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의 맛을 되살린다 - 맛의 방주에 오른 토종먹거리 20가지 (14)울릉손꽁치

산란철 꽁치 손으로 잡는 전통어업방식
동해안 수온 변화로 꽁치 보기 힘들어… 보존 마련 막막

사라질 위기에 놓인 종자나 음식이 국제적으로 맛의 방주에 등재돼 온 인류가 함께 지켜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의 토종 먹거리 자원 8가지가 등재된데 이어, 올해는 20가지가 국제슬로푸드생명다양성재단 맛의 방주에 올랐다.

남양주먹골황실배, 제주꿩엿, 제주강술, 제주쉰다리, 제주재래감, 제주댕유지, 제주재래돼지, 예산홍어맛김치, 예산집장, 파주현인닭, 울릉홍감자, 울릉옥수수엿청주, 울릉손꽁치, 감홍로, 먹시감식초, 논산을문이, 어육장, 토하, 청실배, 어간장이 맛의 방주에 올랐다. 연속기획으로 하나씩 종자나 음식을 보전해야 하는 이유와 그 특징을 알아본다.

◆ 울릉손꽁치
‘울릉손꽁치‘는 울릉도 주민들이 뗏목을 만들어 바다에서 꽁치를 손으로 잡는 전통어업 방식을 일컫는 말이다.

해마다 5월쯤 꽁치가 산란기를 맞아 알을 낳으러 울릉도 근해를 찾는다. 꽁치는 산란철이 되면 자기 몸을 다른 사물에 비비는 습성이 있다. 해조류 사이로 손가락을 펴서 담그고 있다 꽁치가 손가락 사이로 몸을 비빌 때 잡는 방식이다. 꽁치는 산란을 하기 위해 해초 속으로 몰려드는데 이때 뗏목을 탄 어부가 손을 내밀어 꽁치를 잡는다. 마땅한 해초가 없을 경우 어부들은 꽁치가 즐겨 찾는 몰이란 해초를 물 위에 올려놔 꽁치를 유인한다. 이렇게 잡은 꽁치는 산란철이라 살집이 오른 데에다 신선도나 맛에 있어서 그물이나 낚시로 잡은 생선보다 스트레스를 덜 받아 맛이 더 좋다.

◆ 울릉손꽁치의 역사
울릉도 근해는 예로부터 꽁치가 많이 나기로 이름난 곳이다. 늦봄철이면 몰려드는 꽁치떼에 가려 어부들이 다른 생선을 잡기 어렵다는 푸념이 나올 정도였다.

당시 울릉도 주민들은 바다에서 잡는 즉시 꽁치젓갈을 담갔는데 울릉꽁치젓갈은 울릉도 김치를 담글 때 이용했다. 젓갈뿐 아니라 물회로 먹기도 하고, 곱게 다져 경단을 빚은 후 떡국에 넣어 먹는 등 다양한 요리에 활용했다. 울릉손꽁치는 가축이 적은 울릉도에서 축산물을 대신하는 훌륭한 단백질 공급원이었다.

◆ 소멸위기에 처한 이유는?
몇 년 전만 해도 울릉도 지역에서 꽁치가 많이 잡혔으나 최근 동해에 걸쳐 전반적인 어족자원 감소현상으로 인해 꽁치 생산량이 급격히 줄고 있다. 실제로 내륙지방에서 사용하는 꽁치의 상당수는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해양수산부에서는 “울릉도를 포함한 동해에서 꽁치가 거의 잡히지 않았다”면서 “이것이 장기적인 추세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울릉손꽁치를 복원하기 위해서
바다수온의 변화로 수중 생태계가 교란되고 기존의 한‧난류성 어종은 갈수록 사라져가고 있다. 지난해 동해안 전역에서 잡은 꽁치는 약 300t가량으로 꽁치가 잘 잡혔던 7년 전에 비해 90% 정도 감소한 수치다.

울릉도농업기술센터 장병태 소장은 “몇 해전만해도 소규모로 손꽁치 어업을 하는 어민들이 있었으나 요즘엔 그마저도 찾기 어렵다”며 “제작년 슬로푸드 울릉지부가 결성될 정도로 울릉도 내의 사라져가는 식품에 대한 관심이 높지만 꽁치 자체가 잘 잡히지 않는 상황이라 복원․보존을 논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