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성파워 - 한국생활개선대전광역시연합회 배점순 회장

▲ 한국생활개선대전광역시연합회 출범의 주역들.(사진 왼쪽부터 대전광역시농업기술센터 생활자원담당 이효숙 지도사, 배점순 회장, 홍종숙 농업기술센터 소장, 차선혜 지도사)

차근히 독립 준비…회원역량 보며 가능성 확인
여성리더로서 위상 찾고 회원 배가운동 펼칠 것

지난 4월30일. 대전광역시 여성농업인단체의 새출발을 알리는 뜻 깊은 행사가 열렸다. 농촌지도자회 소속으로 수십 년간 보조적 역할만을 해오던 대전의 생활개선회원들이 독립을 선언한 것이다. 한국생활개선대전광역시연합회가 본격적으로 닻을 올린 이날 창립총회에서 배점순(55) 회장은 물론 회원 모두 첫 발을 떼는 순간, 가슴이 벅차올랐다. 배 회장을 만나 대전광역시연합회 창립과 관련된 에피소드와 앞으로의 각오를 들어봤다.

회원들의 전폭적 지지로 독립
“여성농업인들이 이제는 농업․농촌의 주역으로서 자리를 잡고, 여성의 장점을 영농에 쏟아 부어야 할 때입니다. 가정과 지역사회, 국가 발전에 기여하는 여성리더로서 책임을 다하기 위해 더 많이 배우고, 생각하고, 행동합시다.”

배점순 회장이 창립총회에서 회원들에게 당부한 말이다.

역대 회장들이 마음으로 만 품었던 홀로서기를 이뤄낸 배점순 회장은 그 과정이 쉽지 않았다고 말한다.

“무엇보다 보안에 많은 신경을 썼어요. 단체의 힘은 회원 수인데 우리가 독립한다고 하면 ‘오냐’하고 찬성할 리가 있겠어요. 그래서 임원 몇몇과 자주 만나 작전(?)을 짰죠. 당시에는 농업기술센터에도 저희의 독립계획을 알리지 않았어요.”

일단 임원들과 의기투합하고 이사회에서 만장일치로 생활개선대전시연합회의 분리독립을 의결했다. 그리고 그 첫 행사로 한마음체육대회를 열었다.

“대전시생활개선회원들만의 잔치였죠. 예산이 충분한 것도 아니었고, 첫 행사라 우려도 많았지만 우리 회원들의 역량을 확인할 수 있었죠. 회원 각자가 십시일반 먹거리를 준비해오고 시종일관 단합된 모습을 보여 회장으로서 큰 자부심을 갖게 됐죠.”

한마음체육대회에 자신을 얻은 배 회장은 연말총회에서 회원들의 전폭적인 지지로 분리를 의결했다.

▲ 지난 4월30일 창립총회에서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내빈들에게 인사하고 있는 생활개선대전광역시연합회 임원들.

그리고 지난 4월30일 농촌지도자회 소속의 연구회로 머물러왔던 생활개선회가 창립총회를 통해 대외에 독립을 선언하고 한국생활개선대전광역시연합회로 새출발을 하게 됐다. 창립총회 행사도 잘 치러냈다고 여기저기서 칭찬을 받았다.

“회원 수 500명까지 늘려야죠”
현재 대전시연합회 조직은 동구(산내, 동대전), 중구, 서구, 유성구(유성, 구즉, 진잠), 대덕구 등 5개구에 8개 지역회로 구성돼 있다. 회원 수는 300여명.

“창립총회를 앞두고 사실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저 스스로 실전에 강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막상 행사 당일에는 덤덤히 일사천리로 잘 치러낼 수 있었습니다. 물론, 회원들과 농업기술센터의 도움도 컸습니다. 분리 과정에서 나름 맘고생을 한 농촌지도자회 회장님도 ‘시집보내는 기분’이라며 저희의 앞날을 축하해주셨죠.”

배 회장은 이젠 생활개선회가 홀로서기를 한 만큼 ‘생활개선회’를 외부에 알리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아직 대전에는 여성농업인단체가 별도로 없었는데, 생활개선회가 첫 순수 여성농업인단체로 제몫을 하기 위해서는 위상을 높이는 일에도 노력해야죠. 그래서 여성단체협의회 가입도 생각하고 있어요. 그리고 회원 배가 운동에도 주력할 계획입니다. 제 임기 중에 500여명까지 회원 수를 늘릴 목표인데, 힘들겠지만 일단 꿈은 크게 잡아야죠.(웃음)”

회원 리더십 강화 교육 계획
양적인 성장뿐만 아니라 회원들의 역량강화에도 많은 신경을 쓰고 있는 배 회장.

“농업기술센터도 생활개선회 분리독립 이후 회원들의 리더십 강화를 위한 교육계획을 세워놓았습니다. 회원들이 각 지역에서 리더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교육입니다. 그 전에는 연구회 신분이라 주체적이지 못했지만 이젠 회원들이 당당히 설 수 있어야 합니다. 실제 여성들이 농업․농촌에서 많은 일을 하고 있는데, 그 노력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풍토에서 생활개선회원이 교육 등을 통해 자신감과 성취욕을 찾고, 이를 통해 여성농업인으로서 위상을 높일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내년까지의 임기 동안 대전광역시연합회 조직을 단단히 다져놓겠다는 배 회장은 책임감으로 어깨가 무겁다고 말한다.

“막상 독립은 했지만 이제부터가 더 중요합니다. 조직을 더욱 강화해야 후임이 고생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죠. 구 단위 회원들이 똘똘 뭉쳐야 시연합회가 발전하고, 나아가 중앙연합회도 힘을 얻을 수 있습니다. 시작은 미미할지 모르지만 회원들의 열의만큼은 하늘을 찌르고 있습니다.”

24세 이른 나이에 6남매의 맏인 남편과 결혼해 시댁 살림살이와 농사일까지 맡아 억척스럽게 지내온 날들이 사회생활을 하는데 큰 자양분이 됐다는 배점순 회장. 그 열정과 추진력을 믿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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