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촌여성창업열전 - 전북 김제 ‘이레식품’ 이정순 대표

농업기술센터서 교육받고 가공설비 마련

지역 농산물로 반가공‧완제품 만들어 도-농 잇는 매개 되고파
 

▲ 김제시 백구면에 위치한 이레 식품 사업장 앞에서 이정순, 김철배 대표

하늘과 땅이 맞닿은 곳, 지평선 아래 비옥한 평야가 드넓게 펼쳐진 전북 김제에서 지역 농산물 소비를 위해 힘쓰고 있는 ‘이레식품’ 이정순 대표를 만나고 왔다.

김제의 매력에 푹 빠져들다
이정순 대표는 서울에서 평범한 전업주부로 살다 연로한 시어머니를 모시기 위해 6년 전 김제로 내려왔다.
“김제는 넓은 평야도 있고, 기후도 따뜻하고, 정말 살기 좋은 곳이더라고요.”

친구들에게 서울 말고 김제에 와서 살라고 권한다는 그녀는 어느새 김제 사람이 다 됐다. 유일한 연고는 시어머니뿐이었지만 부녀회장을 도맡고, 김제시생활개선회에 가입해 활동하면서 자연스레 지역사회에 뿌리내렸다.
평범한 주부에서 사업가로 변신하게 된 계기는 ‘김제시농업기술센터’를 알게되면서부터다.
“귀농귀촌을 비롯해 2년간 다양한 교육을 받았어요. 열심히 배우다보니 하고 싶은 일들이 보이더라고요.”

‘끝없는 사랑’의 시작

▲ 국내산 친환경 유기농 홍삼을 공수해 만든‘끝없는 사랑’홍삼즙과 쌀과자, 콩가루 등 이레식품의 가공품들

“김제에서 고구마를 샀는데 한 박스에 5000원 밖에 안하는 거예요. 먹어보니 정말 맛있는데 이렇게 헐값에 파는 게 너무 안타깝더라고요. 농산물을 가공품으로 만들어서 판매하면 지역 농산물 소비에 일조할 수 있겠다 싶었지요.”
‘선교육 후지원’ 원칙의 김제시농업기술센터는 교육을 받은 주민들에 한해 지원을 고려하고 있다. 제대로 배우고 알려는 사람에게 그에 맞는 지원을 해주겠다는 뜻이다.

이 대표는 농업기술센터로부터 2012년 농촌여성 소득원 사업과 금년 고소득 지역특색 벤처농업 육성 지원을 받아 가공사업장을 짓고 반가공·완제품 생산 기자재를 마련했다.  
“제가 원래 음식 만드는 것을 좋아해서 가족들에게 이것저것 만들어줬어요. 가족들 건강을 위해 홍삼즙을 만들게 된 게 ‘끝없는 사랑’ 시작이었죠”

이레식품에서 만드는 홍삼즙은 ‘끝없는 사랑’이라는 브랜드명을 가지고 5년근 수삼을 원료로 저온추출해 달여 낸다. 홍삼을 구하기 위해 일일이 농가에 직접 찾아가 토양이나 자라는 환경 등을 깐깐하게 확인한 후 구입한다.
“저희가 돈은 못 벌 수 있을 지라도 망하진 않습니다.”
질 좋은 재료로 정성껏 제품을 만들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먼저 꾸준히 재구매를 하기 때문이란다.

아내이자 사장님
“제 아내지만 정말 대단해요. 좋은 재료를 고르기 위해 얼마나 꼼꼼한 지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원료를 구해요. 정말로 존경스러울 정도라니까요.”
남편 김철배 씨의 말처럼 이 대표는 “나이도 잊고 살 정도로 일하는 게 재밌다”며 다양한 농산물로 가공품을 만들고 있다.

“해야 할 일이 많아요. 앞으로는 김제에서 나는 지역 농산물을 바탕으로 아이스 군고구마, 쌀과자, 콩국물을 만들어 먹을 수 있는 간편 콩가루 등 다양한 제품을 준비 중이예요.”
김제에 정착하기 전, 백구면사무소에 쓰여 있는 ‘신명나는 김제’라는 간판 때문에 김제에 이사오기로 결심했다는 남편 김철배 씨. 이웃의 농산물을 활용해 가공품을 만들고, 먹거리를 통해 도-농간의 교류를 활성화시키고 싶다는 두 부부의 꿈은 김제에 오기로 결정한 순간, 신명나게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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