을 시작한 ‘아침미소농원목장’은 스트링치즈만들기, 송아지 교육과 연계한 우유주기 체험 등을 진행하며 연간 7000여 명의 체험객이 방문하고 있다. 현재 우유잼과 우유 아이스크림을 개발하고 있다는 양 대표는 직장 생활을 하던 아들이 1년의 휴가를 내고 목장 경영을 배우고 있다고 했다. 아들도 함께 한다면 3대가 이어 목장을 운영하는 셈이다.

“제주 지역에 낙농을 하는 35농가가 있어요. 함께 유제품 체험 목장 트렌드를 조성해서 유제품의 도시 제주를 만들고 싶어요. 제주의 품질 좋고 맛있는 유제품을 먹어보고, 직접 와서 사갈 수 있는 그런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감귤 초콜릿을 사가던 관광객의 손에 제주도산 유제품 또한 들려있을 날을 기대해본다.
 

■여성의 ‘6차산업화 성공전략’

■6차산업화 포인트

  1차

‘제주도’라는 지역적인 프리미엄과 ‘친환경 목장’을 위한 노력

유기농 인증 받은 토양과 직접 기른 목초를 길러 먹인 젖소

  2차

프리미엄 제품에 걸맞는 다양한 인증 획득

제주도내 최초 무항생제 인증, HACCP인증, 유제품가공사 자격획득 등

   3차

단순한 체험 아닌 ‘교육’과 연계

직접 송아지에게 우유를 먹이며 생명의 소중함 교육. 육성우, 임신우, 착유우 별로 비교 관찰할 수 있다.

‘아침미소농원목장’의 사례에서 배운다

▲1만 시간 노력의 법칙

‘압구정 요구르트’라 불리는 아침미소농원목장의 요구르트는 현대백화점에서 단일품목으로는 가장 많이 팔린 품목이다. 소비자가 인정한 요구르트를 만들기 위해 수많은 우유를 버려가며 연습을 거듭했다. 남편에게 우유를 쓰겠다 말하기 미안할 정도로 연습에 연습을 했다고.

▲타겟을 분명히 설정하라

‘아침미소농원목장’은 중상층 고객을 타겟으로 정한 뒤 ‘프리미엄 제품’을 만들었다. 분명한 타겟을 정한 뒤, 이에 따른 제품생산과 판매가 이뤄져야 한다.

▲교육에 대한 투자는 최고의 투자

제주도에서 순천과 수원으로 요구르트나 유제품 가공품을 만들기 위해 교육비와 비행기삯, 숙식값을 들여서 교육을 배우러 다녔다. 한번 씩 갈 때마다 80만~100만원에 달하는 돈이었지만 교육에 대한 투자는 최고의 투자이자, 가장 확실한 투자다.

▲소비자는 정직하다

아침미소목장의 요구르트는 수많은 사람들의 설문 조사를 통해 만들어졌다. 꾸준하게 소비자를 직접 찾아가 맛에 대해 묻고 듣는 작업을 해왔다.

▲최고의 제품은 최고의 원료에서

아침미소목장의 90두의 젖소는 총 24ha의 목장용지에서 사료포 14ha, 방목지 10ha의 목장에서 제주의 맑은 공기와 물을 마시며 자란다. 먹는 풀도 농장에서 직접 농사지은 목초를 섭취하며, 노니는 토양 또한 유기농 인증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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