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촌여성 창업열전-충남 금산 ‘진악산뜰농가맛집’

▲ ‘사랑하면 닮는다’는 말처럼 웃는 모습이 똑 닮은 두 부부. 직접 농사짓는 상추 밭에서 포즈를 취했다.

충남 금산의 진산 진악산은 우리나라 최초의 인삼 재배지 개삼터를 품고 있는 산이다. 진악산 아래 맛깔나는 건강밥상을 차려내는 곳, ‘진악산뜰농가맛집’으로 찾아갔다.

농가맛집, 너는 내운명

‘진악산뜰농가맛집’의 안주인 박순애 대표는 자연스러움 그 자체다. 웃을 때 활짝 피는 웃음주름이 그렇고 농사일로 예쁘게 그을린 피부도 그렇다. 무엇보다 자연스러운 것은 식당을 운영하기까지의 그녀의 삶이다.

남편과 함께 한평생 농사쟁이로 살아온 그녀는 일찍이 생산만으로 농업을 해나가기엔 어려움이 클 것이라고 여겼다. 2009년 농장 한 켠에서 체험 학습을 시작하면서 ‘사람들이 직접 찾아오게 만드는 농업’에 대해 생각해왔다.

▲ 금산의 대표 농산물 금산인삼을 활용한 '인삼정과수육'

“체험학습 때 오신 분들께 점심 식사를 대접하게 되면서 직접 수확한 채소로 담근 장아찌와 금산 인삼을 넣고 만든 돼지고기 수육을 대접했어요.” 그녀의 요리 솜씨에 반한 사람들은 장아찌 담그는 법에 대해 묻거나 식당 창업을 적극 권유했다.

금산군농업기술센터를 통해 ‘낮에는 농사일, 밤에는 공부’에 매진하며 한식조리사 자격증 취득에 성공한 박 대표는 2011년 충남향토음식 스토리텔링 경연대회에서 1등상을 수상했다. 요리에 대한 근거 있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그녀는 그해 ‘진악산뜰농가맛집’의 문을 열었다.

‘정성’이라는 최고의 재료

이곳의 대표 메뉴 ‘오색쌈밥 장아찌 정식’은 금산 인삼이 들어간 ‘인삼정과수육’을 메인으로 상추, 오

가피, 유채, 더덕, 머위 등 10여 개 이상의 장아찌와 인삼 샐러드, 녹두묵, 가죽장떡 등을 차려내는 한상 차림이다.

“식재료의 90%는 직접 농사짓거나 금산에서 공수해온 것들입니다.”
예로부터 부잣집 잔칫상에만 올랐다는 녹두묵 한 접시에도 이곳만의 특별한 정성이 담긴다.
“4월에 처음 씨앗을 뿌려심은 뒤, 5월부터 8월까지 잘 자란 녹두를 수확해요. 곱게 가루로 빻은 다음 직접 묵을 쑤어 만들지요” 뽀얀 묵 한 젓가락에 5개월 이상의 시간과 정성이 베어든 셈이다.

“손님 중에서 "이곳 음식을 한달 동안만 먹으면 모든 병이 사라질 것 같다"고 말한 분도 계셨어요”

식당 운영과 더불어 각종 장아찌 만들기, 향토 음식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학습도 진행하는 ‘진악산뜰농가맛집’은 올해 충남교육청으로부터 농촌체험학습장으로 인정받았다. 학생들을 비롯해 다문화센터나 부녀회 등 다양한 곳에서 진악산뜰을 찾고 있다.

▲ 샐러드 위에 뿌린 땅콩조차 직접 농사지은 것을 쓴다는 진악산뜰농가맛집은 90%이상 직접 공수해온 금산표 식재료를 사용한다. 이곳의 별미인 과일김치에는 박 대표가 만든 개복숭아 발효액으로 특별한 맛을 낸다.

대를 이어 더욱 오래오래 맛있게

그녀의 양 옆에는 든든한 남자가 둘이나 있다. 농사를 지으며 건강한 식재료를 생산하는 남편과 가게 경영과 홍보를 도맡고 있는 아들이다.

“태국에서 일하던 아들이 귀국한 후 함께 가게 일을 돕고 있어요. 대를 이어 가게를 운영한다고 하니 마음이 든든합니다” 그녀의 얼굴 위로 넉넉한 미소가 번진다.

“올해로 4년 차에 접어들었는데도 여전히 처음처럼 늘 시작하는 마음이에요. 해야할 일은 많지만 천천히 가더라도 정직하고 맛있는 음식을 만들 겁니다”

녹두묵을 만들 때면 눌어붙지 않도록 저어주느라 꼼짝없이 한자리에 있어야 한다는 박순애 대표.
그 때마다 늘 “오신 손님들이 맛있게 드시고 건강하게 해 주세요”라고 기도를 드린단다. 따뜻한 마음과 정성을 다해 차려내는 그녀의 밥상에는 향긋한 온기가 스며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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