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촌관광 우수사례 현장 탐방 - 전남 장흥 청태전영농조합법인

▲ 장흥군농업기술센터의 복원 사업을 통해 부활한 청태전

예로부터 물과 숲에 있어 최고로 손꼽히는 전남 장흥은 숲에서 자란 야생찻잎과 좋은 물이 만나 자연스레 ‘차(茶)’가 발달한 곳이다. 조선시대 가장 많은 지리지를 편찬한 지리학자 김정호는 “차의 주산는 전남이며, 장흥의 차 품질이 으뜸이다”라고 자신의 저서 ‘대동지지’에 썼다.

지난 해 세계녹차콘테스트의 최고상인 금상을 수상한 ‘청태전’은 장흥에서 자란 야생찻잎으로 만든 발효차로, 신라시대에 세운 명찰 보림사로부터 유래된 우리의 전통차다.

1960년까지 몇몇 농가만 겨우 청태전의 명맥을 이어오다 지난 2006년 장흥농업기술센터에서 복원 작업을 실시해 농가에 보급했다. 이후 5개 농가가 힘을 합쳐 ‘청태전영농조합법인’을 만들었다. 찻잎 생산과 가공은 물론 체험학습을 병행하며 농가 소득이 배 이상 늘었다. 천년의 역사와 차향을 전하는 곳, ‘청태전영농조합법인(이하 청태전영농조합)’을 찾아 장내순 대표를 만나고 왔다.

함께 도와 만든 ‘청태전’

▲ 차를 우리고 있는 장내순 대표

강진에 있는 백년사에서 야생 찻집을 운영하던 장 대표는 청태전 복원을 위해 고향인 장흥으로 내려왔다. 억불산과 사자산 가운데에 위치한 장흥 다원을 운영하며, 5농가와 함께 약 100ha(10만 평)의 차밭에서 찻잎을 생산하고 있다. 생산규모는 약 5t 정도. 2만 개의 청태전을 만들고 있다.

“지난 2008년 설립한 ‘청태전영농조합’은 서로 돕기 위한 상생의 차원에서 만들어졌어요. 농촌의 고령화가 심하다 보니 몇몇 농가의 어르신들은 생산은 하시는데 판매에 어려움이 많으셨거든요. 그래서 생산을 담당하는 농가와 판매를 함께 하는 농가가 힘을 합쳐 법인을 만들게 됐죠.”

관학산연의 합작품 ‘청태전’

지난 2006년 장흥농업기술센터에서는 청태전 복원을 위해 선조의 제다과정을 검증해 농가에 보급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향토산업 육성사업으로 청태전 사업을 지원하며, 사업추진단과 전문가 네트워크를 구성해 힘을 보탰고,  관내 연구기관인 한방산업진흥원과도 연계해 품질개선과 기술 표준화 힘을 모았다. 이 같은 ‘관학산연’의 합작으로 ‘청태전’은 성공적인 복원을 이루었으며, 지난해 세계녹차콘테스트 최고 금상을 수상하는 등 세계의 명차로도 우수성을 인정받게 되며, 장흥의 대표적인 브랜드이자 농가 소득원의 효자 품목이 됐다.

거부할 수 없는 차의 유혹

‘청태전영농조합’은 녹차 장아찌, 녹차 초콜렛, 꽃차 만들기, 다도체험 등 체험학습을 통해 서도 농가 소득을 올리고 있다. 실제로 찻잎을 눈으로 보고 차에 대한 신뢰감을 느낀 사람들은 체험학습 이외에도 청태전을 구매해 가기도 한다.

“2011년도에 ‘차(茶)은행’을 시작했어요. 청태전은 차의 특성 상 발효가 필요한데 도시에서는 쉽게 관리할 수가 없으니 저희가 대신 해드리는 거죠. 소비자들이 원할 때 직접 찾으러 오기도 하고, 저희가 댁으로 보내드리기도 해요."

차(茶)은행과 체험프로그램을 시작하면서 ‘청태전영농조합’의 농가 소득은 배 이상 증가했다.

청태전의 대중화를 위하여

찻잎 수확은 청태전을 만들기 위한 가장 핵심적인 작업이다. 4~5월에만 제한적으로 찻잎을 수확하기 때문에 찻잎 생산에 필요한 노동력은 청태전영농조합에 있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농촌 고령화로 70~80세의 분들이 아직도 찻잎을 따고 계세요. 찻잎을 따는 시기가 표고버섯 작업 시기와 맞물려서 일손 구하기는 더욱 어렵죠. 젊은 분들이 와서 찻잎 생산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면 더욱 좋겠죠.”

청태전영농조합에서 차로 7분거리에는 편백나무숲 우드랜드가 있다. 우드랜드 내 매장에는 커피와 청태전을 함께 파는 카페도 운영 중이다.

“커피를 공부하면서 전통차와 일반 대중 사이의 거리가 꽤 멀다는 것을 느끼게 됐어요. 우리차에 찔레꽃을 가향하거나, 헛개나무나 생강 등과 섞어 약차를 만드는 등 다양하게 개발해보고 싶어요. 우리차도 커피처럼 카페에서 쉽고 편안하게 마실 수 있도록 청태전이 앞장 서고 싶어요.”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